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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의 반동성애법 입법에 오용된 과학과 의학…“동성애가 질병?”[미리안 브리핑]
▲ SBS 보도화면 캡쳐.

[라포르시안]  지난 2월 24일,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2개월간 견지해 왔던 거부권 행사 입장을 바꾸어 가혹한 '반동성애법안'(Anti-Homosexuality Bill)에 서명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에 의하면 과학이 자신의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과학`이란 이번 달 초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한 특별과학위원회의 보고서를 의미한다.

"특별위원회는 나의 당초 생각과는 달리, 만장일치로 `동성애는 유전적(genetic)이 아니라 행동적(behavioural)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무세베니 대통령은 말했다. 그는 "법안에 서명하지 말아 달라"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간청에 대한 답신에서 "동성애는 본질적으로 학습되는 것이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별위원회에 참가했던 일부 과학자들은 무세베니와 그가 이끄는 집권당(NRM: 우간다 국민저항운동)이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곡해했다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마케레레 대학교의 폴 방기라나 교수(임상심리학)는 "그들은 우리의 보고서를 잘못 인용했다. 우리는 보고서 어느 곳에서도 `동성애는 유전되지 않는다`든지 `동성애는 학습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두 명의 위원들도 자신들의 보고서가 가혹한 입법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됐음을 항의하며 위원직을 사퇴했다. 새로 제정된 반동성애법은 가중처벌이 가능한 동성애(예: 미성년자와의 동성애) 행위에 대해서는 종신형을, 실제 또는 미수에 그친 동성애 행위에 대해서는 7~14년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동성애법이 우간다 의회에 처음으로 상정된 것은 2009년이지만 사형이 언급된 조항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면서 철회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의회를 통과한 새 법안에 서명하면서, 무세베니는 "용병들이 우간다 젊은이들을 동성애자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마케레레 대학교의 과학자들, 기타 의학자 등 11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는 `동성애의 과학적 근거를 검토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특별위원회의 1차 보고서가 내린 결론은 ▲동성애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진 유전자는 없다 ▲동성애는 질병이나 비정상적 행위가 아니다 ▲환경 요인(예: 문화, 또래집단의 압력 등)이 게이가 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규제는 동성애뿐만 아니라 이성애에도 필요하다 등이다.

`동성애에는 일부 유전적 근거가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던(Science, 16 July 1993, P. 321) 미 국립보건원의 딘 헤이머 박사(유전학)는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우간다의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의 멋진 점은, 성적 지향성(sexual orientation)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매우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 보고서는 최근 실시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 결과까지도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은 헤이머 박사의 당초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2월 14일 열린 NRM 회의에서 우간다의 과학자들이 `멋진 보고서`를 대통령, 국무총리, 200여 명의 NRM 소속 의원들에게 브리핑하고 난 후, 일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회의 직후, NRM은 여성 대변인의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녀는 특별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후 "「동성애는 선천적인가 아닌가?」라는 의문이 해결된 만큼, 무세베니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NRM의 보도자료가 특별위원회의 보고서를 왜곡시키지 않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보고서의 내용을 일점일획도 바꾸지 않았다. 나는 과학자들의 말을 그대로 옮긴 것 뿐이다." (심지어 그녀는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에게, `당신 혹시 호모 아니에요?`라고 묻기까지 했다.)

그러나 NRM의 보도자료는 특별위원회 보고서의 내용을 짜깁기하고 변경한 것이 분명하다. 보고서는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다", "동성애는 비정상이 아니다"라고 각각 언급하고 있지만, 보도자료에는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라 단지 비정상적 행위일 뿐이며, 인생의 경험을 통해 학습될 수 있다"라고 쓰여 있다.

많은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보도자료를 읽어 보고 경악했다. 방기라나 교수는 "우리는 동성애가 비정상이라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하는 또 한 명의 위원은 "많은 외부인들이 특별위원회의 입장을 오해하여, 우리가 반동성애법을 적극 지지한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마케레레 의대의 세게인 무시시 교수(정신과학)와 우간다 의학위원회의 유진 키안다(정신건강 연구자)는 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시간 이후로 특별위원회의 위원직을 사임하며, 그 보고서와의 인연을 끊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과학과 정치가 뒤범벅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넘쳐난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무시시 교수는 덧붙였다.

특별위원회는 2월 23일(무세베니가 법안에 서명한 바로 전날) 부로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는 보고서의 내용이 남용되거나 곡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동성애의 규제`에 대한 문구를 완전히 삭제했다"고 방기라나 교수는 말했다. 최종 보고서는 동성애를 탄생시키는데 있어서 본성(선천성)과 양육(후천성)이 수행하는 상대적 역할(relative roles of nature and nurture)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하며, "후천성(nurture)의 기여도가 더 클 수 있지만, 선천성(nature)과 후천성 모두 동성애의 탄생에 기여한다"고 결론지었다.

일부 위원들은 자신들이 기정사실(fait accompli)을 합리화하는 들러리 노릇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방기라나 교수는 "우리의 보고서 내용과 무관하게, 반동성애법안은 이미 서명의 수순을 밟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마이클 베일리 교수(심리학)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것이 게이 처벌을 합리화하는데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동성애의 원인`과 `동성애자의 처벌`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베일리 교수는 최근 헤이머 박사의 오리지널 연구결과를 재현한 인물이다.

출처 : http://news.sciencemag.org/africa/2014/02/science-misused-justify-ugandan-antigay-law


[알립니다] 이 기사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미래기술정보 포털 미리안(http://mirian.kisti.re.kr)에 게재된 글을 전재한 것입니다. 본지는 KISTI와 미리안 홈페이지 내 GTB(Global Trends Briefing 글로벌동향브리핑) 컨텐츠 이용에 관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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