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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의료 AI 기업이 말하는 해외 진출 전략은?루닛·코어라인소프트, 의료인공지능학회서 글로벌 진출 경험·전략 공유
"국가마다 다른 의료환경·보험 제도 고려해 맞춤형 솔루션 공급 방안 세워야"
최정필 대표가 코어라인소프트의 해외 진출 경험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사업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사업화를 겨냥해 레퍼런스 확보와 현지화에 주력한 국내 1세대 의료 인공지능(AI)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이 소개됐다.

루닛(대표 서범석)과 코어라인소프트(대표 김진국 최정필)는 지난 6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KoSAIM) 의료 AI 기업 해외 진출 성공전략 세미나’에서 글로벌 진출 경험과 전략을 공유했다.

박찬익 루닛 마케팅 총괄이사는 ‘Be Global·Be Regional’ 두 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해외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총괄이사는 “의료 AI 기업은 무엇보다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개발할 당시 국내에서 대부분의 데이터를 확보했지만 일부의 경우 미국·영국에서 수집하는데 공을 들였다”며 “이러한 노력은 해당 국가에 진출할 때 제품 신뢰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임상적 근거를 제시한 논문 발표 및 저널 게재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이사는 “해외에서는 한국에서의 실사용 임상데이터를 제시하더라도 연구에 대한 밸리데이션을 요구하며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토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의료 AI 기업은 임상의사와의 협업을 통해 피어 리뷰 저널에 꾸준히 논문을 게재함으로써 충분한 근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Be Global’ 전략 가운데 하나로 의료기기업체들과의 글로벌 파트너십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루닛은 GE헬스케어·필립스·후지필름·아그파 등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사업 초기 비즈니스 확대에 도움이 됐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당 지역 고객들과 소통하고 시장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의료 AI 기업의 실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것은 결국 해당 진출 국가인 만큼 ‘Be Regional’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가마다 의료 환경·보험 제도·의료시스템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철저한 사전 조사는 물론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박 이사는 “상당수 의료 AI 솔루션은 영상의학과 진단영역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연동이 중요하다. 하지만 PACS와 제대로 연동이 되는 국내 제품을 많이 보지 못했다"며 "의사 입장에서는 의료 AI 솔루션 도입으로 워크플로우가 바뀌면 새롭게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 자체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루닛은 해외 병원에 솔루션을 구축할 때 현재 워크플로우에 맞춰 기존 PACS 플랫폼과 원활한 연동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해외 고객들이 편하게 루닛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임상적 근거 창출과 끊임없는 레퍼런스 확보 또한 Be Regional 전략의 필수 요소다.

박 이사는 “의료 AI 솔루션 특성상 의료영역에서 골드 스탠다드의 가치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임상 근거를 창출해 해당 국가의 요구 사항과 보험자를 설득할 수 있을 때 성공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며 “루닛은 국내는 물론 해외 의사와도 연구 설계·임상을 공동 진행하고 다양한 논문 게재를 통한 근거 확보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닛이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의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 운영권 수주 사례를 들어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한 레퍼런스 확보 차원에서의 프로젝트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 운영권 수주는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호주 보건의료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라며 “이번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호주 내 다른 주정부에도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을 확대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출 대상 국가에서 공동연구 참여 등으로 임상적 근거 쌓아야

2012년 설립된 코어라인소프트는 폐암 등 흉부 질환 진단 AI 솔루션을 국내 폐암 검진사업에 공급하며 쌓아온 풍부한 레퍼런스가 해외 병원과 의사들에게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최정필 코어라인소프트 대표는 “회사 주력 제품 ‘에이뷰 엘씨에스’(AVIEW LCS)는 한 번의 저선량 흉부 CT 촬영으로 폐암은 물론 만성폐쇄성폐질환·심혈관질환 등을 동시에 자동 검사하는 AI 기반 흉부 진단 솔루션으로 2017년부터 6년 연속 국가 폐암 검진에서 단독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에이뷰 엘씨에스를 사용한 국내 의사가 국내외 학회·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고, 이를 본 해외 의사들이 연락을 해 오거나 북미영상의학회(RSNA) 등 전시회 참가 부스로 찾아와 공동임상 연구를 제안하거나 진행하는 방식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이를 통해 유럽연합(EU)이 주관하고 유럽 6개국이 참여하는 폐암 검진 프로젝트(4ITLR)·독일 폐암 검진 프로젝트(HANSE)·이탈리아 폐암 검진 프로젝트(ISLP) 등을 연달아 수주하며 글로벌 폐암 검진 프로젝트를 선점해 나가고 있다.

해외 진출 시 인증 절차를 밟기 전 우선 ‘연구용’으로 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이를 사용한 해외 의사의 논문 발표와 저널 게재를 통해 해당 국가에서의 임상적 근거를 쌓는 방법을 적극 활용했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이는 자국 환자의 임상데이터를 현지 의사가 검증해야 의료기기 인허가를 내주는 미국 FDA 등 날로 까다로워지는 글로벌 규제 장벽을 넘는데 도움이 되는 한편 기업 입장에서도 일종의 테스트를 거쳐 사업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정필 대표는 “의료 AI 기업이 국내 매출로만 살아남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사전에 관련 학회나 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진출 국가의 시장 상황과 현지 의사들의 니즈를 충분히 파악해 사용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대상으로 인허가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병원에서는 AI 솔루션 도입 시 자국 내 레퍼런스 사이트를 많이 참고하는 만큼 한곳 이상 사이트를 선정해 연구용 솔루션 공급 및 데모 시연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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