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감시모니터 ‘NIPE’, 부교감신경계 측정으로 통증 수치화
의료진 주관적인 판단에 더해 보다 정확한 통증 관리에 도움

[라포르시안] 통증 감각의 줄임말 ‘통각’은 유해하거나 잠재적 유해성이 있는 자극에 대한 감각신경계 반응이다. 감각신경 세포는 통증이 발생하면 화학적 물리적 통증을 비롯해 냉각·온열 등 통증 신호를 만들어 뇌로 전달한다. 의식이 있는 환자는 통증이 생기면 그에 따른 각각의 반응을 보이지만 의식이 없거나 전신마취 환자라면 통증 반응을 보일 수 없기 때문에 이 경우 통각을 파악해야 한다. 그러면 통증과 통각은 왜 중요할까.

신체가 받게 되는 통증 혹은 통각은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ANS)를 변화시키고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카테콜아민·사이토카인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생산과 함께 심박수와 혈압을 증가시켜 생리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특히 수술 중 마취상태 환자가 받는 통각은 ‘surgical stress’를 발생시키고, 그 임상적 결과는 사망률 및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전신마취 환자의 통각을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가 2021년 5월 12일 보건복지부 고시로 승인됐다.

프랑스 의료기기 제조사 엠돌로리스 메디컬 시스템즈(Mdoloris Medical Systems)가 개발한 통증감시모니터 ‘ANI’(Analgesia Nociception Index·진통 통각 지수)는 심전도 기본 원리인 심박 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HRV)가 낮아지고 높아지는 간격을 분석해 환자 통증 상태를 모니터링 한다.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이를 기반으로 수술 중 전신마취 환자 통증을 모니터링 함으로써 진통제 투여량을 조절하고, 과소 또는 과도한 진통을 방지해 환자의 혈역학적 안정성을 유지시켜 준다.

심전도 기반 HRV를 이용해 통증 모니터링이 가능한 ANI는 심전도 측정 시 PQRS 파형 가운데 R값 만을 측정하고, 이를 통해 HRV를 스펙트럼 분석해 고주파 영역 값만 추출·계산함으로써 부교감신경계 지수를 환자 통증 지수로 변환해 제시한다. 자율신경계는 의지와 상관없이 반응하는 불수의 신경계일 뿐 아니라 교감·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유지하는 항상성을 갖고 있어 한쪽이 과하면 반대쪽은 감소하게 되는 원리, 즉 ‘길항작용’을 하게 된다. 이때 ANI는 편안함을 느끼는 ‘부교감신경계’를 측정함으로써 환자 통증을 수치화하는 것이다.

ANI의 사용 방법은 이중 센서를 환자의 오른쪽 가슴 위쪽, 또는 개복 수술 시 등 뒤에 부착하고, 단일 센서를 환자 왼쪽 가슴 아래쪽에 부착한 후 모니터에 표시되는 진통 통각 지수로 통각 반응 정도를 측정한다. 심전도 신호는 전기신호가 좌우 심방으로 전달돼 수축할 때까지의 전기세기를 나타내는 ‘P파’, 전기신호가 좌우 심실로 확산돼 수축할 때까지의 전기세기를 나타내는 ‘QRS파’, 심장 전기신호의 짧은 휴식기를 나타내는 ‘T파’가 반복된다.

ANI는 심장 수축에 따른 활동전류를 곡선으로 기록한 심전도 기본 원리를 이용해 통증 모니터링을 제공한다. 즉 R-R파 심실수축 간격이 낮아지고 높아지는 HRV를 분석해 통증 정도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부교감신경’ 활동을 백분율로 보여주는 것. 만약 ANI 수치가 50이면 자율신경계(ANS)의 전체 에너지 중 50%가 부교감신경 활동 에너지임을 나타낸다. 이때 ANS 전체 에너지는 모니터 스크린에 표시된다.

전신마취 중 ANI 수치가 50~70 사이로 유지되면 환자 통증이 적절하게 억제되고 있는 것이며, 부교감신경 활동이 교감신경보다 약간 우위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ANI 값이 50 이하로 떨어지면 10분 이내 혈역학적 반응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알려준다.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ANI를 이용해 환자 통증 상태에 따른 진통제 투여량을 조절해 혈역학적 반응을 예측해 피할 수 있다.

ANI는 ‘전신마취 중 환자의 통각 반응 감시’를 사용 목적으로 수술 중 전신마취 환자를 대상으로 진통 통각 지수(ANI)를 이용해 통각 반응을 모니터링 하는데 있어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로 평가받아 2021년 5월 복지부가 고시한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신생아 통증감시모니터 ‘NIPE Monitor V1’

엠돌로리스 메디컬 시스템즈의 통증감시모니터 ANI가 수술 중 전신마취 환자를 적용대상으로 하는 반면 ‘NIPE’(Newborn Infant Parasympathetic Evaluation)는 임신 26주 이상부터 2세 미만 영유아의 진통 통각 지수를 이용해 통증 정도를 수치화된 객관적 지표로 제시한다.

자궁 내 태아는 24주부터 통증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생아의 나이와 통증에 대한 반응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영아가 어릴수록 고통스러운 자극에 대한 반응이 더 중요하며, 더욱이 고통스러운 절차가 반복될수록 반응 강도 또한 자극 횟수에 비례한다. 문제는 신생아가 성인과 달리 통증 정도를 표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신생아 통증감시모니터 ‘NIPE Monitor V1’은 임신 26주 이상부터 2세 미만 영유아의 진통 통각 지수를 이용해 통증 정도를 수치화된 객관적 지표로 제시한다.
신생아 통증감시모니터 ‘NIPE Monitor V1’은 임신 26주 이상부터 2세 미만 영유아의 진통 통각 지수를 이용해 통증 정도를 수치화된 객관적 지표로 제시한다.

2008년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리카르도 카르바잘(Ricardo Carbajal) 프랑스 아르망 트루소(Armand Trousseau) 소아과병원 교수의 ‘EPIPPAIN’(Epidemiology of Procedural PAin In Neonates·신생아의 절차적 통증 역학) 연구에 따르면, 입원한 신생아 430명이 집중 치료 기간 하루 평균 16번의 침습적 시술을 경험했다.  이 가운데 60% 이상이 고통스러운 절차와 스트레스를 경험했지만 대부분 진통제 투여 등 적절한 통증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NIPE는 재태기간 26주 이상부터 2세 미만 영유아 통증을 실시간 측정하고 수치화해 소아마취과 의사의 적절한 진통제 투여량 조절로 통증을 억제하고 혈역학적 안정성을 높이는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NIPE(제품명 NIPE Monitor V1) 수입사 동방의료기 이수연 담당 PM은 “NIPE는 ANI와 동일한 원리로 부교감신경계를 측정함으로써 통증을 수치화한다. 다만 신생아는 자율신경계의 미성숙과 높은 기저 심박수로 더 낮은 HRV를 보이기 때문에 ANI의 HRV 분석에 대한 수정된 접근법이 적용됐다”며 “NIPE는 심전도를 직접 측정해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측정된 심전도 결괏값을 가져오기 때문에 심전도 모니터링 장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신마취 중 환자로 특정된 ANI와 달리 NIPE는 신생아의 ▲통증 ▲불편감 ▲편안함을 모니터링 하는 것으로 그 사용 목적이 보다 광범위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성인의 경우 통증 정도를 말로 설명 가능해 ANI 필요성이 전신마취 하로 국한된 반면 신생아는 표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취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적절한 통증 관리가 필요한 만큼 일반 병동·신생아중환자실·수술실에서의 NIPE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진 왼쪽부터 동방의료기 이석호 영업1부장, 이수연 CS 대리, 이태우 RA-QA 이사
사진 왼쪽부터 동방의료기 이석호 영업1부장, 이수연 CS 대리, 이태우 RA-QA 이사

NIPE는 특히 의료진의 주관적 판단에 더해 전기생리학적 신호를 실시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측정값을 제공해 신생아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임상적 유효성이 높다.

이수연 PM은 “임신 26주 태아부터 2세 미만 영유아는 통증을 직접 표현할 수 없다. 더욱이 신생아중환자실 아기들은 밝은 환경, 주기적인 소음, 침습적 처치로 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에 놓이게 된다”며 “발달 치료 연구에 따르면 자율신경 발달이 미숙한 신생아는 스트레스에 민감해 통증이나 불편함을 유발하는 상황이 아기의 신경 발달은 물론 장기적으로 고혈압·당뇨병·비만과 같은 심혈관 및 대사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신생아·영유아 통증 사정 도구는 일반적으로 1시간 간격으로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함께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한계성이 있다”며 “의료기관에서 통증 사정 도구와 병행해 NIPE를 활용하면 통증 정도를 객관적 지표로 파악할 수 있어 의료진의 주관적인 판단과 함께 보다 정확한 신생아 통증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NIPE는 신생아 통증을 미리 사정하고 중재하는 것은 물론 수술 중 사용하는 진통제의 과소·과대 사용을 예방하고 치료 효과를 높여 궁극적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방의료기는 신생아 통증감시모니터 NIPE Monitor V1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아직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은 기술로 확인됐지만 보험 등재를 위한 안전성·효과성 등 임상적 근거가 부족할 경우 임상 현장 활용을 통해 2년간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 신청을 유예하는 것으로 2015년 처음 시행됐다.

이태우 동방의료기 RA-QA 이사는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 신청을 앞두고 제조사에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유예제도 대상이 되면 의료기관에서 2년간 비급여 사용이 가능한 만큼 이 기간 해외 논문과 국내 임상자료를 취합해 향후 신의료기술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전 세계적으로 NIPE 도입 병원이 100여 곳에 달하고, 매달 유럽에서 관련 논문도 나오고 있는 만큼 유예제도 기간 내 충분한 임상적 근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국내 종합병원 한 곳에서 데모 시연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석호 영업1부장은 “앞서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ANI는 국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아 많은 의료기관에서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NIPE는 수입품목 허가를 받은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미 데모 시연이 진행 중인 종합병원에 NIPE Monitor V1 1대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며 “신생아중환자실·회복실이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시작으로 신생아실을 갖춘 산부인과 전문병원까지 영업마케팅 대상을 폭넓게 확대해 국내에서 신생아 통증감시모니터의 충분한 임상적 근거 창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