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빠지는 탈구는 과거 운동선수들에게서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어깨 탈구가 발생하면 어깨를 빠르게 원위치에 돌려놓는 것이 중요하지만, 빠진 어깨를 본인이나 주변인이 직접 맞추고 나서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습관성 탈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빠진 팔이 습관성 탈구로 이어지는 것은 어깨가 빠지면서 관절와순에 손상을 입혔기 때문이다. 어깨 탈구는 팔의 절구공처럼 생긴 둥근뼈(상완골두)가 이를 감싸고 있는 어깨의 관절와에서 이탈되는 것을 말하는데, 팔이 빠지면서 관절와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의 연골인 관절와순을 손상시키게 된다. 한 번 손상된 관절와순은 자연치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후 반복적으로 탈구가 일어나는 ‘습관성 탈구’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관절와순의 하부(3~6시 방향)가 손상된 것을 방카르트 병변이라 하는데, 이는 습관성 탈구의 원인을 밝혀낸 방카르트의 이름을 딴 것으로, 습관성 탈구 원인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운동하면서 어깨를 무리하게 회전 시킬 때, 넘어지면서 팔을 바닥에 짚을 때 등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보존적인 치료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대부분 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실이 달린 나사못을 관절와에 삽입한 후 방카르트 병변 부위를 실로 단단히 봉합하는 것으로, 봉합술의 핵심은 봉합 후 파열이전과 동일한 장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어깨가 빠지면서 관절와순의 전하방 부분의 파열뿐만 아니라 뼈도 함께 부러지며 관절와의 골소실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골성 방카르트 병변’이라 한다. 골소실이 커서 방카르트 재건술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오구돌기 이전술(라타젯 술식)’을 시행할 수 있다. 오구돌기 이전술은 어깨 앞쪽 오구돌기 뼈를 잘라 소실된 부위에 접합하는 수술이다. 관절와의 골소실이 20%가 넘으면 관절내시경 봉합술보다는 오구돌기 이전술을 시행하는 것이 재발률을 줄일 수 있다. 어깨 탈구로 치료를 받았다면 6개월 정도는 운동을 피하고 어깨가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재활운동을 병행해야 습관성 어깨 탈구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천안센텀정형외과신경외과병원 김우석 정형외과 원장은 “일반인들은 어깨가 빠졌을 때 다시 맞추면 괜찮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탈구를 단순히 어깨뼈만 자리를 벗어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뼈가 본래 자리를 이탈하게 되면 주변의 혈관, 인대, 힘줄 등 중요조직을 손상시키며 벗어나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은 뒤 치료해야 한다. 또 과거에 한 번이라도 어깨 탈구를 경험했다면 관절와순 파열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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