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연구팀, 면역결핍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에 성공…난치병 치료·장기이식 실용화 연구에 획기적 도구

[라포르시안] 국내 연구진이 면역기능이 완전히 결핍된 질환모델 동물 생산에 성공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 동물의 장기를 난치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이종간 장기이식 연구 등에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전망이다.

건국대 김진회 교수팀은 미국 미주리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외부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생체면역시스템을 활성화 하는 'RAG' 유전자를 제거시킨 형질전환 복제 돼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회보(PNS)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면역결핍 돼지는 생체의 초기 면역기전의 중요 역할을 하는 흉선과 비장 발달을 억제해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성숙 T 세포와 B 세포가 생체 내에 존재하지 않는 면역결핍모델 동물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생쥐를 모델로 하는 면역결핍동물을 사용하였으나 기초와 임상 연구 결과가 너무 달라 새로운 모델동물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면역 결핍돼지의 생산은 일본 그룹이 IL2rg유전자를 소실시킴으로써 유전자 조작에 의해 최초로 생산하는데 성공했다.하지만 B세포가 생체 내에 존재해 완전한 면역결핍이 일어나지 않아 이식한 사람 조직이나 세포를 수용하지 못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면역 결핍돼지라고 할 수 없다.

김 교수 연구팀은 사람의 유도 줄기세포를 이식하여 3배체로 분화가 가능한 테라토마 형성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들 테라토마는 인간의 각 장기로 분화가 가능한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을 형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돼지 유래의 태반 줄기세포를 이식했을 때에도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면역결핍 돼지로 평가된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전에 질환모델 동물을 대상으로 전임상 시험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생쥐와 같은 설치류는 인간과 다른 생체 기전으로 인해 전임상 시험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돼지는 생체 기전이 인간과 유사해 인간의 질병치료 연구의 최적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형질전환 기술과 복제동물생산 기술을 이용해 돼지와 같은 대동물을 생산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소수에 불과하다.

김진회 교수는 "돼지와 같은 대동물은 설치류와 달리 복잡한 유전자 조작, 복제동물 생산 등의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적용시키는데 기술적 어려움이 있으나,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면역결핍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생산해 우리나라 생명공학 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고 말했다. 

면역결핍 형질전환복제돼지의 경제적 가치 또한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NIH(국립보건원)는 전임상 실험의 경우 반드시 생쥐외의 다른 실험동물의 성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면역결핍 질환모델 생쥐의 마리당 평균 가격은 수십만원이며 전 세계적으로 년간 수천만 마리가 연구와 전임상 시험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면역결핍 형질전환 복제돼지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 줄기세포, 성체줄기세포 등을 인간에게 이식하기 전에 면역결핍 돼지에 먼저 이식해 줄기세포의 면역거부 안전성, 만능성, 표적세포로의 분화가능성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면역결핍 돼지는 인간의 암 또는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연구에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도구로 제공할 수 있다.

이식된 인간의 암세포가 연구팀이 개발한 면역결핍 돼지에서는 면역거부반응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해 암세포의 발달과 다른 기관으로의 전이가 어떠한 기전으로 이뤄지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김진회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면역결핍질환 모델동물이 인류의 난치병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종류의 형질전환 복제동물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인류 질병극복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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