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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10년간 4천명 증원 방안은 아직 유효할까복지부-의협, 오늘부터 '의료현안협의체' 시작
공식 의제서 의대정원 관련 안건은 빠져...복지부 "협의체서 논의"
의협 "필수·공공의료 수가 인상,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선행돼야"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해 오늘(26일)부터 필수의료 육성과 전공의 수련체계 등 의료현안을 둘러싼 협의를 시작한다. 여기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보건복지부와 의료계는 지난해 '필수의료 살리기 위한 의료계와의 협의체'에서 필수의료 지원 우선순위, 지역전달체계와 보상체계 개선방안, 필수의료 인력 확충방안 등을 지속해 논의했다. 의료현안협의체에서는 작년부터 논의해온 지역의료, 필수의료, 의학교육 및 전공의 수련체계 발전방안 등을 더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의료현안협의체는 26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협의체를 열고 지역의료 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해 필수의료 지원대책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의대 정원 관련된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복지부는 중장기적으로는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추진계획을 보고하면서 "의대정원 증원 등 핵심 정책은 의료계와 상시 협의체를 가동해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필수의료라든지 지방병원에 대해서는 전공의를 우선 배치하고, 소아심장 등 특수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의사 양성을 직접 지원할 계획"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 국민들이 관심이 많은데 저희가 그동안 신뢰를 많이 쌓아왔기 때문에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의대 정원 확충과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해서 의료계와 조속히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때 복지부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정원 확대 논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당시 복지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의과대학 정원을 2022학년도부터 최대 400명을 증원하는 방식으로 10년간 한시적으로 4,000명을 추가로 양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당정이 확정한 추진방안에 따르면 현재 연간 3,058명인 의대 정원은 2022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3,458명으로 확대된다. 10년 후인 2032년에는 다시 2021년 정원 규모인 3,058명으로 회귀한다. 

추가로 늘어나는 의대 정원은 지역 내 중증 및 필수 의료분야에 의무적으로 종사할 '지역의사' 300명과 역학조사관·증증외상 등 특수 전문문야 50명, 의과학자 50명을 양성하는게 핵심이다. 

의대가 없는 지역에는 의대 신설을 적극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자체 및 해당 대학의 의지와 실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의대정원 증원과는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당정은 이와 함께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활용해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조속히 입법을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의대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추진에 반발해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전국의사총파업에 나서자 복지부는 의료계와 협의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며,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근거로 복지부는 이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하는 등 코로나19 유행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의정합의에 따라 의대정원 증원을 논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의사협회는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정원 증원 논의와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내고 "의사인력 수급 문제는 의료 수요자 및 공급자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모두가 영향을 받는 전 국가적인 사안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 및 재원 등도 충분히 고려해 신중히 검토해야 할 일"이라며 "각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고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표를 갖고 인력 수급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전국 의사들의 힘을 모아 어렵게 이뤄낸 9.4.합의를 존중해 정부가 그 이행을 준수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향후 코로나19가 안정화된 후 정부와의 신중한 논의를 거쳐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중·장기적이고 합리적인 의사인력 수급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16일 '지역 의료격차 실태발표 및 개선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의 의료격차와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필수·공공의료 인력 등 인프라 부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공공의대 신설 및 의대정원 확대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실련이 분석한 결과 치료가능 사망률의 지역 간 격차가 크고, 치료가능 사망률이 높은 지역은 300병상 이상 책임의료기관의 의사와 공공병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를 근거로 "최소 1,000명 이상 의대정원을 확대하고 의료취약지에 공공의과대학을 신설해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중단된 관련법 제정 논의를 재개해 법제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의사협회는 지역의 필수의료 인프라가 붕괴되고 지역간 의료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의사인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의사가 지방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의협은 "지방의료기관이 구인난에 허덕이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순히 우리나라의 의사 수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의사가 지방에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리나라 의료 환경의 문제점은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으로, 필수의료에 대한 저수가 문제, 의료사고 책임 문제, 열악한 근무환경 등 지원 대책 부재로 인해 필수의료를 기피할 수밖에 없고 필수의료 분야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필수의료 및 지방지역 기피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무리하게 의사 수를 늘릴 경우, 해당 분야의 기피현상은 해결되지 못한 채 국민의료비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져 우리나라 의료체계 전반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들이 필수의료·지역의료에 자발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전공의 및 전문의를 포함한 필수·공공의료 분야 인력에 대한 지원 강화 ▲필수·공공의료 인력의 근무환경 개선 ▲전폭적인 재정 투입을 통한 필수·공공의료 분야 수가 인상 및 공공정책수가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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