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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조기진단·치료 걸림돌...질환 인식개선 시급"나성인(정읍한국병원 신경과 원장)

[라포르시안]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치매는 개인과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가장 흔한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2022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사망 원인 중 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치매 및 치매 고위험군 노인을 조기에 발견, 관리코자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조기검진사업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신경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치매환자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치매가 악화돼 치료와 돌봄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라포르시안은 정읍한국병원 신경과 나성인 원장으로부터 치매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조기 검진·약물치료의 중요성과 사회적 치매 인식 개선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 인구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전라도는 이미 초고령화 단계로 진입했다. 인구 고령화로 치매 위험 또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7.5%이며, 2025년에는 20.6%까지 증가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 치매 환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될 것이고, 치매 환자 수가 증가하게 되면 개인적 차원의 부양 부담과 국가적 관리 차원에서의 부담이 함께 증가한다. 그래서 점차 다양한 노인 복지 정책이 사회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치매 조기검진 및 치료와 관련된 정책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실제로 치매 환자 및 환자 가족이 호소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뭔가.

= 대부분의 치매 환자와 가족은 돌봄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치매 말기가 되면 많은 케어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가정 내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이지만, 현대 사회에서 사회생활과 환자 돌봄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다행히 최근 국가에서 장기 요양 서비스를 해주기 시작해 문의를 주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많이 늘었다. 환자를 요양원에 입소시키는 것을 고민하는 보호자들도 많다.

- 치매로 인한 부담과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 치매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조기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아직 치매를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조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확실히 증상 악화를 지연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치료를 하지 않아 병이 진행해 환자의 독립성이 무너지게 되면, 결국 나중에는 개인적·사회적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최대한 조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해 환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로 인한 부담과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최근에는 치매 치료를 위해 다양한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사용 가능한 치료 방법으로 최대한 환자의 독립성을 유지시켜 놓는다면, 향후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됐을 때 좀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치매 약물치료는 최대한 일찍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으며,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어 환자의 건강한 상태를 가능한 오래 유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때문에 치매 중증화로 인한 돌봄 부담을 완화시키려면 치매를 조기에 진단해 약물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 치매 약물치료를 조기에 시작하기 위해선 진단이 중요한 데, 치매 진단 방법은 과정은 어떻게 되나.

= 치매는 아직 골절이나 뇌졸중처럼 명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치매 진단 방법의 경우 신경인지검사, 뇌 영상 촬영, 혈액 검사, PET 검사(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양전자방출단층촬영) 이렇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신경인지검사는 기억력을 포함한 다양한 인지 기능 영역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뇌 영상 검사에는 대표적으로 MRI나 CT가 있는데, 치매 증상이 어떠한 급성 질환에 의한 것인지 혹은 뇌 위축으로 인한 것인지 감별한다. 또한 뇌 구조 중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부위인 해마 내 병변 유무를 판단하는 데에도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혈액 검사의 경우 치매 원인 질환이 치료 가능한 원인인지, 또는 내과적 질환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인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임상에서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PET 검사도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

치매 진단 검사 중 MRI나 CT는 그냥 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현재 만 60세 이상이 치매 진단을 위해 실시할 경우 급여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혈액 검사 역시 만 60세 이상이면 치매 진단 목적으로 급여가 가능하다.

- 치매 조기진단에 대한 지역사회 접근성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점은.

= 기본적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역 주민의 경우 광역치매센터와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치매 조기검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정밀 진단의 경우 치매안심센터와 협약이 맺어진 지정 병원으로 방문하면 정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치매안심센터와 같은 국가적 정책이 잘 마련돼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환자들이 느끼는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다. 치매 치료에서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조기검진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나 보호자들이 느끼는 치매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사회적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 조기 진단을 통해 치매를 발견하면 어떤 치료가 이뤄지나.

= 치매 치료로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약물치료는 우선 인지기능과 행동심리장애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치매 증상이 진행되면 나타날 수 있는 성격변화, 섬망, 우울증 등 행동심리장애는 사회적 부담의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에는 아세틸콜린 분해를 억제하는 아세틸콜린 에스테라제가 주로 사용된다. 아세틸콜린 에스테라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도네페질이다. 이밖에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그리고 NMDA 수용체 길항제인 메만틴 등이 있다. 그리고 보조적인 방법으로 흔히 뇌 영양제라고 이야기하는 뇌 기능 개선제를 사용하고 있다.

- 약물 치료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사용 가능한 대표적인 치매 치료 약물이라면.

= 치매는 비가역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점진적으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약물치료만이 환자의 증상을 최대한 완화해 병의 진행을 지연시켜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를 통해 환자 및 가족의 삶의 질을 조금이라도 더 유지하고 돌봄 부담을 감소시키는 것이 약물치료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는 기본적으로 부작용이 많지 않다. 특히 그 중에서도 부작용이 좀 더 적은 약물은 도네페질인 것 같다. 이런 이유로 효과와 부작용 측면을 고려할 때 도네페질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도네페질의 경우 경구제와 패치제가 있는데, 1차적으로는 경구제를 먼저 사용하고, 경구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패치제를 사용하고 있다.

- 실제 임상 현상에서 체감하는 치매 조기 약물치료의 효과는 어떤가.

= 실제로 치매 치료를 진행하다 보면 조기 약물치료의 효과를 종종 느낄 때가 있다. 치매는 약물치료를 하더라도 증상이 악화되긴 하지만, 약물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와 한 경우를 비교해보면 경과에 확실히 차이가 있다.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 환자를 방치한 경우 진행 속도가 빨라져서 사망 위험도 더 높아진다. 치매 치료를 하지 않아 내과적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한 경우도 많이 봤다.

반면, 치매 약물치료를 조기에 적극적으로 하신 경우에는 진행 속도가 확실히 느려진다. 특히 치매 환자를 가정에서 돌보다가 상태가 안 좋아지면 요양원에 입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기부터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은 환자는 요양원 입소 시점도 늦춰지는 경향이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통계에 따르면 초기부터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5년 후 요양시설 입소율을 55% 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

- 치매 사회 대비를 위해 필요한 국가적·사회적 역할이 있다면.

= 계속해서 강조하는 부분인데 치매 치료에는 무엇보다 조기검진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광역치매센터와 치매안심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 고령화 사회 진입 가속화가 예상되는 만큼 치매환자와 보호자에게 치료와 돌봄에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국가적·사회적 지원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조기 진단을 위한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더라도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실제 임상에서 치매 환자분들을 보면 ‘나는 아직 괜찮은데, 왜 나를 치매 환자라고 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의사 입장에선 최대한 빨리 치매 검사를 진행하고 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있는데, 환자가 거부해서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정부나 지역사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 또는 교육 등을 실시해 치매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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