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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혁신성 넘어 사업화도 고려해야이승미(사이넥스 의료기기 임상개발부 이사)

[라포르시안] 202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이하 CES 2023)가 오는 2023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그해 처음 출시된 제품 중 기술성·디자인·혁신성이 뛰어난 제품에 CES 혁신상을 수여하고 있다.

CES 2023에서는 수상작 499개 제품이 발표됐으며, 이 가운데 국내 기업 141개 제품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분야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이다. 전통적인 가전 대기업의 신기술이나 글로벌 스타트업이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로 활용되던 과거 CES 행사에서는 디지털 헬스가 떠오르는 시장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CES 2023은 주요 기술 카테고리로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웹3.0·메타버스 ▲지속 가능성 ▲인간 안보 등 총 5개를 선정하면서 헬스케어가 단순히 한두 해 부상하는 시장이 아닌 몇 년간의 지속적인 선정을 통해 명확한 미래 시장의 화두임을 보여주고 있다.

KOTRA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타트업은 소프트웨어·모바일 앱과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각각 10개 혁신상을 수상했다. 소프트웨어와 모바일앱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3D 오디오 솔루션 ▲대화형 가상인간 ▲AI 시선 추적 솔루션 등이,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피부 분석 시스템 ▲AI 초음파 내시경 영상분석 솔루션 ▲스마트 성장관리 솔루션 등 제품이 수상했다. 이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 제품이 CES 혁신상을 최초 수상한 것이 화제가 됐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더 많은 제품이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이다.

CES 혁신상 수상은 해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다. 더욱이 스타트업과 같이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필요한 기업에는 이 같은 대외적인 인정이야말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서는 ‘제도적 인정과 실사용 증거’ 확보가 필요하다. 혁신상 선정 과정을 보면 제품의 기술성·디자인·혁신성이 주요 평가 요소로 활용된다. 즉, 헬스케어 제품의 최대 가치인 사람에게 얼마나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 혹은 기기인가에 대한 평가는 담겨있지 않은 것이다.

만약 기업이 만든 제품이 의료기기를 표방하지 않고 일반 공산품 혹은 웰니스 장비로서의 목적으로 해당 기기를 만들었다면 CES에 출품할만한 수준의 준비 정도여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람이나 동물에게 사용되는 단독 또는 조합해 사용되는 기구·기계·장치·재료 또는 이와 유사한 제품’이라면 이는 의료기기에 해당하며 마땅히 적용하고자 하는 대상에게 그 기능이 안전하고 유효하게 전달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목적의 검증을 하는 과정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 과정이며, 이를 통해 혁신 제품은 제도적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반가운 사실은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은 제품 중 상당수가 현재 식약처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획득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거나 혹은 그 필요성을 인지하고 진행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몇 해 전 만해도 CES 혁신상을 수상했으나 국내 식약처 기준의 인허가 진행 계획을 전혀 갖고 있지 않거나 혹은 인허가에 대한 준비도가 굉장히 낮은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반면 최근 헬스케어 기업들은 웰니스 제품이 아닌 의료기기를 표방하며 당연히 식약처 인허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머무르면 되지 않는 것이 인허가 과정과 그 안의 임상시험은 철저히 통제되고 관리된 환경에서 생산된 산출물이라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의료기기들은 향후 다양한 임상 환경 특성을 반영하고자 실사용 데이터(Real World Data· RWD)를 추가적으로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접할 수 있다. RWD는 다양한 형태로 얻을 수 있으며, 시판 허가 후 임상시험 혹은 관찰·레지스트리 연구 형태로도 가능하다. 건강보험 청구데이터나 전자의무기록(EMR)으로도 얻을 수 있으며 기업이 개발한 기기에서 추출한 데이터도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다양하게 얻어진 정보가 타당하고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료인지가 관건인 만큼 이들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의 데이터 품질, 수집·분석 방법, 데이터 분석에 참여한 수행 인력 역량 등 객관성을 입증할만한 사항도 데이터와 함께 제시돼야 한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우리 기업 제품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그것도 전통 가전이 아닌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주도하고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은 점은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다. 다만 이러한 기쁨이 하나의 전시회에서 보여지는 성과로만 그치지 않도록 이들 제품을 검증하고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과정에 대한 중요성도 함께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제품 개발과 실사용 증거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닌 일련의 흐름 속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발단계부터 향후 실제 사용 시 환경을 지속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결국 사업화 단계에서 인정을 이끌어내야 할 최종 대상은 특정 전시회·인허가 제도의 평가자가 아닌 제품 실사용자인 고객이기 때문이다.

<헬스인·싸>는 각종 행사와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트렌드를 잘 쫓아가며 주목받는 사람을 지칭하는 '인사이더(insider)'와 통찰력을 의미하는 '인사이트(Insight)'를 결합한 단어입니다. 의료기기 인허가, 보험급여, 신의료기술평가, 유통구조, 공정경쟁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폭넓은 안목과 통찰력을 공유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의료기기 제도·정책을 살펴보고, 나아가 의료기기업계 정부 의료계 간 소통과 상생을 위한 합리적 여론 형성의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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