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수젯' 기반 RACING 연구, 의학저널 '란셋' 등재
연구진 "복합제 로수젯,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 대비 임상적 이점 확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

[라포르시안] 국내 1,000만명 이상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치료방법의 새 패러다임이 열릴 전망이다.

그동안 주로 이뤄졌던 고용량의 스타틴 단일제보다 중강도의 스타틴(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 투여가 환자 치료에 더욱 유용하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돼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인 '란셋'에 등재됐기 때문이다.

란셋에 등재된 이번 연구에는 한미약품의 이상지질혈증 치료복합제 '로수젯'이 중심 약제로 쓰였다.

연간 1,000억원대 이상의처방 매출을 달성 주인 로수젯은 이번 연구 결과로 새로운 도약과 혁신의 전기를 맞게 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회사에 따르면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 중심이었던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하는 기폭제로서 로수젯이 중심을 잡게 될 전망이다.

RACING으로 명명된 이 연구를 주도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8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전문언론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용량을 줄인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 요법과 기존의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을 비교한 1년 이상의 장기 추적 연구는 없었다"라며 "이번 대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통해 로수젯으로 대표되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 대비 유용한 치료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RACING 연구는 국내 26개 기관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이하 ASCVD)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된 대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으로, 차의과대학 장양수 교수가 책임연구자를 맡았으며, 제1 공동저자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홍성진 교수가, 교신저자로는 홍명기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2017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차의과대학, 고려대안암병원, 원광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26개 기관에서 모집된 ASCVD 환자 3,780명을 로수젯(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 병용요법군 1,894명과 고강도 스타틴(로수바스타틴 20mg) 단독요법군 1,886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3년간 추적 분석했다.

연구 결과, 1차 평가변수인 투여 후 3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발생은 병용요법군 172명(9.1%), 단독요법군 186명(9.9%)로, 병용요법에서 단독요법에 준하는 비열등 효과가 나타났다.

2차 평가변수인 LDL-C 목표수치 70mg/dL) 도달률은 1년 시점 병용요법군에서 73%, 단독요법군에서 55%로 18% 정도 차이를 보이면서, 호수바스타틴과 에제치미브 병용군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 3년 시점에서 병용요법군은 각각 75%, 72%로 나타났고, 병용요법군에서 1, 2, 3년 시점에 각각 42%, 45%, 42%로, 단독요법군에서 25%, 29%, 25%로  나타나면서 병용요법이 단독요법보다 LDL-C 감소 효과가 유의미하게 큰 것으로 관찰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투여의 효과는 물론, 안전성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연구 결과, 이상 사례나 스타틴 불내성으로 연구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감량한 환자 비율은 병용요법군 4.8%, 단독요법군은 8.2%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김병극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ASCVD 환자의2차 합병증을 막기 위한 표준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라며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보다 중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가 LDL-C를 효과적으로 떨어뜨리고 부작용도 적어 환자들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인 만큼,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극 교수에 따르면 LDL-C는 수치가 높으면 혈관벽에 지질이 쌓여 심장질환 발생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초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70mg/dL 미만으로 관리할 것을 권장되고 있다.

유럽심장학회 등 해외에서는 심혈관질환 재발을 막기 위해 ASCVD 환자의 LDL-C 목표 수치를 55mg/dL 미만으로 권고하면서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고 있눈 추세다. 

특히, 심혈관질환자들에서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막기 위해 LDL-C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 간에서 LDL-C 합성을 저해하는 스타틴 약물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고용량의 스타틴을 투여해도 LDL-C가 조절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으로 고용량 스타틴 유지가 힘든 경우도 있어 실제 임상 적용에서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라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의 총책임을 맡은 교신저자인 장양수 교수는 "ASCVD 환자의 LDL-C를 낮추기 위해 처방하던 고용량 스타틴 요법은 근육통, 간 손상, 당뇨 등 부작용으로 약물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라지만 로수젯과 같은 중당고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는 우수한 약물순응도를 기반으로 LDL-C 조절이 필요한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명기 교수는 "고용량 스타틴 단일제를 오랜 기간 환자에게 투여할 때 여러 부작용 발생 가능성으로 의료진은 장기 처방에, 환자는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더욱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RACING 연구 후원사인 한미약품은 이번 연구를 기점으로 로수젯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확고히 마련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미약품의 대표 복합신약으로 자리매김한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패밀리'를 잇는 한미의 또 다른 핵심 전략 품목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날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이사는 "이 연구가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 란셋에 등재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른다"라며 "3,000여 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5년간 진행된 의미있는 연구를 한미약품이 후원했다는 사실이 무척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우종수 대표는 "이 연구는 한국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이상 지질혈증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의미있는 연구라고 생각된다"라며 "로수젯은 또 한 번의 도약과 혁신을 맞이할 수 있는 큰 동력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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