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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국고지원 법개정, 3월 넘기면 심각한 상황 맞는다작년 말 일몰 맞아 건강보험 재정 정부지원 근거 상실
4월부터 내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5월 의료수가 협상 앞둬
"국고지원 안되면 그만큼 수가 인하하거나 보험료 인상해야"

[라포르시안]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 근거를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관련 규정이 작년 마지막 날을 기점으로 일몰제 적용을 받아 효력을 상실했다. 이후 법개정 논의가 미뤄지면서 건강보험에 국고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부재하는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3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을 처리하지 않으면 진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오는 4월부터 각 부처별 내년도 예산안 편성이 시작되고, 5월에는 건강보험공단과 의료공급자단체 간 내년도 건강보험 의료수가 협상을 앞두고 있다. 그 전에 건강보험 국고지원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수가를 대폭 인하하거나 높은 수준의 건강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제를 연장하거나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 개정안 9건이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현행 건강보험법 제108조(보험재정에 대한 정부지원) 1항은 '국가는 매년 예산의 범위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00분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에서 공단에 지원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국민건강증진법 관련 부칙에는 '보건복지부장관은 제25조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2022년 12월 31일까지 매년 기금에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당해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00분의 6에 상당하는 금액을 건보공단에 지원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31일까지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시한을 연장하거나 폐지하는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고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 

법적으로 국고지원 근거 규정이 효력을 상실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고 있다. 정부는 2023년도 건강보험 지원 예산으로 10조9,702억원을 확보했으나 관련 법규정이 효력을 상실하면서 이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잃었다. 

국민건강증진법에서 규정한 국민건강증진기금 지원도 함께 일몰되면서 이 기금을 이용한 금연치료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금연치료지원사업에 참여한 의료기관에는 의료기관에는 금연진료 수가를, 금연치료 이수 완료자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흡연자가 담배를 구매할 때 내는 세금으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을 재원으로 했다. 

하지만 국민건강증진법에서 건강증진기금 지원에 관한 규정이 효력을 상실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3월에 건강보험 국고지원 근거를 담은 건보법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하면서 건강보험 지원 예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5월에 있을 건강보험 의료수가 협상도 골치아픈 상황을 맞게 된다. 관련 법규정 부재로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수가 협상에서 그만큼 수가를 인하하고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강은미 의원은 "건강보험 국고지원 조항이 일몰되면서 올해 예산이 편성돼 있기는 하나 국고지원에 대한 법적근거가 사라져 국민들은 보험료가 폭등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게다가 부처 예산 편성이 4월, 건강보험 수가 예비협상이 5월에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3월 중에는 건강보험법이 처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없을 경우 보험료를 18% 인상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잘 차려놓은 건강보험에 숟가락 얹고 엎으려는 사람은 누구인가>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정부지원금을 사용할 법적 근거가 없으니 올해 5월 말에 있을 수가 계약 체결 시 수가를 정부지원율 14%만큼 인하를 하거나 8월 말 예정인 2024년도 보험료율 결정시에 보험료 18% 인상 안을 내놓든지 해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건강보험노조는 "건강보험 정부지원법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세월만 보내다가 이 법을 통과시키지 않고, 건강보험 재정적립금(잉여금) 17조 중 11조를 올해 소진하고 나면 나머지는 지불 준비금도 부족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을 5년 더 연장하는 쪽으로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작년 12월 20일 "올해 말 일몰 예정인 국고지원 일몰조항(건보법 제108조)에 대한 정부의견은 ‘5년 일몰 연장’으로, 정부 내 입장 차이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정부 입장에 동의하는 상황이다. 

반면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일몰을 폐지하고 항구적 지원으로 법제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가 긴축 재정을 기조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낮추려는가 하면 건강보험 기금화 법안을 제출하는 등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 지속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며 "3월 임시 국회가 종료되기 전에 윤석열 정부와 민주당은 건강보험 국고 지원을 항구적으로 법제화하라"고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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