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연재 칼럼
[헬스인·싸] 의료기기, 단종 이후까지 합리적 관리방안 필요해예정훈(의료기기산업혁신연구회 기획이사)

[라포르시안] 의료현장에서는 여러 종류의 의료기기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용수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사용량이 많지 않으면 상당히 오랜 기간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통된 의료기기 관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해당 장비에 대한 관리 이력을 만들고 이를 환자가 조회할 수 있게 함으로써 본인에게 사용되는 의료기기 이력을 알 수 있게 만든 것은 환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기술 개발에 따라 기능이 추가된 첨단 의료기기 신제품 출시가 증가하면서 의료기기업체들은 관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판매가 불가능한 기존 구형 제품은 단종시키고 신제품 허가에 집중하게 된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 번째는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의료기기 제조·수입을 위한 제조·수입허가증 사이에 차이가 생기고 결국 유지관리를 위해 필요한 제조·수입허가가 없어지면 시중에서 사용되는 장비에 대한 유지관리 문제가 발생한다.

두 번째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경우 지속적인 문제 발생에 대한 보완 패치 등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안전성 관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체는 허가증이 없는 제품의 수리 요구가 발생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업체는 단순히 기존 장비와 동일한 부품을 교체하는 경우 문제가 없지만 만에 하나 부품이 변경 될 경우 이에 대한 안전성·유효성과 수출입 통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더불어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는 지속적인 기능보완이 이뤄지는데 대부분 자동 변경 될 경우 관리 문제가 생기고 허가증이 없다 보니 업체의 책임 또한 모호하다. 이는 사용자 선택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인 만큼 차후 발생되는 잠재적 문제에 대한 책임 관계 또한 애매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의료기기업계는 단종 의료기기 관리 방안에 대한 정책 제안을 해왔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관리기준을 제정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이미 없어진 허가증을 대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보니 오랜 시간 난항을 겪고 있다.

가령 의료기기제조사가 제품을 단종해 생산이 중지됐다면 더는 GMP 인증을 갱신할 수도 없고 그에 따라 제조·수입허가증은 유효하지도 않으며 제조·수입자 입장에서 보유하고 있을 근거조차 없다. 그렇다면 취하된 허가증에 이면 기재를 생각할 수 있으나 단종 제품에 공장까지 없어진 경우 품질 체계도 유효하지 않아 책임 관계가 모호해진다.

또 다른 예는 GMP로 해결해 유효한 인증을 갖고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관리할 수 있으나 인증서에 제품 정보 및 성능 등이 표기되지 않아 제조·수입허가증 없이는 어떤 제품인지 알 수조차 없게 된다. 그렇다고 단종 제품을 위한 새로운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또 다른 행정 낭비를 초래할 수 있어 가능하면 기존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이다. 따라서 식약처는 단종 의료기기를 제조·수입 허가증으로 관리할 것인지 아니면 GMP로 관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물론 어떤 방법을 선택해도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그 결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단종의 미래가 아닌 이미 유통되고 있는 제품까지 범위를 넓혀 생각한다면 오히려 선택은 쉬워진다. 즉 향후 단종 제품의 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사용되고 있지만 제조·수입 허가증이 없는 경우에 대한 관리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기존 허가 취하된 제품도 관리 근거를 만들어 현재 산업계와 사용자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제조·수입허가를 받고 유통된 제품은 문제 발생 시 사업자가 제조물책임법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유통되는 제품 중 허가증이 없어진 경우 관리를 위한 허가와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는 오래된 제품의 경우 GMP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허가만이 유일한 관리 대안이기 때문이다. 결국 산업계에는 단종 제품의 관리 근거가 되고 사용자 입장에서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기 위해 허가증 중심의 관리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품질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사업자가 지고 기존 제품의 허가범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의 제품 수리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제공돼야 한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안정적인 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으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단종 의료기기에 대한 문제 제기는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관리 그리고 안전성에 대한 복합적 문제가 연관돼 오랜 기간 논의가 진행됐고 결국 이에 따른 불편은 사용자에게 전가돼왔다. 허가와 품질관리체계가 다른 나라는 문제가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특수성으로 인해 다른 나라를 따를 수가 없기 때문에 이에 맞는 제도 선택이 필요하다.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단종 의료기기 관리 방안에 대한 정부의 빠른 결정으로 의료기기업체와 사용자 모두의 어려움이 조속히 해소되길 기대한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포르시안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icon추천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포토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