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

[라포르시안] 최근 다양하게 활용되는 3D 프린팅은 작업 시 유해 물질이 다량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환기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작업 소재와 제작 방법에 따라 유해 물질 발생량이 어떻게 다른지, 또 환기를 하면 유해 물질이 얼마나 감소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사용자들의 우려가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공동 1저자 김태훈·홍다영 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작업 방식과 재료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환기 시스템을 가동하면 수 분 내 유해 물질 농도가 충분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작업장 환기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3D 프린팅은 다양한 소재의 재료를 켜켜이 쌓아 올리는 제조 방식을 이용해 원하는 객체를 쉽게 제작할 수 있어 여러 산업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특히 기존 의료기술에서는 제작이 어려웠던 환자맞춤형 의료기구 및 재료를 쉽게 만들 수 있어 각종 의료분야에 적용돼 임상 진료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3D 프린팅 과정에서는 다양한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3D 프린팅 방법인 ‘압출방식’의 경우 플라스틱 소재를 열로 녹이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로 인해 벤젠,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 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증가하는 ‘광중합방식’은 액체 상태인 화학물질에 자외선을 이용해 성질을 변화시켜 굳히는 방식으로 후처리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

그동안 3D 프린팅 작업 시 발생하는 유해 물질 위험성에 대한 여러 연구가 발표됐지만 압출방식의 3D 프린팅 작업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의한 유해물질 평가가 대부분이었고 광중합방식 제작 방법의 유해성 연구는 거의 없었다.

김남국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 내 3D프린팅 작업실(가로5m☓세로3m☓높이2.5m)에서 3D 프린터 가동 시 발생하는 대표적 유해 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미세먼지 PM10 및 초미세먼지 PM2.5의 농도를 측정했다.

3D 프린팅 6가지 재료 및 작업 방식에 따른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및 환기 시스템 효과 분석
3D 프린팅 6가지 재료 및 작업 방식에 따른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및 환기 시스템 효과 분석

연구팀은 3D 프린팅에 많이 쓰이는 ▲PLA ▲ABS ▲TPU ▲Clear ▲Dental LT ▲Flexible 80A 등 6가지 재료를 사용했으며 대표적인 3D 프린팅 방식인 압출방식 및 광중합방식의 2가지 3D 프린터 유해 물질 발생량을 분석하고, 환기 여부에 따른 공기 질을 일반 연구실의 공기 질과 비교했다.

그 결과 환기 시설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용 재료에 따라 조금씩 시간 차이가 있으나 3D 프린팅 제작 시작 후 30분 이내에 대표적인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국제 기준을 모두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기를 시행하면 약 5분 내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유의하게 감소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기준 이하임을 확인했다.

3D 프린팅 작업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역시 재료에 따른 차이는 있었지만 환기를 시행하면 일반 연구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좋은 수준의 공기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3D 프린팅 재료와 제작방식에 따른 유해 물질 위험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지 않고 3D 프린팅 작업장 환기 시스템이 유해 물질로부터 사용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음을 밝혔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안전하게 3D 프린팅을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SCI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I.F=4.997)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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