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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편두통 치료제 급여기준 맞출 환자 얼마나 될까”조수진(대한두통학회 회장,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라포르시안] 이달부터 한국릴리의 편두통 치료제 '앰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가 성인 만성 편두통 환자를 위한 예방약제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앰겔러티는 임상을 통해 월 평균 두통일수를 효과적으로 감소를 통한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입증한 만큼, 오랜 기간 효과적인 신약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편두통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엠겔러티 급여 적용은 현재 급여등재를 신청한 또 다른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억제제인 ‘아조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엠겔러티의 급여기준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앰겔러티 처방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이 있고, 투여 전 최소 6개월 이상 월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면서 그 중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편두통형 두통인 환자 ▲투여 시작 전 편두통장애척도(MIDAS) 21점 이상 또는 두통영향검사 (HIT-6) 60점 이상 ▲최근 1년 이내에 3종 이상의 편두통 예방약제에서 치료 실패를 보인 환자 등의 기준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여기에 투여시작 전(최근 1개월 이내) 및 투여 후 3개월마다 반응평가(두통일기, MIDAS 등)를 실시해야 한다.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실제 환자는 소수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라포르시안은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로부터 국내 편두통 환자의 치료환경의 변화와 엠겔러티의 급여 적용이 갖는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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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 지금까지 편두통 치료 환경은 어땠나.

= 편두통 치료제의 의미부터 생각해야 한다. 편두통은 심각하게 삶의 질을 저해시키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진단이 지연되기도 하고, 그동안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경우도 많았다. CGRP 억제제는 고가인데다 경험도 짧았기 때문에 작년까지만 해도 1차 약제로 선택하기보다는 여러 약제를 실패한 다음에 쓰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CGRP 억제제의 근거기준이 높고 안전하다며 1차 치료제로 권고한 만큼 국내 편두통 환자들이 좀 더 쉽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CGRP 억제제는 만성 편두통은 물론 삽화 편두통 환자에도 굉장히 유용하다. 만성 편두통 환자들은 한 달에 20~30일이 아프다보니 예방약을 매일 먹는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있는데 삽화 편두통과 같이 한 달에 5일 정도만 심하게 아픈 경우 매일 약을 먹는 것을 주저했던 환자들이 시도할 수 있는 좋은 치료제이기도 하다. 현재 모든 예방약제 급여 기준에는 최대 예약 용량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약은 단일 용량이라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편하다.

- 엠겔러티 급여 적용이 갖는 의미는.

= 편두통 치료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왔다는 것은 더 이상 편두통 치료가 선택적인 진료가 아닌 필수 진료로 인정받는다는 것이고, 지금까지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거나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이 치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급여도 중요하지만 엠겔러티의 약가가 인하됐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예전에 비급여로 처방받던 환자들이 급여로 처방을 받을 수 있으며, 급여가 아니더라도 전에 비해 조금 낮아진 약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 엠겔러티의 3상 임상시험을 보면 위약군 대비 월 3.7일 편두통 일수가 감소했고, 다른 임상에서는 월 2.1점 일을 감소했다. 한달에 2~3일 정도 두통일수 감소가 환자의 삶의 질에 중요한 지표인가.

= 편두통장애척도(MIDAS)나 두통영향검사(HIT-6) 등을 통해 환자를 상담해보면 만일 일주일에 두통을 하루만 앓는다면 차라리 주말에 앓고 싶다고 호소한다. 질환의 고통으로 일 자체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심각한 두통은 하루만 감소하더라도 삶의 질이 많이 개선된다. 두통이 없는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하루 정도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환자들에게 두통이 없는 하루는 정말 소중한 날이다. 

두통일수 감소 비율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한달에 두통이 10일에서 5일 이하로 감소할 확률이 얼마인지 등이 더 중요하다. 그런 비율이 만성 편투통에서는 30% 정도, 삽화 편두통에서는 50%까지 나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환자들이 치료제를 경험하면 더욱 치료에 적극적이 된다. 마지막으로 치료제를 통해 두통 강도가 약해진다. 이를 통해 진통제를 복용하는 날짜도 줄일 수 있다. 특히 두통이 심한 환자는 응급실까지 찾는 경우가 있다. 이 치료제를 통해 응급실을 찾는 날짜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의미가 있다.

진 왼쪽부터 CGRP억제제 '엠겔러티', '아조비'.

- 또 다른 CGRP억제제인 ‘아조비’도 급여등재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 엠겔러티의 급여적용이 아조비의 급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아조비가 약평위에서 급여적정성을 인정받은 만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독테바 간의 약가협상을 거쳐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다만 엠겔러티를 쓴 환자가 1년 이내 아조비로 약을 바꾸는 것은 안 된다고 임시평가 규정이 있어서 새로운 상황이 생긴다면 이 부분은 다시 평가해야 할 것이다. 

- 엠겔러티의 급여기준이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편두통 환자들이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 현재로서는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굉장히 적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이내 3종의 편두통 예방약제에서 치료 실패를 보인 환자에 한해 급여를 적용한다는 기준도 있는데, 이미 치료 실패를 많이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급여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환자가 과거에 실패했던 약을 다시 1년 사이에 쓰고 실패했음을 확인해야 한다는 굉장히 모순적 구조라서 환자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급여기준을 모두 만족하느니 차라리 비급여를 쓰겠다는 선택을 더 많이 할 것 같다. 급여기준을 만족하기 위한 평가 자체는 물론 투여 및 약제관리도 시간이 많이 들어 개원가에서도 쓰기 힘들 것 같다. 급여 기준은 사안별 평가를 통해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편두통 환자들의 상황을 생각해서 예외적 규정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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