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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디서든 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응급의료 지역화'가 중요'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안'서 지역응급의료기관 역할 축소 우려
"중증응급의료센터 역량 강화만을 위한 정책, 지역 응급의료시스템 악화 초래"

[라포르시안] ‘전국 어디서나 최종치료까지 책임지는 응급의료’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안)'을 수립하기에 앞서 제시한 제도개선 방향이다.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 및 병원 간 연계·협력 강화, 지역별 상황을 반영한 응급이송체계를 마련해 응급환자가 전국 어디에서나 최종치료까지 받을 수 있는 지역완결적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앞서부터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응급의료시스템을 이제는 지방에서도 지역내 응급환자를 수용하고 최종 치료까지 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 지역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도 '적절한 환자를,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체계를 개편하는 데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하지만 복지부가 이번에 수립하고자 하는 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안이 응급의료 지역화에 역행하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복지부가 공개한 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안을 보면 병원 단계에서 지난 1월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과 연계해  응급의료센터 진료역량을 강화하고, 권역 내 병원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전국 125개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전국 40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각각 응급의료센터와 중증응급의료센터로 개편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뇌출혈과 심근경색 등 중증응급환자가 전국 어디서든 1시간 안에 진료와 최종 치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다만 전국 각 지역응급의료기관(전국 243개)은 '24시간 진료센터(지역 응급실)'로 개편하고 일차응급의료 및 경증응급환자 최종치료 역할을 수행하는 쪽으로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에 제시한 기본계획안은 중증응급환자 치료에서 지역응급의료센터까지 최종치료 역할을 맡고, 지역응급의료기관은 지역 응급실 수준으로 개편해 경증·비응급 환자 진료를 맡도록 해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개선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지역 중소병원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역 응급의료 인프라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의 역할을 축소하고 정책적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대한중소병원협회에 따르면 국내 응급의료기관 410여 개소 중 중소병원 응급의료기관은 252개로, 전체 응급의료기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다. 그런데 복지부가 마련한 4차 응급의료 기본계확안에는 지역응급의료기관 역할을 축소해 치료 자원 부족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중소병원협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필수의료 지원대책 중 하나인 이번 응급의료 기본계획은 지역의료의 안전망을 담당하는 중소병원의 역할을 배제함으로써, 치료 자원의 부족을 심화시켜 응급환자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응급의료 지원계획(안) 방향에 따르면 지역응급의료기관을 맡고 있는 지방 중소병원은 입원이 불필요한 경증 응급환자를 담당하는 의료기관으로 인식될 수 있다. 지역응급의료기관에서 응급의료 분야 의료인력 확충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대형병원이 운영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증응급의료센터'로 개편하고 추가로 10~20개를 확충할 경우 지역 중소병원에서 의료자원 유출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이런 정책 방향은 지역의 응급의료서비스 기반을 확충해 집 가까운 곳에서 양질의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온 정부의 응급의료체계 개선 방향과도 맞지 않다. 

특히 2019년 2월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사망 이후 ‘환자와 지역중심의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사회적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복지부는 이듬해인 2020년 1월 중앙응급의료위원회를 열고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응급의료체계 개선 방향'을 심의·확정한 바 있다. 

당시 중앙응급의료위원회에서 의결한 ‘응급의료체계 개선 방향'은 지역의 응급의료서비스 기반을 확충해 집 가까운 곳에서 양질의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전국 70개 중진료권을 중심으로 최소 1개 이상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어디서나 기본적인 응급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시·군·구별 최소 1개 이상 응급실을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응급의료 지역화를 위해 지방정부가 지역 응급의료자원 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조사 결과를 활용해 지역별 이송지침 등 지역 맞춤형 응급의료정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지방정부 역량 강화를 위해, 포괄보조사업을 확대해 예산 집행 자율성을 높이고, 지역의 응급의료정책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지역응급의료 정책평가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 마련한 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안은 오히려 중앙정부 중심의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과 운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병협은 "이번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지역 응급의료에서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을 육성하는 방안은 빠져있다”며 "한정된 국내 의료 인력 상황에서는 대형병원의 인력 증원은 지역 중소병원의 인력 감소로 이어지게 되며, 재원 역시 정부의 추가재정 투입이 없는 개편안에서는 지역 중소병원의 종별 가산금을 빼서 수도권 대형병원에 몰아주게 돼 지역 의료시스템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병협은 “지역응급의료기관에게 경증과 비응급환자만 보라고 하는 것은 한정된 의료자원 내에서 국가적 손실"이라며 "중증응급의료센터 역량 강화만을 위한 정책은 오히려 응급실 과밀화와 의료취약지 응급환자 접근성 개선은 커녕 현재의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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