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북부병원, 노사 공동 헌혈행사.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시 북부병원, 노사 공동 헌혈행사.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라포르시안]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헌혈자를 직접 구하는 '지정헌혈'이 최근 4년 새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2018년~2021년 헌혈 현황' 자료를 보면 일반 헌혈은 2018년 285만 7,115유닛에서 2021년 246만 279유닛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일반 헌혈이 줄면서 지정헌혈은 급증하고 있다. 2018년 1만 9,344유닛에서 2019년 4만 5,557유닛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20년 7만 7,334유닛, 2021년 14만 2,355유닛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헌혈은 뽑아내는 혈액제제 종류에 따라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전혈헌혈과 성분채혈기를 이용해 특정 성분만 채혈하는 성분헌혈로 나뉜다.  

이 가운데 백혈병, 항암제 투여, 재생불량성빈혈 등으로 투병하는 환자의 경우 주로 혈소판 성분헌혈을 받는다. 하지만 일반헌혈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환자가 직접 헌혈자를 구하는 지정헌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혈헌혈보다 높은 실정이다. 

혈소판 성분헌혈 중 일반헌혈 대비 지정헌혈 비중은 2018년 1.9%, 2019년 4.9%, 2020년 8.6%, 2021년 11.7%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헌혈로 채혈되는 혈소판제제가 부족하다보니 투병 과정도 견디기 힘든 환자들이 혈소판 성분 지정헌혈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주변에 투병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심리적·금전적 문제까지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SNS나 인터넷카페에서는 환자가 혈소판 성분 지정헌혈을 요청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혈액수급을 담당하는 대한적십자사는 지정헌혈을 최소화하고 일반헌혈을 확대할 개선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혜영 의원은 "해마다 헌혈량이 줄면서 혈액수급이 원활치 않다. 결국 지정헌혈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중증·난치질환 환자가 주로 수혈 받는 혈소판 성분헌혈은 더 적어서 환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2020년부터 국정감사와 토론회 등 의정활동을 통해 대한적십자사에 제도개선을 요구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환자들은 여전히 같은 고통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감사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분을 모셔 구체적인 문제점을 직접 듣고, 혈소판 헌혈 활성화와 지정헌혈 제도개선을 강력하게 지적할 예정이다. 환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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