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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지원'에 추가 재정투입 없이 건보재정서 돌려막기?복지부, 지원대책에 드는 소요재정 등 설명 없어
종별가산 조정해 저평가 분야 보상 강화에 활용
의료계 "보상체계 조정이 또 다른 취약 분야 초래할 수 있어"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 관련해 수가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여기에 드는 재원이 어느 정도이고, 이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드는 재원 마련을 위해 추가적인 재정 투입보다는 건강보험 지출효율화를 명분으로 한 보장성 축소와 상대가치개편으로 종별 가산율 조정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은 다른 취약 의료분야를 초래하고 보장성 축소로 환자 부담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에서 중증, 응급, 분만, 소아과 등 필수의료 분야 수가 보상을 강화하는 데 드는 추가 소요재원 규모와 이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필수의료 지원대책 실행에 들어가는 재원은 건강보험과 일반회계 재정을 통해서 같이 지원한다는 큰 틀의 방향성만 제시했다.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은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필수의료 지원 내용이나 대상, 범위 등과 관련해서는 추가적으로 대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논의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며 "건강보험 구조개혁이나 지출절감 계획이 있으며, 거기서 절감된 금액을 필수의료 분야에 충분하게 투자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언급한 건강보험 지출절감 계획이란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검사 등 급여 항목과 기준에 대한 재점검 ▲공정한 건강보험 자격관리 ▲합리적 의료이용 유도 ▲재정누수 점검과 비급여 관리 등으로 지출을 줄여서 생긴 재정을 필수의료 지원에 투입하겠다는 게 골자다. 

추가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추진은 고사하고 기존 보장성 확대 분야도 급여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사실상 축소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복지부가 계획하고 있는 또다른 재원 마련 방식은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과 연계해 종별 가산율을 조정하ㅣ는 것이다.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따르면 상대가치 개편을 통해 종별가산정비, 수술․입원 등 저평가 항목에 대한 보상 강화를 추진한다. 

현재 의료기관 종별가산율은 상급종합병원 30%, 종합병원 25%, 병원 20%, 의원 15%가 균등하게 적용된다. 복지부는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에서 검체‧영상 검사 등에 적용하는 종별 가산을 전면 폐지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정을 입원료 및 외과계 수술 보상 강화에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결국은 필수의료 지원과 육성을 위해 추가적인 재정 투입보다는 기존 건강보험 보장성 영역에서 급여기준을 강화하거나 종별가산 손질 등의 방법으로 '돌려막기'를 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1월 31일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보건복지부

의료계에서 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지원을 위해 고난도 중증의료 인프라를 집중 지원하고, 저평가된 수술, 입원 등 항목에 대해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대책에 대해서 의료계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공공정책수가 도입을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가 없는 점, 현행 상대가치점수 총점 고정상태에서 영상검사 등 수가를 인하해 필수의료 영역에 지원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서울시의사회는 "결과적으로 필수의료 보상지원 증액에 대한 구체적인 재정 계획 없이 아랫돌 빼서 윗돌 막는 식의 지원 대책이 아닌지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상대가치점수 조정 등 종별, 분야별 보상체계조정이 자칫 또 다른 취약 분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정부가 마련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으로는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시민단체와 노동계, 진보적 보건의료단체 등이 참여하는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오늘(3일) 성명을 내고 복지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대책'이 실효성은 없고 민간 중심 의료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공공정책수가로) 필수의료 분야 수가를 인상하면 다른 분야와 과목 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은 가만히 있을까"라며 "공공정책수가는 수가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 민간의료기관들의 배를 불리고,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수단이 될 뿐"이라고 했다. 

결국 필수의료 지원을 명분으로 수가를 인상하는 데 드는 재원 마련 부담이 환자한테 떠넘겨 질 것으로 우려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의료기관에 지원하는 ’공공정책수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말하지 않았다"며 "그간 정부가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보장성 축소)를 강조해 왔기 때문에 환자와 서민들에게 그 부담을 떠넘길 것 같다. 공공정책수가에 건강보험 재정을 쓰는 것이야말로 건강보험재정을 불안정하게 하고 낭비하는 것으로, 그럴 돈이 있으면 보장성을 강화하고 공공의료를 확충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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