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사이언티픽, 방사선 장해 방어용기구 ‘SpaceOAR’ 출시
전립선-직장 사이 하이드로겔 주입해 1.3cm 크기 공간 생성
"직장에 조사되는 방사선량 크게 낮춰 정상조직 손상·부작용 감소"

보스톤사이언티픽 전립선암 방사선 장해 방어용기구 ‘SpaceOAR’ 시스템
보스톤사이언티픽 전립선암 방사선 장해 방어용기구 ‘SpaceOAR’ 시스템

[라포르시안] 전립선과 직장은 얇은 막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깝게 맞닿아 있다. 이러한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전립선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 시 일부 방사선이 직장에 조사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로 인해 변실금, 통증, 빈변, 출혈, 설사, 직장염 등 다양한 Grade 2 이상의 직장 독성이 발생해 환자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경제적 비용부담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 시 직장으로 전달되는 방사선 선량을 줄이거나 차단해 잠재적 부작용을 감소시킴으로써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생체흡수성 의료기기가 국내 출시돼 전립선암 환자들이 안전하게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는 지난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립선암 방사선 장해 방어용기구 ‘SpaceOAR’ 시스템 국내 출시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원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조재호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연자로 참여해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 최신지견을 소개하고 'SpaceOAR' 국내 임상사례를 공유했다.

앞서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SpaceOAR은 전립선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 시 직장으로 초음파 프로브를 삽입해 초음파 화면을 보면서 회음부를 통해 전립선과 직장 사이에 주사기 바늘을 정확히 위치시킨 후 ‘하이드로겔’을 주입해 약 1.3cm 공간을 만들어준다.

체내에 주입되는 하이드로겔은 물(90%)과 소량의 폴리에틸렌글리콜(PEG)가 혼합된 소프트 겔 소재다. PEG 물질은 광범위한 생체적합성 및 안전성 테스트를 거쳤으며 오랜 기간 외과용 실란트(Sealant)에도 사용돼왔다. SpaceOAR 하이드로겔은 약 3개월 동안 전립선과 직장 사이 제자리에 유지되고, 이후 흡수·생분해를 거쳐 약 6개월 시점에서 소변으로 배출된다.

SpaceOAR은 임시로 전립선과 직장 사이에 공간을 만들고 거리를 넓혀 직장에 조사되는 방사선 조사량을 현저히 낮춤으로써 직장 전방벽을 포함한 주위 정상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해 부작용 및 합병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합병증이 적은 안전한 최소침습적 시술로 세기조절방사선(IMRT)·체부정위방사선(SBRT)·근접방사선치료(Brachytherapy) 등 다양한 방사선 치료에 사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해외 임상연구에 따르면 SpaceOAR 시술군은 제품을 시술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직장에 조사되는 방사선량 및 합병증이 감소했다. 또 제품 임상시험 추적 연구결과 시술 후 3년 시점에서 제품을 시술하지 않은 그룹 대비 직장·비뇨기·성기능 관련 환자 삶의 질 측면에서도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이밖에 하이드로겔 관련 부작용은 시술 1000건에 0.6건 정도로 나타났으며, 일부 시술에서 직장 전방벽 바늘 유입(6%)이 있었지만 환자 합병증과 관련이 없었다.

박원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박원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기자간담회 첫 번째 세션 연자로 나선 박원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2019년 기준 국내 남성암 발병률 4위·남녀 전체 6위를 차지했으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6.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박원 교수는 “방사선 치료는 전립선암에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해부학적 구조상 전립선과 얇은 막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깝게 맞닿아 있는 직장에도 불가피하게 방사선이 노출돼 예상치 못한 출혈·혈변·만성염증 등 부작용에 따른 환자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에 따른 후기 직장 독성(Late Rectal Toxicity)은 보통 2~3년 내 좋아지거나 없어지지만 그 과정에서 환자 삶의 질이 떨어지고 부작용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spaceOAR 국내 출시는 직장에 조사되는 방사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요소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을 담당한 조재호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지난 8월 10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전립선암 근접방사선치료 환자 대상의 SpaceOAR 국내 첫 케이스 시술사례를 발표했다.

조 교수 발표에 따르면,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는 요실금·성기능 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매우 낮으면서도 전립선 절제술에 버금가는 높은 완치율을 보이는 좋은 치료옵션이지만 전체 환자의 30% 이내에서 직장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전립선암에 대한 완치 목적 방사선 치료는 세기조절방사선(IMRT)과 같은 외부방사선치료(EBRT)와 수술적인 시술을 통해 전립선에 요오도-125 방사선동위원소를 직접 삽입해 치료하는 근접방사선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조재호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조재호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조재호 교수는 “SpaceOAR은 두 치료법 모두에 적용해 각각의 치료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직장 부작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전립선암 환자에게 보다 좋은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방사선 치료 목표는 최소침습을 통해 건강한 주변 조직 손상을 막고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인 만큼 SpaceOAR 국내 출시를 계기로 방사선 치료가 전립선암 환자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paceOAR은 임상적 유효성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환자가 약 30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향후 건강보험 급여등재 여부가 시술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 교수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어도 바로 급여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비급여로 SpaceOAR 시술을 받을 수 있다”며 “방사선 치료는 필수의료로 전체 비용의 5%만 환자가 부담하는 반면 SpaceOAR의 경우 비급여로 전액 본인부담인 만큼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통해 시술을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설아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 상무는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 기회 보장과 시술 접근성을 높이고자 지난 8월 세브란스병원에서의 첫 시술 이후 SpaceOAR에 대한 행위료·치료재료 건강보험 등재신청을 마쳤으며,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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