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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의료의 디지털 전환, 의료소비자 관점서 살펴봐야송승재(벤처기업협회 부회장 겸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

[라포르시안]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2월 고시된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방안’에 따라 시작된 비대면 진료는 감염병 예방법을 통해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 단계 발령 기간에만 가능하도록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따라서 지난달 29일 질병관리청장 발표대로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낮아지는 오는 5월이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할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 이렇게 되면 국민이 코로나 이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비대면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 24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1379만 명을 대상으로 약 3661만 건의 비대면 상담·처방이 이뤄졌다. 그간 복지부는 비대면 진료가 중단되면 그만큼 의료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을 우려하며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겠다고 선언하며 법제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현재 여건상 당장 국회에서 통과까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열린 법안 심사에서 여야 국회의원 간 긴 논의 끝에 비대면 진료 법안을 계속 심사로 진행하자는 결론이 나면서 통과가 보류됐다. 만약 이번 달에 보건복지위를 통과하더라도 법사위에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오는 5월까지 법안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5월 초 코로나 감염병 단계가 낮아지면 비대면 진료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달 27일 환자 입장을 고려한다면 신속히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 마련을 주문하며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중단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불편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또 대면 진료만 가능하게 되면 환자 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비대면 진료를 경제적 논리가 아닌 환자 편익을 더해주는 의료서비스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발의된 4개 법안대로 재진 환자 대상을 원칙으로 하고, 비대면 진료만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는 바로 의료소비자인 국민이다. 비대면 진료를 도입해 국민이 얻는 편익이 크다면 정식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법제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반대로 그게 아니라면 원점부터 다시 논의하는 것이 맞다. 의료서비스 공급자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지금 그 우선순위가 바뀐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시행 방안인 ‘재진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것 역시 국민 입장에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국민이 생각하는 재진과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재진이 다르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그 차이를 줄여야 한다. 재진을 시작으로 점차 초진 허용 범위를 늘려나가는 방안도 빼놓을 수 없다. 만약 비대면 진료로 특정 지역 의료기관이나 대형병원에 환자 쏠림이 우려된다면 지역이나 비대면 진료 비율·건수 제한 등을 둘 수 있다.

이러한 방안을 통해 사회적으로도 수용할 수 있는 형태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많은 학자들은 앞으로 사스·메르스·코로나와 같은 심각한 전염병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따라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충분한 효용가치를 입증한 비대면 진료는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예견된다.

의료의 디지털 전환은 비대면 진료와 같이 국민이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하면서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비대면 진료는 이미 2년 이상 시행되면서 약 3천만 건이라는 수치로 그 가치를 입증했다. 비대면 진료처럼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만큼 의료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서비스 공급자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의료소비자의 입장이다. 그동안 의료 공급자 입장만 너무 고려한 나머지 정작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이자 의료소비자인 국민은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국민 건강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키는 것이 그 어떠한 가치보다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의 기준은 국민 건강을 효율적으로 지키는 데 있다. 

<헬스인·싸>는 각종 행사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트렌드를 잘 쫓아가며 주목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사이더(insider)'와 통찰력을 의미하는 '인사이트(Insight)'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의료기기 인허가, 보험급여, 신의료기술평가, 유통구조, 공정경쟁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폭넓은 안목과 통찰력을 공유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료기기 제도·정책을 살펴보고, 나아가 의료기기업계 정부 의료계 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합리적 여론 형성의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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