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강병무 인턴기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 정기 대의원총회가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대한의사협회 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정총에는 총 41개 의과대학중 33개 의대 학생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날 정총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는 의사총파업 투쟁결의 상황보고와 이에 대한 대응방향 이었다. 의대협 측은 주제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비공개로 회의가 진행된다고 공지를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과대학 학생 대표는 “대표들 간에 의견들이 많이 오고갔다. 회의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평온했다”고 말했다.

회의는 약 4시간 정도 진행되었고, 회의가 끝난 후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서 의대협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비판하고 앞으로 적극적인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집회를 개최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 되었다.

이날 정총을 지켜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결의문에서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의대협 측은 “빠른 시일 내에 비상총회를 개최해서 구체적인 집회 방법과 시기, 시기 장소를 결정 하겠다”고 말했으나 비상총회 날짜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겨울 총회가 의사총파업 투쟁결의에 대한 첫 번째 모임임을 감안 하더라도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또 결의문 내용이 이렇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의대협의 구성원 들 대부분이 학생이란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현직 의사가 아닌 학생으로서 적절한 개입 형식과 위치를 잡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인 듯 싶다.

이는 결의문 채택과정에서도 엿볼 수가 있다. 총 4시간의 회의 시간에서 후반 1시간이 결의문에 들어갈 문장의 내용과 단어선택에 사용되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과대학 대표는 “결의문의 문장을 가다듬는 과정에서 수많은 의견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자극적인 문구가 들어가는 것을 좀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시간이 좀 지체되었다”고 말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이번 논의가 현재 의료계의 가장 민감한 이슈에 대해 의대협이 공식적인 첫 목소리를 낸 것에 큰 의의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날 축사를 했던 노환규 의협회장도 언급했듯 의대생 들은 지금까지 다른 직역 학생들에 비해 제도나 의료계 현안에 관심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 볼 때 아직 집단적인 행동을 갖지는 않았지만 의과대학 학생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한 것만으로도 많은 의대생들에게 관심를 촉구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추가적으로 이러한 움직임들이 좀 더 추진력을 갖기 위해선 의대협이 의대학생들의 공식적인 대표라는 정당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 11대 의대협에서 약 10개 대학에서 시행한 신임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대학에서 80% 이상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직 많은 의대생들이 의대협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성격을 갖는 집단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새로 출범할 12대 의대협에서는 대의원 간접 투표로 회장 및 의장을 선출하는 현행 제도를 점차적으로 직접 투표로 전환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 이날 12대 회장으로 당선된 함현석 당선자(인제의대)는 “앞으로 41개 대학 모두에게 신임평가를 받을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안팎으로 민감한 문제가 교차된 상황에서 출범할 제 12대 의대협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와 관심이 모아진다.

강병무 인턴기자는

대학에서 환경재료과학을 전공했다. 지난 2011년 강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현재 강원대 의전원 4학년 진학을 앞두고 있다. 1월 20일부터 2주간 라포르시안에서 의전원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특성화 선택실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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