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생명공학기업 옵티팜(대표이사 김현일)은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원숭이가 182일째 생존하며 국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국제이종장기학회(International Xenotransplantation Association·IXA)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80일은 이종 장기 이식에서 기준점으로 꼽힌다. 이는 각막과 췌도 같은 이종 세포 및 조직 이식의 경우 인체 임상에 들어갈 수 있는 생존 일수이기 때문이다.

아직 신장이나 간 등 고형 장기의 임상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당 기준을 준용한다면 임상이 가능해질 수 있다. 다만 인체 임상에 진입하려면 해당 프로토콜로 반복 실험을 통해 유사한 결과를 보이는지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옵티팜은 “앞으로 해당 프로토콜로 더 많은 개체에 적용해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는 한편 개선된 프로토콜을 도입해 생존의 양과 질을 늘리는 두 가지 방향으로 이종 신장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장·간 등 고형 장기 분야는 췌도·각막 등 이종 세포나 조직 대비 난이도가 높은 분야로 꼽힌다. 

국내의 경우 그동안 세포나 조직 분야에서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지만 고형 장기 분야에서는 선두 그룹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돼지는 돼지 유전자 3개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 2개를 삽입한 타입이다.

옵티팜은 4개의 돼지 유전자를 제거하는 동시에 사람 유전자 4개를 넣은 글로벌 수준의 형질전환 돼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할 경우 추가적인 생존일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일 대표는 “이번 연구는 영장류 신장 2개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이식한 돼지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전보다 형질전환 돼지가 고도화되면서 이종 이식에 있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면역 거부나 보체 반응 등을 제어하는 수준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윤익진 건국대학교 교수가 집도했고,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전북분소와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편, 이종 신장 이식 분야 세계 최고 기록은 2019년 미국 연구팀이 달성한 49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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