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다원메닥스(대표 유무영)는 지난 27일 교모세포종(뇌종양) 환자의 임상 1상 ‘붕소중성자포획치료’를 시행했다고 28일 밝혔다.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은 뇌 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교세포에 생기는 악성 종양. 2005년 교모세포종 치료로 테모졸로마이드와 방사선으로 동시 치료하는 항암방사선병행요법의 임상적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교모세포종 환자의 평균 생존율은 7개월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항암방사선병행요법이 시행되면서 평균 생존율이 약 11개월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항암방사선병행요법은 교모세포종 표준치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시대로 진입하면서 생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다른 암종과 달리 교모세포종 치료는 뇌의 구조적 특이성으로 치료가 어려워 2005년 이후로 현재까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특히 항암방사선병행요법을 한번 진행한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재발 시 추가적인 방사선 치료가 제한적이고 대안 치료 또한 부족해 교모세포종은 5년 생존율이 5%에 머물 정도로 최악의 난치성 암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도의 기술을 바탕으로 의료용 가속기를 병원에 설치할 수 있는 과학이 발전하면서 중성자를 이용한 암 치료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20년 미국임상종양학회는 일본 연구그룹이 교모세포종이 재발한 환자 27명의 붕소중성자포획치료 결과를 발표했다. 재발한 교모세포종은 현재 과학 수준에서는 치료법이 제한적이어서 평균 생존 기간이 6~8개월인데 비해 붕소중성자포획치료는 1년 평균 생존 기간이 18.7개월이라는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그 대상 환자들이 모두 항암방사선병행요법을 받고 난 후에도 재발된 교모세포종 환자였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붕소중성자포획치료가 최초로 임상시험에 진입해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 대상으로 지난 27일 진행됐다. 이는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상용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으로 2023년 두경부암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에 이어 피부 흑색종·간암·폐암 등 다른 난치성 암을 대상으로 임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송도 BRC센터(길병원 뇌질환센터) 내 BNCT 의원에서 진행됐다. 환자는 입원한 병원에서 치료를 위한 검사와 사전 치료계획(CT-sim 등)을 수립하고 BNCT 의원으로 이동해 중성자 치료 한 시간 전 붕소의약품을 정맥 주사하게 된다. 이때 주사된 붕소의약품은 작용기전 상 암세포에 선별적으로 섭취된다. 이후 환자는 치료실로 이동해 치료대에 누워 중성자빔이 나오는 포트에 환부를 대고 한 시간 동안 중성자 빔을 조사하게 된다. 환자는 치료 후 기본 검사를 받고 퇴원해 3개월 단위로 경과를 지켜보게 된다.

붕소중성자포획치료가 새로운 암 치료로 주목받는 이유는 치료원리 상 붕소의약품이 흡수되는 세포 단위까지 치료 가능해 눈에 보이는 암 덩어리(고형암)의 치료만 가능한 기존 방사선·입자치료에 비해 개별 세포까지 작용해 ▲침윤성 암 ▲미세암 ▲분산암뿐만 아니라 재발 암의 치료도 가능하고 1회 치료 진행을 원칙으로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다원메닥스는 “이미 일본에서는 2020년 3월 붕소중성자포획치료 품목허가를 획득해 치료 효과 검증이 완료됐다”며 “다원메닥스의 이번 임상 개시로 태동기에 있는 붕소중성자포획치료 시장 선점을 위해 일본과 기술력을 경쟁하는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원메닥스는 2016년도 산자부 정책과제로 시작해 7년여 연구개발 끝에 독자적인 기술로 선형가속기 기반 붕소중성자포획치료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들을 선형가속기를 통해 빛의 속도로 가속 시켜 중성자로 변환시키고 환자치료에 적합한 속도로 중성자를 감속시킨 후 체내 투여된 붕소의약품과 반응토록 하는 것이 핵심기술로 ▲방사선 ▲물리 ▲IT ▲의료가 융합된 첨단 대형의료기기이다.

특히 국내에서 선형가속기 타입으로 연구용이 아닌 상용화된 목적으로 시스템을 개발 완료하고, 임상시험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유무영 다원메닥스 대표는 “이번 붕소중성자포획치료 임상시험 시작이 깊은 터널에 있는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는 점에서 큰 책임감을 느끼며 나아가 난치암 위주로 적응증을 확대해 환자·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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