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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비대면 진료 중단되면 시범사업으로 갈아탄다?내달 코로나 위기단계 하향 조정시 비대면 진료 금지
당정, 보건의료기본법 근거해 시범사업 형태로 지속 검토

[라포르시안] 오는 5월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심각' 단계로 격상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 단계로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한시적으로 허용한 의사-환자 간 비대면 진료도 중지된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이 중단되면 그동안 이를 이용해 왔던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함께 비대면 진료 제도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정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 하향 조정으로 감염병예방법 상 비대면 진료 근거를 상실하더라도 보건의료기본법을 근거로 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형태로 계속 이어갈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29일 발표한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에서 방역 규제 조정 1단계 조치로 2020년 2월부터 유지했던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낮출지 여부를 4월 말이나 5월 초에 결정하기로 했다.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 단계로 낮춰지면 2020년 2월 23일부터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허용해 왔던 의사-환자 간 비대면 진료도 중단된다. 

현행 감염병예방법 제43조 3항은 의료업에 종사하는 의료인은 감염병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제2항에 따른 심각 단계 이상 위기경보가 발령된 때에는 환자, 의료인 및 의료기관 등을 감염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에서 유선·무선·화상통신,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의료기관 외부에 있는 환자에게 건강 또는 질병의 지속적 관찰, 진단, 상담 및 처방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 단계 아래로 낮아지면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도 중단할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다급하진 건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업계다.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후 이를 중개하는 플랫폼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들 업체는 병원 찾기부터 시작해 진료 예약, 대기시간 안내, 처방전 관리, 의약품 배송까지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앱 사용자를 확대해 왔다. 비대면 진료가 중단되면 플랫폼 업계도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심각 단계에서 의료기관 내 환자와 의료진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를 재진 환자,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허용하는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플랫폼 업계는 재진 환자뿐만 아니라 초진환자까지 비대면 진료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인 유니콘팜이 개최한 ‘비대면진료 입법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선 플랫폼 업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관련 업체에선 "초진이 안된다면 비대면 진료 범위가 크게 줄어들기에 현행대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대면진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거나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야 환자의 고립을 해소하고 치료의 효용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유니콘팜에서 활동하는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이달 초 비대면진료 상시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초진부터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를 하더라도 대면 진료 원칙을 훼손해선 안되며 제도 시행 후 우려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가장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대면 진료의 절차를 훼손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과학적 기술의 무분별한 도입 결과는 곧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한다”며 “비대면 진료 도입과 적용에 대한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비대면 진료 제도화의 사회적 합의, 제도 시행 후 우려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의협은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 여부는 아직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다”라며 “그간 논의해온 대면진료 원칙, 비대면 진료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 재진환자 중심 운영, 의원급 의료기관 위주 실시, 비대면 진료 전담의료기관 금지 등과 함께 올바른 방법의 비대면 진료를 위해 의료계와 보다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당과 복지부는 코로나19 대응 위기단계가 낮춰질 경우 비대면 진료를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한 시범사업 방식으로 계속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열린 ‘소아‧응급‧비대면 의료 대책 당‧정 협의’에서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비대면 진료가 중단되면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게 된다. 의료법 개정 전이라도 보건의료기본법 아래 시범사업을 통해 제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갈 방안이 없는지 논의해야 한다”며 “중단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고 향후 관련 법 개정 및 발전 방향을 정교하게 마련하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기본법에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근거가 될 수 있는 조항은 제40조와 제44조다. 이 법 제40조(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을 방지하고 감염병환자에 대하여 적절한 보건의료를 제공하고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제44조(보건의료 시범사업) 제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보건의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놓았다. 

당정은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감염병 위기대응 '심각'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허용한 비대면 진료가 중단되더라도 보건의료기본법으로 근거 조항을 갈아타고 시범사업 방식으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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