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자정까지 2024년도 수가협상 시한
공급자단체 "재정 누적적립금 24조 달해...밴딩폭 획기적 확대 필요"

[라포르시안]  2024년도 의료수가 협상 시한이 임박하면서 건강보험공단과 6개 유형별 의료공급자 단체가 오늘(31일) 마지막 협상 테이블을 갖는다. 

매년 그래왔지만 이번 수가협상의 최대 변수는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추가소요재정 규모(밴딩 폭)를 어느 정도로 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밴딩이란 수가협상을 위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 규모로, 매년 공단 재정운영위에서 정한 밴딩 폭 안에서 공급자 유형별로 나눠먹기 식으로 수가인상률을 받아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연도별 평균 수가인상률과 추가 소요재정은 2018년 2.28%(추가 소요재정 8,234억원), 2019년 2.37%(추가 소요재정 9,758억원), 2020년 2.29%(추가 소요재정 10,478억원), 2021년 1.99%(소요재정 약 9,416억원), 2022년 2.09%(추가 소요재정 10,666억원), 2023년 1.98%(추가 소요재정 10,848억 원) 등이다. 

이를 볼 때 수가인상에 투입된 추가소요재정이 사실상 1조원 안팎 규모에서 고정돼 있다. 

의료공급자단체들은 추가소요재정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건보재정 누적적립금이 24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란 점을 고려해 밴딩 규모를 파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도 평균 수가인상률(%) 추가 소요재정(억원) 
2018년 2.28 8,234
2019년 2.37 9,758
2020년 2.29 10,478
2021년 1.99 9,416
2022년 2.09 10,666
2023년 1.98 10,848

앞서 건보공단이 지난 3월 말 공개한 ’2022년도 국민건강보험 재정 당기수지(현금흐름기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3조 6,291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립금은 23조 8,7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전년 대비 수입(8.3조 원)과 지출(7.5조 원) 모두 증가했다. 특히 지출보다 수입 증가폭이 커 재정수지가 개선됐다고 건보공단은 설명했다. 

올해 수가협상 관련해 대한의사협회는 "각 의약단체는 개별 수가협상 이전 미리 밴딩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협상에 앞서 밴딩부터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SGR 모형이 밴딩 이외에도 단체별 포션과 순위까지 정하는 절대적 근거가 되다 보니 추가 협상의 여지가 있더라도 유형별 순위를 바꾸지 못하는 유연성 부족 등의 한계로 작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밴딩 구조의 개선 방향으로 밴딩 설정 시 임금이나 물가인상률 등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인상요인을 기준점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협은 "전체 지출규모(밴딩)을 미리 정한 후 각 유형으로 분배하는 톱다운 방식에서 유형별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최종 밴딩을 정하는 바텀업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바텀업 방식으로 전환하면 미리 정해진 밴딩을 계약기간 동안 공급자 측에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협상’을 한다는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가인상률이 건강보험료 인상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보공단 입장에선 밴딩 폭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룡 공단 기획상임이사는 지난 11일 열린 수가협상 상견례에서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년 연속흑자로, 가입자와 의료계 모두에게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고, 최근 의료계 현안들이 얽혀있어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어려운 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필수의료 체계 구축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을 위한 보건의료 인프라 유지 및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 수가인상이 보험료 부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큰 틀에서 합리적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도 수가협상을 위한 밴딩 폭도 1조원~1조 1000억원 언저리에서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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