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 내년 인력 증원 요청에 간호사 28명 감축 추진
전혜숙 "인원감축안 폐기하고 공공의료 강화 과감한 지원 나서야”

[라포르시안] 신종감염병 유행 등에 대응해 국가 중앙감염병병원 역할을 맡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이 내년도 112명의 인력 증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되레 간호인력 28명을 감축하는 계획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도 정기증원 요구서(2023년도 공공기관 인력증원 요청 및 검토)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 간호인력 24명을 포함한 정규직 112명의 증원을 요청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증원 요청을 한 다음날 복지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국립중앙의료원 혁신계획안’에는 인력 증원은 고사하고 필수 중증의료 분야를 담당하는 간호인력 28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 실렸다. 

복지부가 마련한 국립중앙의료원 혁신계획안을 보면 "코로나19 안정화 시 국가중앙감염병원 최종 치료기관 기능을 축소하여 단계적으로 정원을 28명 감축하고, 부서별 유사 중복업무를 기능 중심으로 대부서화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코로나19 중증환자 대응 간호인력의 22%를 감축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 국가중앙감염병병원의 최소 필수기능만 유지하고, 일부 축소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앞서 기재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비대화와 방만 경영을 문제 삼으며 전체 공공기관 350곳에 가이드라인을 내려 인력과 예산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국정과제를 통해 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약속해온 윤석열정부의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에 2027년까지 중앙감염병병원을 건립해 감염병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고 필수·공공의료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전혜숙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약속한 공공의료 강화는 거짓말이었냐”며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혁신안 중 인원감축안을 당장 폐기하고 약속대로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과감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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