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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중앙회에 'EMR 인증권한' 부여 추진…의협·대개협 찬반 엇갈려의료법 개정안 발의...의협 등 중앙회가 인증사업 수행 근거 마련
의협 "데이터 표준화 관련 회원들 편의성 도모"
대개협 "의료기관에는 이중규제나 다름없어"

[라포르시안]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 실시하고 있는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인증제도’를 의료인 중앙회가 실시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법안이 발의됐다.

이러한 법개정 추진에 대한의사협회는 전자의무기록의 안전성과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전자의무기록 차트 관리를 관련 업체가 유료로 하는 상황에서 의료기관이 인증을 받는 것은 규제일 뿐이며, EMR 업체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데이터 안전성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현재 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서 시행 중인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사업을 각 의료인 중앙회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전자의무기록 인증사업은 EMR에 대한 국가적 표준과 적합성 검증을 통해 업체의 표준제품 개발을 유도해 시스템의 상호호환성 확보 등 품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인증기준을 만족하는 EMR시스템에 ‘제품인증’을 부여하고, 인증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사용하는 의료기관에 ‘사용인증’ 부여하고 있다.

조명희 의원에 따르면 제품인증은 국내 EMR 중 약 40%에 달하지만 의료기관 사용인증은 총 3만3,450개 의료기관 중 약 11.7%인 3,921건에 불과하다.

개정안은 인증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에 관한 업무를 제28조제1항에 따른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에 위탁할 수 있다’는 조문을 신설했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의료기관 사용인증이 낮은 이유에 대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건의료정보원 관계자는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인증사업은 의원급 의료기관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아우르고 있는데 의원급이 3만 곳 정도로 가장 많다. 그런데 의원급에 대한 특별한 혜택이 없다보니 인증제에 대한 수요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수가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 보니까 한 번에 할 수는 없지만 관련 수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조명희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기존 EMR 업체 중 일부가 의료기관과 계약해서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회원들이 각자 업체들과 계약해서 해당 업체의 영업 방식에 따라서 의료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는데, 국가적으로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해가는 단계에 있는 만큼 정보 자체가 표준화되면 그 기준에 따라서 시스템이 운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일선 의료기관에 따르면 EMR에 대해 불편해하면서 서비스가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있고, EMR 관련 안전성 및 호환성에 대한 우려도 많다”며 “의무기록은 의료인 입장에서는 지적재산권이며 동시에 환자에게는 본인에게 민감한 개인정보이다. 이를 민간에만 맡길 경우 상업적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인 중앙회가 인증사업을 하면 데이터 표준화 관련해 회원들의 편의성을 도모할 수 있다”라며 “가장 걱정하는 점은 환자 데이터가 임의로 민간 부분으로 넘어가는 부분인데, 특히 EMR을 해킹이나 보험사 등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문제도 공적 인증시스템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혜택이 가장 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기관의 인증 참여가 의무가 아닌 자발적인 만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혜택이 중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의협 관계자는 “사용인증이 의사들에게는 규제로 다가올 수 있다. 인증사업이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기 위한 경로는 장기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며 "의협이라는 공식적인 채널에서 회원 및 사용자 설문 등을 실시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들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개원의협의회는 EMR 인증 자체가 규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현재 EMR 업체가 의료기관으로부터 비용을 받으면서 관리하고 있는데 개원가가 EMR 인증을 받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료기관에게 EMR 인증을 받으라는 것은 이중규제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료기관이 EMR 사용인증을 받기 위해선 86개 인증기준을 거쳐야 하며, 현장 점검도 이뤄져야 한다.

의료기관이 사용인증을 신청하면, 인증제품의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한 의료기관의 실제 사용 여부를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인증한다. 미인증제품은 인증기관이 제품 개발기관에 자료제공 및 현장 실사 요구해 제품을 인증한 이후, 다시 해당 의료기관의 실제 사용 여부 점검을 통해 인증한다.

김 회장은 “EMR 데이터가 걱정이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을 만들어 업체를 규제하면 될 뿐, 의료기관에게 인증을 받으라고 할 필요가 없다”라며 “오히려 EMR 업체의 데이터 관리를 정확하고 엄격하게 하는 방안이 더욱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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