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미용성형학회서 보툴리뉸 톡시 내성 관리 논의
"반복 시술에 따른 치료 효과 감소...소비자에 정확한 정보 제공해야"

[라포르시안] “보눌리눔 톡신 시술을 반복하면 중화항체로 인해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감소한다. 소비자들은 중화항체에 따른 리스크 등을 포함한 정보를 치료 전에 제공받길 바란다. 의사들의 윤리적 책임이 중요하다.”

태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미용성형학회(IMCAS Asia 2022)에 참석한 글로벌 석학들은 보툴리눔 톡신 내성에 따른 환자와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시술을 하는 의사의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국제미용성형학회는 지난 29일 태국 현지와 온라인 생중계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보눌리눔 신경독소 A(Botulinum neurotoxin type A, 이하 BoNT-A)의 면역원성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마련했다.

IMCAS Asia 2022에 참석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는 일시적이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 유지를 위해서는 반복적 시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종의 외래 단백질인 BoNT-A의 반복 투여는 BoNT-A의 생물학적 활성을 방해하는 중화항체(Nab) 등의 항체 형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시술이 반복될 수록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심할 경우 효과가 전혀 없는 면역 내성 즉 중화항체 유도 2차 무반응(SNR)이 발생하게 된다.

윌슨 호 박사.
윌슨 호 박사.

간담회 좌장을 맡은 홍콩 성형외과 전문의 윌슨 호(Wilson Ho) 박사는 “BoNT-A를 사용한 시술과 치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이기도 하고 다양한 의학적 질환에 대한 1차적인 치료 대책인이다. BoNT-A 시술과 치료 및 효과 감소에 대해 인지를 환기하고, 중화항체의 생성에 따른 2차적 무반응에 대한 인식 제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멀츠 에스테틱스와  프로스트&설리번이 진행한 ‘아태 지역 소비자들의 보툴리눔 톡신 내성 경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멀츠와 프로스트&설리번은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BoNT-A의 치료 효과 감소와 이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 등을 연구했다. 연구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2,44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3회 이상 보툴리눔 톡신 트리트먼트를 받은 21세 이상 55세 이하 성인을 응답자로 선정했다.

연구에서는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사용자들의 현재 인지도 ▲보툴리눔 톡신 치료 효과 감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험 ▲보툴리눔 톡신 치료의 효과 감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등을 살펴봤다.

연구 결과, 응답자 중 보툴리눔 톡신 치료 효과 감소를 인식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18년 81%에서 2021년 87%로 6% 증가했다. 효과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들은 용량 및 투여 빈도를 증가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 중 약 1/3은 의사로부터 동일한 결과를 원하면 용량을 늘리라는 추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화항체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참여했던 소비자의 약 80% 정도는 자신에게도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중화항체가 생성되는 것에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를 맡은 프로스트&설리번의 레니타 다스(Reneeta Das) 수석 부사장은 “보툴리눔 톡신의 치료 효과 감소와 중화항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며 “용량 증량이나 투여 간격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근본적 해법이 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효과 감소를 겪게 될 것이고, 치료 프로세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발생할 것이다”라며 “소비자들은 중화항체에 따른 리스크 등을 포함한 정보를 치료 전에 제공해주길 바란다. 이에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술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정보도 충분한 전달해야”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는 호주의 성형외과 전문의 Mary Dingley 박사와 Niamh Corduff 교수, 필리핀 세인트룩스 메디컬센터 의과대학의 Pacifico E. Calderon 교수, 독일 기센대학교 면역학과 Michael Martin 교수, 태국 마이돌대학교 라마티보디 병원 피부과 전문의 Vasanop Vachiramon 교수가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압구정오라클피부과 박제영 원장도 함께 했다.

박제영 원장.
박제영 원장.

박제영 원장은 한국의 시술 트랜트가 BoNT-A를  많이 사용하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한국에서는 BoNT-A 치료 트렌드를 살펴보면 기존에는 이제 눈과 입 주변을 위주로 시술하다보니 한 시술에 약 50유닛 정도만 사용했지만 지금은 얼굴 전체에 시술을 하기도 하고 바디 컨트롤링도 하고 있다”라며 “이 경우 한번 시술할 때 3~4개의 바이알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것이 지금 한국의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호주의 Corduff 교수는 BoNT-A가 오프라벨로 비허가된 적응증에 대한 사용이 면역원성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Corduff 교수는 “점점 더 많은 용량이 사용되면서 당연히 면역원성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라며 “치과, 피부과를 비롯해 편두통에서도 시술을 받고 있는데 누적 투여량이 증가하면 환자의 리스크도 증가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때문에 환자들에게 다른 진료에서 어느 정도 주사를 맞고 있는지 물어보고 누적 용량이 높거나 투여 간격이 짧다면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면역원성 측면에서는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Martin 교수.
Martin 교수.

면역학자인 Martin 교수는 면역원성과 BoNT-A의 중화항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순수한 BoNT-A 투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Martin 교수는 “BoNT-A의 중화항체 생성은 주의를 기울할 중대한 사안이다. 대규모의 BoNT-A 연구들을 보면 저용량으로 이뤄지는 미간주름 시술 등만 다루고 있으며, 오프라벨을 통한 대용량 사용은 무시되고 있다”라며 “중화항체를 언급하는 연구들도 중화항체가 어떻게 형성이 되는 지에 대해 충분하게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용이나 임상적인 적응증에 투여하는 BoNT-A가 순수하다면 항체 형성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라며 “생물학적 작용성이 높은 순수한 BoNT-A를 주입한다면 원치 않은 면역 내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화항체로 인한 내성 등 BoNT-A 시술에 대한 문제에 대해 환자들과 적극 소통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필리핀 Calderon 교수는 “BoNT-A로 미용 시술을 받다가 내성이 생긴 소비자가 20년 후에 신경학적 질환으로 BoNT-A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도 있을 수 있다”라며 “그때 가서 환자가 의사에게 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을 안 했냐고 따지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와, 리스크에 대한 의학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라며 “의사들은 자신의 치료가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환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의사로서 윤리적 의무이자 책임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Calderon 교수.
Calderon 교수.

Calderon 교수는 “환자나 소비자들은 의사들의 위상을 높게 보고 있으며, 의사들로부터 정확한 의학적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이 의존한다”라며 “이 때 의사에게는 환자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윤리적 의무가 생긴다”라고 밝혔다.

그는 “시술 전 환자가 듣고 싶어하는 내용 뿐만 아니라 시술에 따르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충분한 전달해야 한다”라며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여러 가지 있을 때 가장 안전한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학회에서 국제 다학제 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신경독소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에스테틱 위원회’는 ‘보툴리눔 톡신 A형 내성의 최신 경향에 대한 국제 다학제적 검토 및 합의’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멀츠 에스테틱스가 지난 5년간 내성과 관련된 주제로 의뢰한 결과물이다. 

논문은 내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중화항체 유도 2차 무반응의 위험 평가 및 관리를 위한 임상적, 윤리적, 미용학적 고려사항을 통합해 최선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에스테틱 분야 종사자들에게 지속적인 보툴리눔 톡신 치료가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내성 위험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정확한 정보 전달 필요성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와 관련해 멀츠 에스테틱스의 최고의학책임자 사만다 커는 “멀츠는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자사 제품의 높은 수준의 안전성 및 유효성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의료전문가들은 환자들이 신체적, 심리적 건강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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