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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원격의료 제도화 추진...의료계·시민사회 반발국민의힘 "의료계 거부 시 입법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압박
"전형적 재난 자본주의...의료민영화 정책에 반대"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여당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비대면 진료 입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의료 민영화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앞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비대면 진료는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다"며 "의료계가 이를 거부한다면 입법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변화 중 하나가 우리 생활 곳곳에 숨어있는 각종 규제를 타파하는 것이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비대면 진료 제도화"라며 "실손보험은 국민 대다수인 4,000만명이 가입해 있지만, 청구가 불편해 1차 병원 진료비 등 소액 보험금은 청구를 포기하는 사태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 역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에 힘입어 약 3,500만건이 상담 처방되는 등 이미 생활 속에서 자리 잡고 있다"며 "신속하게 제도화되지 않는다면 코로나 시기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제도로 그칠 수가 있다. 의료계는 국민 삶의 질과 의료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개혁을 거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이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관련해 국회에 5건의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은 실손보험 청구 관련 서류를 요양기관이 보험회사에 직접 전송하게 함으로써 보험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하고 요양기관과 보험회사 등의 업무 효율성을 제기한다는 것을 취지로 내세우고 있다.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를 보험업법 개정에 대해 의료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청구 간소화가 가입자의 편의 증진이 아니라 보험사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병원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회 등 의약 5개 단체는 작년 5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제출서류 등 보험금 청구절차에 대한 근본적 개선 없이 오로지 전체 요양기관에 보험금 청구 관련 서류를 전송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업무를 요양기관에 전가하는 것"이라며 "보험업계가 해당 개정안을 손해율 감소와 이윤 증대에 악용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서류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보험사는 이를 통해 환자 보험금 청구 삭감 근거를 마련하고, 보험 갱신 거절의 이유로 삼을 수 있다. 내부적 행정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손해율 감소와 이윤 증대를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 관련해서도 ▲대면진료가 원칙이고 비대면 진료는 보조적 수단▲비대면 진료는 국민의 건강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해야 ▲비대면 진료 정책 과정에서 의협 주도권 확립 등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의료 민영화 정책이라면 반발하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1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건강보험 보장 정책을 공격하면서 민간보험사에 환자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자동전송하겠다고 하고, 기본적 응급·필수 진료도 하지 못할 만큼 의료가 시장화된 나라에서 원격의료로 기업의 의료 진출을 허용하겠다고 한다"며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의료 민영화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원격의료)는 기업의 의료 진출을 위한 플랫폼 민영화라고 지적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를 도입하려는 것은 재난의 충격을 신자유주의 민영화와 규제 완화 추진의 기회로 삼는 전형적 ‘재난 자본주의’"라며 "정작 팬데믹이 드러낸 것은 원격의료가 아닌 공공의료의 필요였다"고 강조했다. 

원격의료를 도입한 나라들이 민영화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캐나다는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를 영리기업들에게 허용하면서 의료비가 상승했고 과다 청구 등 비윤리적 의료 행태가 증가했으며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발생했다"며 "영국에서도 영리기업이 원격의료를 하면서 의료비가 증가하고 국가 의료시스템에 악영향을 끼쳤다. 미국에서는 원격의료 때문에 질이 낮은 부적정 의료 행위가 많아졌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디지털 접근에 대한 불평등 때문에 의료 접근성 격차가 커졌다"고 우려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추진이 실제로는 개인의료정보를 실손보험사에 전자전송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개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소액청구뿐 아니라 건강보험 진료를 포함한 모든 진료정보가 디지털화되어 보험사에 자동전송될 수 있다. 디지털화된 정보는 손쉽게 축적될 수 있고 다른 정보와 연계될 수 있다"며 "의료기관에서 자동축적한 전산화된 개인정보를 보험사들이 가입 거절, 지급 거절, 보험료 인상 등에 활용하지 않을 리가 없다. 결국 보험금 지급률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우상의료운동본부는 "정부가 정말 민간 보험금 지급률을 올리려면 다른 나라들처럼 보건 당국이 나서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보험료와 최저 지급 수준을 법제화하는 등 규제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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