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생 특성화 실습후기]

[라포르시안 강병무 인턴기자] 변화는 항시 불안을 동반한다. 정해진 생활에서 누려왔던 안온함과 평온을 떨쳐내고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세상으로 자신을 내모는 것은 언제나 그리 반갑지 않은 행위다. 그러기에 지난 3년간 의학전문대학원생으로 살면서 매년 초는 매우 곤혹스런 시기였다. 기초의학에서 임상의학으로, 임상의학에서 실습으로 변화했던 3년 동안 매년 새로운 체계에 대한 적응을 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특성화 실습 역시 설렘보다는 불안이 컸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사람, 새로운 분야, 게다가 적응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기간까지 어느 것 하나 불안함을 덜어주는 것은 없었다. 때문에 지난주 월요일 라포르시안 사무실 문을 첨 여는 순간의 긴장을 아직도 기억한다.

다행이도 모든 기자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긴장감을 덜 수 있었다. 약 2주간의 실습이 적응의 고통이 아닌 신선한 경험으로 남게 된 것에는 이런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빌어 다시금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

최근 의료계는 혼란의 시기다. 원격진료와 영리화 논란은 그 동안 억지로 눌러왔던 전반적인 의료제도의 모순점을 한꺼번에 공론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어버렸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미래의 의료인으로서 불안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취재를 다니면서 직접 보고 들은 내용과 오랜 기간 동안 의료계를 지켜본 많은 분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현 사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런 때 의대생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행동은 무엇일까. 그것은 현 사안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이리라 본다. 이 혼란의 정국 속에서 아직 학생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설픈 참여는 모두에게 좋지 않다. 하지만 관심마저 저버려서는 안 된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미래의 향방을 지켜보고 고민하는 것은 그 공동체 구성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비록 자신이 문제의 향방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는 위치라도 말이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사실상 그 의무를 방기해 왔다. 이제는 이런 문제점을 반성하고 작은 변화를 실천할 때다.

이 주간의 짧은 실습이 막을 내렸다. 이 짧은 기간에 너무 좋은 인연들과 생각들을 얻어간다. 사실 실습 전에는 귀한 마지막 겨울 방학을 2주나 투자한다는 생각에 살짝 불만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습을 마치고 보니 얻은 것에 비하면 방학 2주는 너무 싸다. 지불한 것에 비해 너무 큰 선물 보따리를 받아가서 부끄러운 맘이 앞선다. 내년 이맘때 의사국가고시를 무사히 마치고 편안한 맘으로 지금을 추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강병무 인턴기자는

대학에서 환경재료과학을 전공했다. 지난 2011년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현재 강원대 의전원 4학년 진학을 앞두고 있다. 1월 20일부터 2주간 라포르시안에서 의전원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특성화 선택실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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