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관상동맥우회술 때 사용하는 우회 혈관의 종류와 개수에 따라 장기생존율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흉부외과 이기종 교수(사진)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 데이비드 타가트 교수는 공동으로 세계 각국의 830편의 논문을 검토하고 1만5,000여 건의 환자케이스를 대상으로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할 때 앞가슴 뼈 뒷면에 있는 두 가닥의 양측 내유동맥(속가슴 동맥)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한 가닥만 사용했을 때보다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동맥 우회술에 쓰이는 우회로용 혈관은 우리 몸에서 상대적으로 조금 덜 중요한 몇몇 혈관들이 선택된다. 

흉골의 안쪽에 위치하고 속가슴 동맥이라 불리는 내유동맥과 다리의 피부 밑 지방층에 있는 복재정맥, 그리고 팔의 상완 동맥을 주로 사용한다.

특히 내유동맥은 장기 개통율의 우수성으로 인해 최근 의료진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받는 혈관이다.

그러나 내유동맥을 사용하는 관상동맥우회로 수술에서도 양측 내유동맥을 사용하면 수술 시간이 더 걸리고, 고도의 술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병원에서만 양측 내유동맥을 사용해 수술하고 있다.

이기종 교수팀은 1990년부터 2012년 3월까지 인터넷 기반 검색엔진을 이용해 세계 주요 학술검색 데이터베이스에 저장 된 관상동맥 우회술 관련 보고 논문 830편을 메타분석 방식으로 살폈다. 

이를 통해 일정 조건 이상이 되는 9편의 논문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해당 된 1만5,583명의 환자 케이스를 분석했다.

분석작업은 하나의 내유동맥만 사용한 경우(총 8,270명)와 양측 내유동맥을 모두 사용한 경우(7,313명)로 분류한 후, 1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친 사망률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양측 내유동맥을 모두 사용했을 경우 하나의 내유동맥을 사용했을 때보다 사망률이 크게 감소 (위험비 0.79, 95%신뢰구간, 0.75-0.84)한다는 메타분석 결과를 얻었다.

병원 사망률, 출혈에 의학 재수술, 흉골 감염, 재원기간 등의 항목을 비교했을 때 양쪽 내유동맥 사용이 하나의 내유동맥을 사용한 경우와 유사하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기종 교수는 "이번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1만5,000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10년 이상의 장기추적을 통해 자료를 취합하고 대규모 메타분석을 실시함으로써 의학적 근거가 충분한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013년 미국 심장학회 발표를 거쳐 세계 심장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학지인 'Circulation'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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