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조합, 국공립병원 데모장비 지원사업 추진

[라포르시안] 국산의료기기 제품의 품질 검증을 위해 국공립병원에서 먼저 사용해보고 평가를 거쳐 보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글로벌 외투기업의 의료장비에 밀려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평가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에게는 의미있는 사업이 될 것 같다.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이재화 이사장<사진>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료기기 규제 개선 ▲국산 의료기기 보험수가 책정 참여 ▲국·공립병원 데모장비 지원 ▲신기술 의료기기 개발 ▲의료기기 인력교육 및 채용 연계 ▲전시사업 확대 ▲공공구매 활성화 ▲중국 시장 진출 지원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올해 주요 사업계획으로 제시했다.

조합이 올해 추진하는 사업의 핵심 목표는 국산 의료장비의 내수 활성화를 통한 해외수출 확대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공립병원 데모장비 지원이 내수 활성화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은 20%에도 못미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6월 기준으로 국내 의료기관 보유장비 60만8,343대 중 국산 제품은 35만3961대(58.2%)으로 외산 제품보다 조금 더 많다.

그러나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는 국산 제품 비율이 13.8%에 불과하고, 상급종합병원은 8.0%에 그쳤다.

이재화 이사장은 "국공립병원에 국산 의료기기를 적극적으로 보급해 신뢰도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국산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과연 (국산제품의)질이 떨어지는가에 대해 평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모장비 지원은 병원과 논의해서 필요한 품목을 정하고, 일정기간 사용한 후 품질에 대한 평가를 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이사장은 "병원이 자발적으로 국산장비를 사용을 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차원에서 데모장비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서울대병원과 데모장비 제공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빠르면 오는 4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의료기기의 우수성이 확인되면 더 높은 보험수가를 책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국산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밝혀 좋은 보험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연구개발 교육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제품 경쟁력 향상도 도모하겠다"며 "이런 노력이 실질적으로 수익과 연결될 수 있도록 국공립병원 데모장비 공급, 해외 주요 거점에 국산 제조 인프라 구축 거점을 확보하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료기기협회와 맺었던 업무협약은 파기된 상태"한편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추진하는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외투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이른바 ‘매칭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의료기기협회 황휘 회장은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글로벌 외투기업간 제조기법과 유통, 마케팅 등의 정보 공유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취지의 '매칭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수입사 중심의 의료기기협회가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점에서 의료기기조합 측의 반발이 예상됐다.

실제로 의료기기조합 내부적으로 협회의 매칭프로젝트 발표에 불만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재화 이사장은 "황휘 회장이 취임 이후 산업계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일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는 정도였다. 아직은 그 부분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의료기기조합과 의료기기협회 양 단체간 미묘한 갈등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2010년 양 단체가 역할분담을 전제로 업무협약(MOU)을 맺었지만 지금은 그 협약이 파기된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라고 판단했다.

그는 "사업 분야는 조합이 맡고 협회는 (인허가 및 제도 같은)규제 분야를 맡아서 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그 협약이 파기된 상태"라며 "조합과 협회가 각자 고유의 역할이 있다. 어느 쪽이 잘 할 수 있는가 생각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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