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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中자본 외국영리병원 설립 승인…“박근혜 정부, 의료를 돈벌이로 전락”복지부,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승인 결정…시민사회단체, 강력히 반발

[라포르시안]  중국 녹지그룹이 제주특별자치도에 설립을 추진하는 '제1호 외국영리병원'이 마침내 승인을 받았다.

시민사회단체는 보건복지부의 외국영리병원 설립 승인 절차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못했고, 향후 의료영리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18일 제주도에서 검토 요청한 외국의료기관(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투자적격성 등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해 최종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개발중인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서귀포시에 조성되는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오는 201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총 사업비 1조5,000억원이 투입되며, 외국영리병원과 함께 안티에이징센터,웰니스몰,힐링가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 제주헬스케어타운 조감도. 이미지 출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복지부는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개설법인요건 및 투자의 실행가능성 등 검토 결과 법령상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5월 중국 녹지그룹은 녹지국제병원 설립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복지부가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사업자의 법적 지위에 대해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는 그린랜드헬스케어(주)로, 법적 지위가 한국법인이었다.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제2조제1항에 따르면 '외국인'은 외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개인과 외국의 법률에 따라 설립된 법인(외국법인)을 의미한다.

녹지국제병원 개설주체인 그린랜드헬스케어(주)는 중국 녹지그룹이 출자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국내법인)에서 다시 출자해 설립한 한국법인 회사이기 때문에 관련 법규정상 외국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6월 녹지그룹은 재승인을 요청하면서 설립 주체를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외국인 투자법인)로 변경하고, 의료기관 개설에 따른 투자금액을 중국 모기업을 통해 100%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녹지국제병원 설립 과정에 국내 의료법인이 중국에 세운 현지 병원(서울리거병원)을 통해 우회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의혹도 해소됐다는 것이 복지부의 판단이다. <관련 기사: 제주 외국영리병원 설립에 국내 성형외과 참여 의혹>

복지부는 "내국인 또는 국내법인을 통한 우회투자 가능성은 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병원 설립에 필요한 총 투자금액은 778억원으로 모기업(녹지그룹)으로부터 조달할 계획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의 설립계획서 승인에 따라 향후 개원할 녹지국제병원은 47병상에 의사 9명, 간호사 28명 등으로 운영되며, 제주도를 관광하는 중국인을 주된 대상으로 피부관리, 미용성형, 건강검진 등의 시술을 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내국인의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병상규모․의료인․지리적 제한(제주도) 등을 감안할 때 국내 보건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에 대한 승인 결정을 조만간 제주도에 통보할 예정이며, 제주도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외국의료기관으로서의 법적요건 등을 심사한 후 의료기관 개설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밀실추진 끝에 영리병원 허용" 시민단체 강력 반발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복지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에 영리병원을 도입한 인물로 역사에 새겨질 것"이라며 "영리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 복지부에 제출한 원희룡 도지사도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복지부의 승인 절차가 투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 영리병원은 국민들이 메르스 사태와 정부의 무능한 대처로 고통 받고 있을 때 밀실에서 추진되어온 것"이라며 "정부는 6월 녹지그룹이 제출한 제주영리병원 설립계획서를 새로 접수받고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아 국민들은 7월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감염병 공포 속 국민의 안전에 손을 놓고 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 몰래 영리병원 추진에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계획서조차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는데 국민들의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 기업의 영업활동보다 못 하다는 태도였다"며 "이러한 밀실추진 끝에 결국 이 영리병원이 허용되었다"고 주장했다.

외국영리병원 설립 허용이 의료의 공공성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전국 경제자유구역 8곳과 제주도에 설립 가능한 영리병원이 이제 물꼬를 틀며 우후죽순 들어선다면 한국의 공공의료가 설 자리는 더 이상 없다"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무규제의 상업적 의료가 횡행할 영리병원은 국내 의료를 상업화로 잠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의 생명을 경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명백히 위협하고 또한 파괴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가 아니다. 이 정부에 맞서 싸우는 것은 국민의 의무"라고 강력한 투쟁 의지를 내비쳤다.

전국보건의료노조도 성명을 내고 복지부의 결정을 성토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가 의료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영리병원 허용에 결국 도장을 찍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내팽개치고야 만 것"이라며 "녹지국제병원 설립은 국내 1호 영리병원 허용이라는 상징적 의미까지 보태져 의료민영화․영리화는 더욱 급물살을 타게 될 처지에 놓였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정진엽 장관의 사퇴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제주 영리병원 승인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국가책임을 포기한 박근혜 정부는 지금이라도 그 잘못을 깨닫고 영리병원 승인을 철회해야 한다"며 "스스로 한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진 정진엽 장관은 그 책임을 깨닫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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