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본원·중앙감염병병원·중앙외상센터 총 760병상 규모로 축소 조정
국가 중앙병원 역할 수행에 턱없이 부족

[라포르시안] 정부가 국립중앙의료원(NMC)과 중앙감염병병원 신축·이전 사업 규모를 당초보다 대폭 축소하는 것으로 결정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는 고 이건희 회장이 기부한 7000억 원을 투입하는 데도 불구하고 재정당국이 병상규모 축소를 결장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11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사업 총사업비 조정 결과를 통보했다. 

기재부 조정 결과 국립중앙의료원 본원은 526병상으로, 중앙감염병병원은 134병상으로, 중앙외상센터는 100병상 등 총 760병상 규모로 결정했다. 

당초 요구한 신축·이전사업 규모는 본원 800병상, 중앙감염병병원 150병상, 중앙외상센터 100병상 등 총 1050병상 규모였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기재부 의뢰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통해 의료원 본원은 496병상 규모 또는 596병상 규모로 설립하는 2가지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134병상 규모로 건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에 기재부가 조정안을 검토하면서 조세재정연구원이 제시한 방안에서 국립중앙의료원 본원과 중앙감염병병원 규모를 최소 수준으로 하는 안을 채택한 것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 조정 결과. 자료 출처: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 조정 결과. 자료 출처: 국립중앙의료원

이같은 결정은 정부는 작년 5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을 800병상 규모로 확대해 이전·신축을 추진하고,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150병상 규모로 건립하겠다고 밝힌 것에도 훨씬 못 미친다. 

당시 중수본 측은 "삼성에서 7,000억원 기부금이 전달되면서 당초 100병상 정도의 규모로 고민하던 감염병전문병원을 최소 150병상 정도 규모로 짓게 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세재정연구원이 기재부 의뢰로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실시하면서 국립중앙의료원 본원과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무엇보다 병상 규모 축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신축과 함께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과도 어긋난다. 

정부가 2021년 6월 수립한 ‘제2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이전‧신축을 통해 규모 및 역량을 확충하고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한다. 

이전‧신축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 인프라를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갖추고, 감염·응급·외상·심뇌혈과·모자·치매 등 중앙센터와 감염병 예방 및 의료대응 총괄 조정·관리 역할을 하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설치하기로 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상급종합병원 수준 인프라를 갖추고 국가 중앙병원으로 역할을 수행하려면 최소 800~1000병상 규모를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기재부의 이번 결정은 큰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의료원(원장 주영수)은 오는 12일 오후 2시부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병상 축소 결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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