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강국 실크로드 - 이 藥속에서 길을 찾다 (1)동아ST

[라포르시안] 국내 제약산업은 정부의 각종 약가 규제정책과 의료제도 및 환경의 변화, 신약 개발 기술 등의 변화로 중요한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최근 들어 제약시장에서 윤리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면서 영업 활동에도 많은 변화와 제약이 따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2012년 일괄 약가인하를 비롯한 대대적인 약가제도개편 이후 국내 제약업계가 불법 리베이트나 제네릭 위주의 영업 관행에서 탈피, 신약 연구개발 제고 등 경쟁력 강화를 통해 ‘건강한 매출’을 올리려는 노력에 나섰다는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주요 제약업체별로 주력 제품의 특징과 장점, 임상현장에서의 반응 등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편집자주>
동아ST가 PDE-5효소억제제 계열의 발기부전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시기는 1997년부터다. 이듬해인 1998년 말에 자이데나 물질(개발코드명 DA-8159)의 발명에 성공했지만, 이러한 단기간의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동아ST는 이전부터 PDE-5(phosphodiesterase-5) 효소 억제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강심제 등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고, 더불어 생약을 이용한 발기부전치료제 연구도 병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진행 덕분에 발기부전치료제 개발을 위한 시험능력(효소시험, 동물시험 등)을 갖출 수 있었다. 1997년에 PDE-5 효소억제 물질 탐색을 시작한 이후 빠른 시간 내에 물질의 효능을 검증하고 유력물질을 탐색할 수 있었으며 선정된 DA-8159의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동물시험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 개발코드명 'DA-8159', 자이데나 연구개발 과정

동물시험을 통한 발기부전치료제의 약효 확인은 약물투여 후 음경 내 압력을 측정하는 방법이 공식적인데 시험관내에서 약효가 있다고 해서 연구 초기에 수백 가지의 합성물질에 대해 음경 내 압력을 측정하는 시험을 실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고안해 낸 방법이 실험용 쥐와 토끼에 경구투여 후 발기 횟수와 강도를 관찰하는 실험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은 서로 쳐다보거나 무슨 소리가 나면 발기가 되지 않아 별도의 관찰 챔버를 제작해 한번에 두 시간씩 거울을 통해 동물의 발기여부를 관찰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실험자 한 명이 4마리 관찰하기도 힘들었지만 숙련이 되니 한번에 8마리, 12마리까지도 발기여부를 관찰, 기록할 수 있었고 이 단계를 통과한 물질들에 대상으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이후 성인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을 거쳐 자이데나는 마침내 2005년 국내최초, 세계 4번째로 개발이 완료됐다. 현재 자이데나는 비아그라, 레비트라, 시알리스 등 기존 제품들이 갖고 있는 주요 부작용을 최소화 했고, 작용시간에 있어서도 기존 제품의 매우 짧거나 긴 단점을 보완, 12시간 내외의 최적화된 작용시간을 나타낸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동아ST는 낮은 부작용 및 적절한 작용시간이라는 발기부전치료제로서의 가장 큰 특징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시장에서 기존 제품들과 경쟁하고 있다.

▲ 국산신약 자이데나의 가치

현재 국내에는 200만명 정도의 발기부전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5-7% 정도만이 병원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동아에스티는 발기부전 환자의 인식전환 등 계몽을 통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확대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2005년 12월 발매되고 첫해인 2006년에 약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블록버스터 신약으로서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후 뛰어난 약효(efficacy)와 안전성(safety)을 바탕으로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높여 2010년에는 매출액이 2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국산신약으로서 경제성 부족이라는 기존의 한계를 깨뜨린 의약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글로벌 신약으로의 진입도 가속화 되고 있다. 현재 계열사 메지온이 미국의 워너칠코트(Warner Chilcott, 현재 악타비스)社와 미국 임상3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미국 FDA에 품목 허가신청을 준비 중으로 미국 내에서 유통중인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약효와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해외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2006년 사우디에 대한 수출계약을 시작으로 태국, 브라질,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2009년에는 러시아에서 본격적으로 발매해 자이데나라는 동일한 상품명(지데나, 사진)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2011년 8월에는 중국 최대 제약사인 상해의약집단과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고 12월에는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Meiji Seika Pharma)사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서 아웃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자이데나의 추가 연구 활동

자이데나는 작용기전 상 평활근 이완 등의 효과가 있어 발기부전 이외에 전립선비대증, 폐동맥 고혈압 및 간문맥압 항진증 치료제와 같은 새로운 적응증 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이데나는 전립선비대증 동물모델에서 유효성을 나타내어 지난 2007년 국내특허 등록이 완료된 상태다. 국내에서 수행된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자이데나를 12주간 꾸준하게 복용한 결과, 자이데나 투약군에서 위약대조군 대비 유의성 있는 증상 개선작용이 확인되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서의 개발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의 개발을 위한 임상2상이 진행 중이다. 

간문맥압 항진증은 간세포가 손상을 받아 죽게 되고 다시 재생되는 과정에서 진행되는 간섬유화와 간경변의 결과 간 내부의 저항이 높아져 소화기관에서 흡수한 영양분을 간장으로 운반하는 문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으로 위와 식도의 정맥류, 복수, 출혈 등과 같은 2차적인 합병증을 초래하게 되는 질병이다.

자이데나를 이용한 여러 연구도 진행중이다. 자이데나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지기능 개선효과’에 대한 연구가 2013년 12월 세계적 저널인 Rhematology지에 소개됐다.

‘이차성 레이노 현상에 대한 PDE5와 칼슘채널 차단제의 치료효과를 비교한 임상’에서 자이데나가 칼슘채널 차단제보다 치료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 2013년 11월 28일 International Journal of Impotence Research에 소개됐다.

특히 ‘저용량 자이데나 치료가 미세 혈관성 협심증의 여성들에서 심근 관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자이데나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동아ST 관계자는 “자이데나가 태어난 지 올해로 10살이 됐다. 단순히 발기부전을 치료하던 약물에서 시작했지만 현재 남성전립선질환과 폐동맥고혈압, 치매예방 등 다양한 효과에 대해 연구 중으로 전 세계 환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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