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간암의 중요한 전단계인 간경변증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한광협·김승업·김미나 교수팀(소화기내과)은 간의 경화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스캔 검사를 통해 잠재적 간경변증환자 군을 분류하는 동시에 이들 환자 군에서 장기적으로 간암발병률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6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연세암병원에서 만성 B형 간염으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받은 환자 중 복부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통해 간경변증이 확인 되지 않는 2,876명에게 간의 경화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 스캔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만성 B형 간염환자의 10%인 285명이 연구진이 설정한 간 경화도 수치가 13점이 넘어 잠재적 간경변증군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검사결과를 토대로 잠재적 간경변증으로 분류된 285명과 남은 2,591명을 평균 4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추적 관찰 결과에 따르면 잠재적 간경변증 환자군의 5년 간암발병률인 5.2%로 나타나 잠재적 간경변증이 없는 만성 B형 간염환자의 1.8%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2,876명의 전체 환자군을 상대로 항바이러스제 치료 여부에 따른 간암 발병위험도를 살펴봤다.

이를 통해서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잠재적 간경변증 환자군이 3.3배, 항바이러스를 치료를 받지 않은 잠재적 간경변증 환자군이 4.7배의 비율로 그 반대의 잠재적 간경변증이 없는 만성 B형 간염 환자군에 비해 간암 발병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토대로 간암 발생의 고위험군을 분류하는 기준을 재정립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승업 교수는 "국내 간암 환자의 74% 이상이 B형 간염환자인 점을 고려할 때, 간암의 전단계인 간경변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며 "간섬유화스캔을 이용해 간암 발병위험도가 높은 잠재적 간경변증 환자를 조기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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