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해 급여 제한을 통보받고 의료사각지대에 방치된 취약계층이 12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건강보험료 전체 체납 세대수는 95만 3000세대이며, 체납액은 1조 6,167억에 달했다. 이중 월 5만원 이하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는 ‘생계형 체납자’는 67만세대로, 이들의 체납액은 8,835억원이다. 

‘수원 세 모녀’의 사연처럼 한달에 1만원대 불과한 건강보험료조차 내지 못하고 보험급여 제한을 받는 사후제한자는 12만1,130명으로 파악됐다. 사후제한자는 건강보험료를 6회 이상 체납해 급여제한 사전통지를 받은 대상자이다. 

이들이 체납 기간에 병원을 이용하면 발생한 의료비 중에서 본인부담금을 빼고 건강보험이 부담한 진료비는 사후에 체납자한테서 환수한다. 하지만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예외조치를 해주고 있다.

건강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체납자에 대해서는 ‘분할납부제도’, ‘저소득·취약계층지원’, ‘결손처분’을 통해 납부를 독려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및 지원기관(민간기업, 사회단체 등)이 지원조례 제정과 협약 체결 등 취약계층 건강보험료를 대납하는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올해 333개 기관이 29만2,162세대에 186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수원 세 모녀와 같은 체납자들이 빈곤 문제 앞에서 구제제도를 인식할 가능성은 낮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 단일 건강보험제도를 실시하는 대만은 2017년 보험료 체납이 급여제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를 폐지했다. 

인재근 의원은 “국민건강보험제도는 모두가 당연히 적용되는 보편적 의료보험”이라며 “의료사각지대가 놓여있는 저소득 체납대상 지원 확대가 필요하며, 대만처럼 보험급여가 제한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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