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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거부 여전히 많아..."복지부 탁상행정식 운영"

[라포르시안] 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법 제50조에서는 정신질환자 응급입원에 관련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상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 중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고, 다른 입원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급박한 경우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3일 이내 기간 동안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이 가능하다. 

이같은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관련한 제도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 경찰청, 국회 입법조사처 등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에서 6월까지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관할지역 안에서 발생한 정신질환자 응급입원에는 평균 3시간 1분이 소요됐다. 소요시간이 가장 길었던 상위 5개 사례는 모두 6시간을 초과했고, 최장 7시간 13분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그나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응급입원이 되면 다행이다. 2021년 기준 경찰이 응급입원을 의뢰한 총 7,380건 중 입원을 거부당한 사례는 517건으로 전체의 7.0%에 달한다. 응급입원이 지연될수록 정신질환자의 상태가 나빠질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력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도 피할 수 없다.

정신질환자 응급입원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건 응급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부족하고 실시간 잔여 병상을 확인하기 어럽다는 게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인재근 의원의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대응과 치료를 강화하기 위해 24시간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8개소를 지정하고 향후 매년 2개소씩 신규기관을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2022년 9월 기준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4개소뿐이다. 

세 차례에 걸친 공모에도 의료기관의 사업 참여는 저조하다. 오히려 경찰에서 지자체와 의료기관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의 정신응급의료기관 지정 수가 시범사업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해당 시범사업은 정신질환자가 응급입원할 경우 입원료, 응급처치료 등에 100% 가산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2021년 기준 16개 시·도, 21개 병원이 정신응급의료기관 지정 수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지난해 경찰의 전체 응급입원 의뢰건수(7,380건) 중 시범사업 참여 병원에 응급입원한 비율은 12%(846건)에 그쳤다.

잔여 병상을 확인하기 위한 제도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2019년 5월, 정부는 정신응급 상황시 24시간 현장에 출동해 입원 연계 등을 지원하는 응급개입팀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설치된 수가 적고, 운영 중인 응급개입팀 대부분도 상담 위주로 운영되거나 원거리 출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인재근 의원은 “잔여 병상 조율 체계, 정신질환자 치료 시설, 정신질환자 24시간 진료 인력 등은 이미 국내 정신의학계의 오랜 과제였다”며 “복지부는 탁상행정식 제도를 만들어 놓았을 뿐 현장의 애로사항은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고 있다. 정신질환자 응급입원과 관련한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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