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득(안국약품 토탈헬스케어사업부장)

[라포르시안] 안국약품은 재작년 7월 ‘2030 뉴비전’을 선포했다. 의약기술과 디지털 정보를 융합해 고객에게 안전하고 차별화된 헬스케어 제품을 제공하고, 자사의 토탈헬스케어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겠다는 것이 ‘2030 뉴비전’의 요지이다. 당시 안국약품은 비전 달성을 위한 중점추진과제 중 하나로 토탈헬스케어를 통한 사업다각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안국약품은 올해 2월 THC(Total Healthcare)사업부 총괄에 방경득 사업부장을 영입했다. 방경득 사업부장은 풀무원 마케팅본부 특판사업부, CJ E&M의 CJmall사업부 등 20년 가까이 식품 및 유통회사에서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안국약품은 방경득 사업부장을 통해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 토탈헬스케어사업에 진출하고, 안국약품만의 차별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라포르시안은 방경득 사업부장을 만나 국내 헬스케어 시장의 현황과 안국약품이 추구하는 토탈헬스케어 사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안국약품은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무엇인가.

= 과거 안국약품은 B2B(Business to Business)로 움직이는 전문의약품 시장에 집중하고 성장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시장과 소비자는 진화하고 있다. 회사는 이런 시대에서 B2B로만 의약품 사업을 유지하기보다는 B2C를 포함한 사업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했고, 변화의 일환이 토탈헬스케어사업부 신설이다.

- 안국약품이 바라보는 건강기능식품 시장 환경은.

= 경제 성장과 함께 사회적으로 건강에 대한 이슈가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점진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면역력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은 급증했고 이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이어졌다. 여러 기업이 해당 사업에 신규로 참여하거나 기존 운영하던 건기식 사업에 보다 전사적으로 집중하는 방향의 기폭제가 됐고, 기존 제약회사 및 식품 기반 회사 외에도 많은 기업이 건기식 관련 기업 인수나 사업부 신설, 건기식 브랜드 론칭 등을 통해 공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건기식 시장의 전체적 규모는 성장한 반면 기업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과도한 마케팅 경쟁은 자칫 건기식 본연의 역할보다 단기적인 시장 점유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발생하고 있어 다소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 건기식 시장에서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안국약품이 갖고 있는 경쟁력은 뭔가.

= 건기식 시장이 커지면서 지금은 많은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자본력을 근간으로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안국약품이 그들과 똑같이 싸우는 것은 전략적으로 적절치 않다. 안국약품으로서는 일단 많은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는 '토비콤'이라는 브랜드를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토비콤은 B2C(Business to Consumer)로 안국약품의 얼굴을 알린 중요한 브랜드였다. 토비콤이라는 브랜드가 눈과 관련돼 있지만, 안국건강이라는 관계사가 루테인으로 시장에서 나름대로 크게 자리잡고 있는 상태에서 또 다시 토비콤이 루테인으로 접근하는 것은 중복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토비콤의 마케팅 전략은 원료인 루테인 베이스로 가는 게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힘을 통해 눈 건강에서 시작해 점차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년 간 준비 과정을 거쳐 토비콤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했고, 눈피로 개선에 도움을 주는 ‘토비콤 아이포커스’도 론칭했다. 아울러 ‘토비콤’을 대표브랜드로 눈건강과 관련된 의료기기, 생활용품, 일반식품 등 여러 카테고리로 확장코자 기획 중이다. 또한 안국약품 전문 쇼핑몰인 ‘에이원더몰’을 오픈해 현재는 멀티비타민, 혈행관리, 면역관리 등 헬스케어 전반의 여러 카테고리에 적합한 제품을 기획,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관련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 브랜드 기반의 시장 접근 외에 제품 개발 단계에서 추구하는 차별점은.

= 건기식은 식품도 아니고 의약품도 아닌 애매모호한 카테고리다. 다만 일반 식품과는 분명히 다른 기능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안국약품은 건기식의 기능적 요소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한다.  새로운 원료를 찾아내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상당히 긴호흡을 필요로 한다. 신소재가 개별 인정을 받기까지 최소 5년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동물 임상에서 2년, 특허를 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임상을 하는데 한 2년 이상, 건기식 협회와 식약처의 인증을 받는데도 1년 정도가 필요하다. 오랜 기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하는 것이다. 

새 원료를 개발한다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에 효능이 있는 한 원료의 경우 일반 식품을 목적으로 가져올 때는 1kg에 2만원 정도 하지만, 같은 원료를 다이어트 효능을 목적으로 할 때는 원료를 인정받은 회사로부터 1kg에 약 20만원 정도에 구입해야 한다. 건기식 시장이 이런 상황이다. 다른 기업들이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어 마케팅으로만 승부를 한다는 것은 ‘차별화되고 안정된 토탈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용자의 삶의 질을 올리겠다’는 안국약품의 비전과 거리가 멀다. 

- 건기식 제품에 R&D를 접목하겠다는 의미인가.

= 건기식 시장을 보면 판매사에는 R&D가 없다. 제조사들에게만 있다. 제조업체들이 판매사에 건기식 제품을 제안하면 이에 동의한 몇몇 판매사들이 공동으로 해당 원료에 대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 반복되는 원료의 노출에 소비자들은 ‘요즘은 저 원료가 좋은가 보다’하고 찾게 된다. 건기식 시장이 화장품 시장처럼 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이 우선이 되고 중심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건기식을 판매하는 기업이 원료 선별 단계부터 판단할 수 있는 R&D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안국약품은 60년 이상 전통의 R&D 및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건기식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기식 원료 모니터링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R&D 기획팀도 THC 사업부를 지원하고 있다. 해당 팀과 정기적 회의를 통해 신규 원료를 비롯해 다른 연구기관의 발표 자료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안국약품에 적합한 부분을 찾고 있다. 안국약품이 추진 중인 R&D 기반의 건기식 개발·생산·판매는 일반적인 제약기업의 형태는 아니다.

- 건기식 시장은 소비자의 직접적인 반응이 중요할 것 같다. 안국약품 THC 사업부의 B2C 전략은.

= 안국약품만의 고객을 만들고 그들에게 건기식 전문가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안국약품 토탈헬스케어만의 색깔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대기업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인재를 영입한다고 해도 안국약품에 그 회사의 색깔을 입힐 수는 없기 때문에 안국약품 내부 인재들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만의 색깔이 만들어지면 거기에 맞는 고객 라인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안국약품만의 고객이 형성되면 진정성 있고, 건강한 정보 제공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 좀더 집중할 것이다. 여기서 안국약품의 역할 중 하나는 고객에게 건기식 전문가로서의 정보 제공이다. 자사몰, SNS, 블로그 등의 채널에서 제품의 광고를 하기보다는 고객에게 건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커뮤니티를 형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눈 건강을 이야기할 때 가장 기본적인 것은 피로 개선이고, 피로 개선을 위해서는 혈행 순환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초기에는 조회 수나 반응이 적겠지만,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단순 홍보가 아닌 건전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과 소통이 쌓이면 충분히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시장의 흐름에 맞춘 대응도 일부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인 방향은 안국약품의 뉴비전에 입각해 건기식의 역할에 충실한 차별화되고 안전한 제품을 기획·개발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것이 THC 사업부의 역할이며,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형 사업모델을 구축해 확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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