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식(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장·부천세종병원 이사장)

박진식 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회 위원장
박진식 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회 위원장

[라포르시안] “의료기관의 디지털 대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중소병원도 환자에게 더 좋은 의료 환경에서의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의료 IT 솔루션을 적극 활용한 디지털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

부천세종병원·인천세종병원 이사장인 박진식 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장이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에서 열린 ‘2023 HIMSS 글로벌 콘퍼런스·전시회’(2023 HIMSS USA) 참관을 통해 밝힌 소감이다. 병협은 ▲사업 ▲미래헬스케어 ▲보험 ▲총무 ▲정책 ▲국제학술 ▲대외협력 등 주요 위원회 임원이 참여한 참관단을 꾸려 HIMSS USA에 처음 참여했다.

참관단은 콘퍼런스·전시회 현장을 둘러보며 의료기관의 디지털 대전환을 이끄는 의료 IT 솔루션과 의료산업 트렌드를 살펴봤다. 뿐만 아니라 HIMSS 집행부와 국제 학술행사 상호 교류·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공유 등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사전 미팅과 함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관 참가기업과의 네트워킹 간담회를 개최했다.

라포르시안은 HIMSS USA 현장에서 박진식 사업위원장을 만나 병협 참관단 견학의 의미와 향후 HIMSS와의 상호협력 추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박진식 사업위원장은 “기존 의료서비스가 주로 시설과 의료기기에 의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에 기반한 의료 IT 솔루션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더욱이 의료기관은 의료정보를 얼마나 잘 수집·관리·분석·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쟁력과 의료서비스 수준이 달라지는 변곡점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위원회 역할 중 하나는 새로운 의료산업 트렌드를 회원들에게 소개하는 것이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의료기관의 의료 IT 환경 조성은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이라며 “이번 참관은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병원 선도모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HIMSS와의 상호협력을 통해 병협 회원들의 의료 IT 환경 조성을 위한 가이드라인과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올해 HIMSS USA 현장에서 의료 인공지능(AI)기업과 심정지 예측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공동개발에 참여하고 원격 심전도 판독센터를 운영하는 등 의료 IT 활용과 플랫폼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선 부천세종·인천세종병원에 도입하고 싶은 솔루션에 눈을 뗄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

박 위원장이 주목한 의료 IT 솔루션은 병원 운영 효율성을 꾀하는 EMR(전자의무기록) 데이터 경영 분석시스템, 환자 진단·치료과정에서 활용도가 높은 CDS(Clinical Decision Support·임상적 의사결정 지원) 통합플랫폼, 환자 퇴원 후 홈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이었다. 특히 HIMSS 전시장 내 별도 세션으로 마련된 ‘상호운용성 쇼케이스’(Interoperability Showcase)는 환자 중심 의료 환경 구축 사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는 소감이다.

상호운용성은 의료시스템 전반에서 각각의 하드웨어 의료기기와 의료 IT 솔루션의 데이터가 표준화를 통해 실시간 연동되고 이를 활용함으로써 환자 모니터링·치료과정에서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더욱 정확하고 빠르게 지원할 수 있다.

상호운용성 쇼케이스에서는 하드웨어 의료기기와 의료 IT 솔루션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표준화와 이를 통한 커넥티비티를 구현해 환자 상태에 따른 시나리오별 모니터링·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상호운용성 쇼케이스에서는 하드웨어 의료기기와 의료 IT 솔루션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표준화와 이를 통한 커넥티비티를 구현해 환자 상태에 따른 시나리오별 모니터링·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박진식 위원장은 “HIMSS 상호운용성 쇼케이스에서는 하드웨어 의료기기와 EMR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표준화와 이를 통한 커넥티비티를 구현해 환자 상태에 따른 시나리오별 모니터링·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사례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기존에는 의료기기의 환자 상태 경고 메시지가 불특정 다수 의료진을 대상으로 알람 소리로만 알릴 수 있었기 때문에 환자가 시끄러운 소음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러한 환경은 특히 노인 환자의 섬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상태가 점점 악화되며 결과적으로 중환자실 재실 기간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상 깊었던 쇼케이스는 의료기기와 EMR 간 데이터 표준과 상호운용성을 기반으로 의료기기에서 울리는 알람을 EMR에 저장된 특정 담당자의 모바일을 통해 소리 또는 진동으로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환자의 조용한 ICU 환경을 구현한 사례였다”고 언급했다.

병협이 이번에 참관단을 꾸린 목적 중 하나는 HIMSS와의 업무협약 체결에 앞서 실무 차원에서의 협력 방안 논의 때문이었다. 

참관단은 이를 위해 지난 18일 HIMSS 집행부와 미팅을 갖고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HIMSS KOREA 심포지엄 2023’ 개최 때 병협 로고 및 명칭 후원과 함께 임원 또는 회원병원 대상 홍보 등에 협력하는 한편 병협 국제학술행사를 위한 주제 선정, 콘텐츠 개발, 국제 연사 공유에 HIMSS가 힘을 보태기로 했다.

병협 참관단이 구글 부스에서 헬스케어 데이터 엔진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은 구글 클라우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병협 참관단이 구글 부스에서 헬스케어 데이터 엔진으로서 활용 가치가 높은 구글 클라우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더불어 국제학술 연수 교육 일환으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E-Learning)을 공유하고, 병협이 주최하는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OSPITAL FAIR) 내 ‘HIMSS 특별관’을 구성해 외국 기업의 부스 참가 및 해외 바이어 초청 방안을 요청했다.

박진식 위원장은 “HIMSS 집행부와 회의를 통해 공동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세부적으로 조율한 후 업무협약 체결을 추진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HIMSS가 제공하는 의료기관의 디지털 헬스케어 성숙도를 ▲Governance & Workforce ▲Interoperability ▲Predictive Analytics ▲Person-Enabled Health 등 4가지 요소로 분류해 측정·검증하는 자가 진단 도구 ‘DHI’(Digital Health Indicator)를 활용함으로써 병협 회원들의 디지털 전환에 요구되는 직종별 교육을 제공하고 올바른 추진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후속 논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DHI를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벤치마킹과 HIMSS와의 협업을 통해 병협과 한국 의료기관이 주도해 디지털 전환 평가도구를 만들어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통용되는 국제표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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