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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대란' 온다는데,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계속 줄어내과 분과전문의 소화기·신장 분야로 몰려...대학병원 내분비 전문의 부족
내분비학회 "종합병원 이상 내분비의사 의무채용 기준 필요"

[라포르시안] 당뇨병의 주 진료과는 내분비내과이다. 그런데 당뇨병 환자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내분비를 지원하는 전임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 내분비 전문의들은 '당뇨병 대란'에 대비하기 위해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내분비내과 의사 의무채용 기준 등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 2022(Diabetes Fact Sheet)'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다. 전체 숫자로는 약 600만명 정도다. 학회는 우리나라 국민 2,000만명 이상이 당뇨병 또는 당뇨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반면, 당뇨병의 주 진료과인 내분비 의사 수는 줄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내과 분과전문의를 위해 전임의 과정에 들어오는 인력은 연간 약 600명 정도이다. 이 중 300명 정도는 소화기 분과에, 100명 정도는 신장 분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내분비 지원자 수는 14명에 불과하다.

대한내분비학회 김대중 보험이사(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최근 라포르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내과 분과전문의 지원이 주로 시술이 있는 분과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김대중 보험이사는 “소화기내과는 내시경 때문에 전통적으로 지원이 많고, 최근에는 투석환자가 늘면서 기본적으로 수입이 되는 신장내과도 지원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반면 내분비, 감염, 알레르기, 관절류마티스 등은 진료만 보다보니 상대적으로 수입이 좋진 않을 수 있어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형성되는 양상을 보면 소화기 쪽은 취직할 곳도 많고 보수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경쟁력이 있는데 내분비나 알레르기 쪽은 취직 자리도 좋지 않고 개업도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학병원에서도 내분비 전문의 부족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내분비내과 전문의가 정년퇴임이나 개원 등의 이유로 대학병원을 떠나면 그 자리에 젊은 교수가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은 충원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대중 보험이사는 “내분비나 알레르기, 류마티스 등은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선 동네의원보다는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 있어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그러나 상대적으로 대학병원은 수입도 약하고 연구, 승진, 업적 등의 스트레스가 상당히 많다보니 내분비를 고민하지 않는 것 같다. 전공의들과 이야기해봐도 일차적으로 소화기나 신장 분과를 많이 생각하고, 해당 분과 경쟁에서 밀려나야 내분비를 생각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내분비 의사 감소 현상이 당뇨병 환자 관리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했다.

김 보험이사는 “국내 의료전달체계가 좀 기형적이긴 하지만 대학병원을 찾는 당뇨병 환자가 꽤 많다”라며 “이 환자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내분비 의사 수가 확보돼야 하는데 내분비 의사가 줄어든다는 것은 이를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학병원에 입원한 환자 수가 1,000명이라고 할 때, 이 중 150명 정도는 당뇨병을 갖고 있다. 

김 보험이사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입원한 환자 중에는 까다로운 당뇨병 환자들이 굉장히 많다”라며 “수술을 위해 입원했는데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면 제대로 관리를 해줘야 되는데 다른 진료과에서 당뇨 관리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이는 내분비내과가 적극 개입해야 되는 문제인데 지금 그런 부분이 잘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대한내분비학회 김대중 보험이사.

그는 “당뇨병이 있는 환자가 다른 진료 때문에 입원했을 때, 입원 중 혈당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감염 문제도 심각하고, 수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며, 특히 중환자실 환자는 회복력이 떨어지는 등의 여러 이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내분비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그런 환자들의 혈당을 제대로 관리하고 결과를 좋게 만드는 진료 행위가 필요하다”며 “현재는 내분비 의사들이 그런 진료 행위를 하지 않고, 일부 협의 진료 환자에 대해서만 개입을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당연히 내분비 의사가 더 많아야 한다”라며 “전문가들은 내분비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등이 팀어프로치를 해서 환자를 교육하고, 치료 방법 및 약물도 새롭게 선택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수가구조에는 그런 시스템 체계가 없어서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당뇨병 유병률을 감안할 때 내분비 전임의 지원자 수가 1년에 30~40명은 돼야 필요한 인력을 충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이사는 “내분비 전임의 지원자 수가 작년엔 14명이었고 올해 정확한 통계는 3월에 나오겠지만 지금 소문에 의하면 12명이란 말도 있다”라며 “현재 상급종합병원 수는 45개로, 진료만 생각해도 전체 내분비 의사 수는 60명 정도는 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임의는 보통 2년 정도가 요구되고, 한 해에 1명을 뽑는다면 2개 연차니까 한 병원에 내분비 의사 2명이 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최소한 전체적으로 한 연차에 30~40명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내분비내과 전문의를 늘리기 위해 의무 채용 등의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보험이사는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서 내분비 의사를 꼭 채용해야 하는 기준을 만들면 지원자 수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학회에서는 내분비 의사 의무채용 기준을 만들면 내분비 의사의 입지가 강화되고 지원자 수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비전으로 생각하고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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