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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인·싸] 치료재료 상한액 한시적 인상이 절실한 이유이상수(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보험위원장·메드트로닉코리아 대표이사)

[라포르시안] 지난 3년간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병 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은 발 빠른 위기대처 능력, 진일보한 기술 향상,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 확보 등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전통적 강세를 보였던 초음파진단기·레이저 의료장비·치과용 임플란트를 넘어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키트와 개인용 보호구·피부미용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괄목할만한 성장과 지속적인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전염병 발생 기간 우리나라의 슬기로운 위기 극복에 있어 의료계의 헌신과 탁월함, 정부의 민첩한 조치와 더불어 의료기기산업의 역할 또한 작지 않았다. 의료기기산업의 한 축인 체외진단의료기기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활약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 의료기기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국내 의료기기산업 역량을 인식한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의 한 분야로 의료기기산업 육성과 발전을 위한 전략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다소간의 긍정적 신호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처한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전염병이 촉발시킨 복잡하고 해결 또한 어려운 다양한 대내외 변수 때문이다. 이를테면 국제 원자재·소재·반도체 가격 및 유가 급등과 각국 정부의 양적 완화 정책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의료기기업체들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붕괴, 노동임금 증가,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의 공장을 불리는 중국의 주요도시 봉쇄, 환율 및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부정적 요인들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의료기기산업의 해외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전체 시장에서 수입 의료기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67%에 달하며 이로 인해 대외변수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붕괴 그리고 대퇴직시대(Great Resignation)으로 촉발된 생산·서비스 및 물류 인력 감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원활한 제품 생산과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의료기기 생산에 필수적인 합성수지·반도체·금속 제품 등 생산 소재 비용 급등과 함께 의료기기 원가와 가격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내 제조 기업은 반도체를 비롯한 소재 구매를 위해 현금과 웃돈의 추가적 비용을 지불해도 공급지연으로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전 세계적으로 원활하지 않은 제품 공급으로 인해 진료와 수술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의료기기기업들은 제품 공급에 있어 국가별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은 시장 규모와 매력적이지 않은 가격 구조로 제품 공급 우선순위에서 뒤처지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율은 대략 1% 내외로 추산된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의료기기(치료재료)의 판매가격 상한액이 정해져 있고 통상적으로 해외 유수의 국가 대비 가격 수준도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지불보상 제도를 가진 국가에서는 작금의 불가항력적인 비용 인상요인을 반영해 의료기기 가격을 높여서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복합적인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 모두가 원활한 제품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사실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을 비롯한 의료기기단체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의료기기 공급 문제 어려움과 해결책을 호소하고자 올해 4월 주무 부서인 보건복지부에 건의서를 제출한데 이어 5월에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현재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지원책으로써 치료재료 보험상한금액 한시적 인상과 물가연동에 따른 가격인상 및 조정기전 등을 요청한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판매가격은 물가 상승에 따른 조정기전이 없어 타 산업 대비 훨씬 강력한 가격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용되는 의료기기는 다른 일반 소비재보다 안정적인 보상체계가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격탄력성이 없고 수익 구조 또한 취약하다. 반면 의사와 의료기관의 수가(보험금액)는 매년 상대가치점수 환산지수를 갱신 계약을 통해 지속적으로 오르는 등 비용 상승 요인이 반영되고 있다.

현행 의료기기 판매가격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근간으로 가격 결정구조가 마련됐다. 해당 법률 제19조(물가변동 등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항목에 따르면, 물가변동 및 그 밖의 변경 요인에 따라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도 ‘납품단가 연동제’ 필요성에 대해 강하게 피력한 바 있다.

국민 건강과 생명과 직결된 제품을 공급하는 의료기기업체들은 보건의료산업 주요 이해당사자로서 그 어느 때보다 주어진 책무에 대한 사명과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주어진 책무라 함은 결국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꼭 필요한 의료기기의 안정적인 공급일 것이다. 하지만 책무 달성 자체가 위협받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다. 의료기기업계가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한시적이나마 의료기기 보험가격을 비용 상승구조에 연동시키는 현실적인 조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때다.

라포르시안  webmaster@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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