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불평등 현황과 사회적 대응방향 모색한 책 나와

[라포르시안] 각종 연구를 통해 가난이 대물림된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자녀가 비정규적으로 자신의 직업을 시작할 가능성(77.8%)이 정규직 노동자의 자녀(69.8%)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리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각종 수치와 통계를 기반으로 '가난이 세습되는 사회'가 하나의 팩트(fact)로 다가오면 불편하고 우울해진다.

더 우울한 건 가난뿐만 아니라 건강과 질병도 세대간 대물림된다는 점이다.<관련 기사: 가난과 함께 건강불평등도 대물림…질병의 악순환>

교육이나 소득수준별로 사망률의 격차가 확대되고, 건강불평등이 부모에서 자식 세대로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는 이젠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구조화된 사회적 불평등이 건강불평등이란 방식으로 몸에 새겨지고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처럼 갈수록 심화되는 한국의 건강불평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짚어보고 사회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이 담긴 책이 나왔다.

서울대출판문화원에서 펴낸 '한국의 건강 불평등'은 김창엽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소장(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과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건강형평성연구센터장, 이태진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손정인 박사(서울대 보건대학원)가 함께 썼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건강 불평등 현황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의 내용은 크게 '건강 불평등이란 무엇인가'부터 '한국의 건강과 보건의료 불평등 현황', '종합과 결론' 등으로 짜였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건강의 정의와 의의 ▲보건의료 ▲건강과 보건의료의 불평등, 무엇이 왜 문제인가 ▲보건의료의 불평등 ▲건강과 보건의료의 불평등을 낳는 사회적 결정요인 ▲불평등: 현황과 추세 ▲건강과 보건의료의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대응 ▲건강 불평등 완화를 위한 과제 등 모두 8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진행된 건강불평등 문제에 관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 결과를 분석하고 종합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사회가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해야 할 과제를 도출해 냈다.

저자들은 건강불평등을 개인의 건강이나 보건의료 내부 문제로 볼 수 없다는 데 주목한다.

건강불평등은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사회적 연관성 속에서 이해될 때 비로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서 거듭 강조한다.

건강불평등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이 소득 불평등과 빈곤, 비정규직 등 노동조건, 지역간 불평등 등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불평등한 사회는 건강불평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몸에 새겨지므로, 건강과 보건의료 불평등은 가장 직접적으로 사회 부정의를 드러낸다"며 "이 책은 한편으로는 건강 불평등을 다룬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탐색과 실천이 지향할 바를 담았다"고 소개한다.

한편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오는 18일 오후 7시부터 '한국의 건강불평등'(김창엽, 김명희, 이태진, 손정인 공저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출판기념 세미나를 개최한다.

출판기념 세미나에서는 '한국사회 불평등,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이정우 경북대 교수와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시민건강증진연구소 소장)가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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