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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PA 간호사 준법투쟁' 주목하는 이유는?대학병원 등서 의사업무 대신하는 PA 간호사 1만여명 추산
업무범위 법적근거 없이 불법의료행위 내몰려
복지부 "PA 간호사 인력 개선방안 모색"
진료지원(PA, 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7명이 지난 5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간호법 제정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라포르시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간호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 제정 투쟁의 일환으로 진료보조(PA) 간호사의 준법투쟁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PA 간호사는 의사인력이 크게 부족한 대학병원 등에서 의사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활용되는 인력으로, PA 간호사가 수술과 시술 등에서 의료법상 불법으로 규정된 면허 이외의 의료행위를 수행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병원간호사회가 매년 회원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병원에서 근무하는 PA 간호사 수는 2010년까지만 해도 1,000명 정도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의료노조는 현장 실태조사 등을 통해서 PA 간호사 수가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전공의특별법 제정 이후 전공의 근무시간이 주당 80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단축되자 그에 따른 업무공백을 PA 간호사로 메우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의사인력이 크게 부족한 병원에서는 의사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광범위한 PA 인력 활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가 올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간호사들이 의사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의사업무를 대신한 경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간호직에서 '의사 업무를 대신하느라 내 업무가 늘어나는 일이 자주 있음'이라는 응답이 48.1%에 달했다. '의사 대신 시술/드레싱을 한다'가 44.9%, '의사를 대신해 처방한다'가 43.5%에 달했다. <관련 기사: "입사 10년 넘었지만 병원에 내 이름으로 일한 기록 없다"는 PA 간호사>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는 PA 간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집단은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정부정책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진료거부를 했고, 진료보조란 명분 아래 PA에게 전공의 빈 공백을 메우도록 했다”며 “필요할 땐 간호사를 전공의들의 대체재로 쓰고, 필요가 없어지면 고발 등 불법이라고 하는 것이 정상적인가”라고 지적했다.

A씨는 “우리는 진료과 교수의 일방적 지시로 전공의 대체 업무를 하고 싶지 않다”면서 “간호법을 향한 허위사실 유포가 계속된다면 PA업무를 하고 있는 간호사들도 중대 결단을 할 것”이라고 했다.

PA 간호사들이 준법투쟁을 명분으로 의사업무를 대신하는 것을 중단할 경우 대형병원에서는 수술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이 4월 26일 인봉의료재단 영등포병원을 방문해 현장 간호사들을 격려하고, 근무 여건 등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사진 출처: 보건복지부

이런 가운데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 16일 오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을 방문해 PA 간호사 등을 만나 의견수렴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가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상황에서 병원 현장을 방문해 환자진료 상황을 점검하고, PA 간호사 인력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했다는 게 복지부 측 설명이다. 

앞서 복지부는 2021년부터 연구용역과 관리체계에 대한 타당성 검증 등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서 PA 간호사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PA 간호사들은 업무 범위가 불분명해 정체성에 혼란이 있고 면허범위를 벗어나는 업무 수행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했다.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업무범위 명확화를 통한 제도적 안정성과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한 전문성 향상 등을 건의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어느 영역보다 협업이 중요한 의료영역에서 여러 직역들이 간호법안으로 인한 갈등이 안타깝다”며 “정부는 간호인력의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정비와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 고 했다.

복지부는 PA 간호사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PA를 제도화하거나 의료법 내에 새로운 업무범위를 신설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PA 인력 관리체계를 만들겠다는 식으로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 등에서 PA 제도화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안)’ 브리핑에서 임강섭 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보건의료노조 추산으로 약 1만 명의 PA 간호사 등이 의료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은 업무 부담 증가와 '내가 수행하는 업무가 의료법 내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은 "이러한 PA 간호사 등의 애로사항에 공감하면서 정부는 의료현장에서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 범위가 의료법령상 반드시 의사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인지 또는 교육·훈련을 적정한 수준으로 받은 간호사에게 위임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인지에 대한 분장을 명확히 하겠다"며 "다만 PA에 대해서 제도화를 하겠다든가, 현행 의료법 내에 새로운 면허를 신설해 합법화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이들의 업무 범위가 현행 의료법령상 면허범위 내에서 누구의 역할에 속하는 건지를 보다 분명하게 하고 이들에 대한 관리체계를 마련해나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반면 전공의들은 PA 간호사 인력 활용을 근본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며, 이보다는 병원이 전문의 인력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불법적인 상황에 내몰린 PA 간호사와 젊은 전공의들은 어떻게 보면 모두 피해자"라며 "간호사들이 대리처방과 대리수술에 내몰리는 것은 병원 내 전문의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선진국처럼 병상 또는 환자 수에 따라 병원 내 전문의를 추가로 채용하고, 간호사가 간호사 본연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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