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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PS세포 임상시험, 전세계 생명과학계의 부러움을 사다노인성 황반변성 치료 시도에 이목 집중…“효과 없는 치료법 남발할 수 있다” 우려도 커
▲ iPS세포로 만든 망막색소상피 세포의 이식 수술을 실시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종합연구센터의 다카하시 마사요 박사. 일본 아사히 신문 인터넷판 화면 캡쳐. http://www.asahi.com/articles/photo/AS20140913000453.html

[라포르시안]  "놀랍고 멋지고 흥분된다. 지금껏 그걸 손꼽아 기다려 왔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잔 로링 박사(줄기세포생물학)는 `일본의 시각손상 환자가 세계 최초로 iPS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받았다`는 소식을 반기는 전 세계 과학자들 중 한 명이다.

이번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는 뜨겁다. 만일 안전성이 확인된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iPS 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에 대한 보건당국의 태도가 누그러질 것이며, 파킨슨병, 당뇨병 등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길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STAP 세포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던 일본은 부진을 만회하고 줄기세포 강국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2006년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現 교토대학교 iPS 세포 연구 및 응용센터 소장)가 처음 만든 iPS 세포는, 특정 유전자를 성체세포의 DNA에 삽입해 세포를 배아유사 상태(embryonic-like state)로 역분화시킴으로써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iPS 세포는 거의 모든 조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게다가 iPS 세포는 환자 자신의 조직에서 유래하므로 배아줄기세포의 몇 가지 문제점을 회피하고 안전성에 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2012년 야마나카 교수는 개척자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제 iPS 세포 연구 분야는 웬만큼 성숙 단계에 이르러, 전세계의 연구진들이 iPS를 이용한 임상시험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예컨대 로링 박사는 iPS 세포를 이용하여 도파민 생성뉴런을 만듦으로써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데, FDA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iPS로 만들어진 조직들은 나름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으며, 이 때문에 아직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임상시험 허가를 내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인체의 면역계가 (iPS 세포에서 유래한) 이식된 조직을 공격할 수 있으며, 이식된 조직 속에 만능상태의 세포가 일부 남아 있을 경우 암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링 박사는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에서 그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은 걸로 보아 iPS 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7월, 일본 후생노동성은 중대결정을 내렸다. 리켄 CDB소속 타카하시 마사요 박사(안과학)가 이끄는 연구진에게 예비 임상시험에 사용할 환자의 성체세포를 채취해도 좋다고 승인한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노인성 망막변성으로 망막이 손상된 70대 여성에게서 피부세포를 채취했다. 그리고는 피부세포를 역분화시켜 iPS 세포로 만든 다음, 다시 망막조직으로 분화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9월 8일, 타카하시 박사는 이 망막조직의 유전적 안정성과 안전성을 검토해 "환자의 눈에 재이식해도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후생노동성에 보고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그로부터 4일 후인 9월 12일 리켄은 "세계 최초로 iPS 세포에서 만들어진 망막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했으며, 환자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시각이 향상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전세계의 연구진들은 `이식된 세포가 망막의 상태 악화를 중단시키는지`와 `행여 무슨 부작용이 일어나지는 않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자가 중대한 부작용을 겪을 경우 iPS 세포 연구는 몇 년 뒤로 후퇴할 수 있다.

1999년 간질환 치료를 위해 변형된 유전자를 주입받은 환자가 사망함으로써 유전자요법 임상시험이 올스톱됐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로링 박사는 조바심을 토로했다.

▲ iPS 세포 연구를 주도하는 일본 이화학연구소 산하 발생·재생과학종합연구센터(CDB).

만약 타카하시 박사의 임상시험이 성공한다면 미 FDA나 유럽 식약청(EMA) 등의 보건의료기관에 강력한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립 눈(目) 연구소의 카피 바르티 박사(발생분자생물학)는 "타카하시 박사가 iPS의 안전성을 입증한다면, 그 동안 iPS에 대해 제기된 우려들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르티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 역시 미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iPS 세포를 이용한 황반변성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는데 오는 2017년 임상시험을 실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 성격 급한 연구자들은 조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뉴욕 줄기세포재단의 마헨드라 라오 박사(줄기세포 생물학)는 "서구의 보건당국이 일본을 못 따라간다"며 FDA의 늑장대응을 성토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 NIH의 재생의학센터를 이끌며 바르티 박사의 임상시험을 지원하다가, 지금은 솔트레이크 시티에 큐 세라퓨틱스(Q Therapeutics)라는 바이오업체를 설립하여 신경퇴행성질환에 대한 세포요법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일본 과학자들의 빠른 행보를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시스템에 대해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타카하시 박사의 임상시험을 허가한 이후 후생노동성은 줄기세포 연구를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법률까지 개정해 가며 iPS 세포의 임상시험을 밀어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절망적인 환자들에게 - 마치 찔러나 보는 식으로 - 효과도 없는 치료법을 남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리켄의 경우 STAP 스캔들로 잃었던 명예를 되찾겠다는 열망이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켄 산하 발생·재생과학 종합연구센터(CDB)는 반토막이 날 위기에 처해 있지만 리켄은 오는 2016년에 30억엔을 들여 첨단시설을 갖춘 눈 연구소를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개정된 법에 따라 많은 일본인 과학자들이 iPS 세포 관련 임상시험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중에는 타카하시 박사의 남편인 타카하시 준 교토대 교수도 포함돼 있다. 그는 iPS 세포를 이용하여 파킨슨병을 치료한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런 이유로 외국의 과학자들은 타카하시 박사의 임상시험이 iPS 연구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로링 박사는 "선발 연구자들이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후발 연구자들이 따라가기가 한층 더 쉬워진다"고 말했다.


[알립니다] 이 기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미래기술정보 포털 미리안(http://mirian.kisti.re.kr)에 게재된 글을 전재한 것입니다. 본지는 KISTI와 미리안 홈페이지 내 GTB(Global Trends Briefing 글로벌동향브리핑) 컨텐츠 이용에 관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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