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안 브리핑]

[라포르시안]  만일 암, 심장질환, 폐기종 등으로도 불충분하다면 흡연자들에게 보다 강력한 `금연의 이유`가 등장했다. 담배를 피우면 Y염색체를 잃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바로 그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연구진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최대 4배나 많은 `Y염색체가 소실된 혈구세포`를 보유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최근 발표된 논문들은 "Y염색체가 없을 경우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고 보고해 왔기 때문이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유전학자인 얀 두만스키 교수와 라르스 포스버그 교수(통계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현재 스웨덴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3건의 임싱시험 자료를 이용해 이번 연구를 실시했다. 3건의 임상시험은 행동·생활습관과 질병 간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장기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연구진은 임상시험의 일환으로 참가자들로부터 데이터와 혈액을 주기적으로 수집해 왔다. 연구진이 6,000여 명의 남성(흡연자와 비흡연자 포함)에게서 채취한 혈구 속의 DNA를 비교 검토한 결과, 연령이 많거나 담배를 피우는 참가자일수록 `Y염색체를 소실한 혈구세포`를 더 많이 보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Y 염색체를 소실한 혈구세포`를 2.4~4.4배 더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해 12월 4일자 'Science'지에 발표했다.

런던 연구소 산하 암치료중개연구소 책임자인 찰스 스완튼 박사는 "저자들의 관찰은 매우 흥미롭다. 남성은 여성보다 암(유방암이나 전립선암처럼 특정 성에 발생하는 암 제외)에 걸려 사망할 위험성이 약간 높은데 이번 연구는 그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비정상적 염색체를 보유한 세포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므로 Y염색체의 상실이 암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Y염색체 상실이 암을 초래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미 국립암연구소의 스티븐 채녹 박사(암 유전학)도 스완튼 소장의 신중론에 가세했다. 채녹 박사는 "이번 연구는 흥미롭지만 Y염색체 소실이 실제로 질병을 초래한다는 직접적 증거는 없다. Y염색체 소실과 수명단축 및 질병발생 위험 증가 간의 상관관계는 다른 장기적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에 굴하지 않고 두만스키 교수와 포스버그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CRAY 이노베이션'(Cancer Risk Assessment from loss of chromosome Y Innovation)이라는 신규 업체를 설립했다. 이 업체는 `혈구세포 속의 Y 염색체가 상실된 정도를 근거로 남성의 암 위험을 평가하는 진단방법`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연구진은 Y염색체 결핍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연구하기 위해 후속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연구진이 세운 가설은  "Y염색체 소실로 말미암아 특정한 종류의 혈구세포들이 기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말하는 특정한 혈구세포란 (암과 싸우는)면역세포로 전환되는 것으로, 이 세포들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암을 비롯한 질병이 빈발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흡연자들에게도 아직 희망은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한 Y염색체 손상은 가역적(reversible)이며, 용량의존적(dose-dependent)이라고 하니 말이다. 연구진은 "과거에 담배를 피웠던 사람도 담배를 끊으면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의 Y염색체 소실상태를 보이게 된다. 그러니 흡연자들은 지금 담배를 끊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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