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섭(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 모습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 모습

[라포르시안]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 블로그에는 18개의 방문자 리뷰가 달려있다. 개원한 지 2개월도 안 되다보니 아직은 진료 받은 환자가 많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18개에 불과한 방문자 리뷰에는 환자들이 김민섭 원장에게 전하는 고마움이 느껴진다.

리뷰 내용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공통된 키워드는 ‘이해·공감·위안’ 세 가지. 감정적 고통과 괴로움이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과 환경 때문에 비롯됐다는 ‘타당화’와 다른 사람들도 본인과 같은 환경이라면 똑같은 상황을 겪었을 것이라는 ‘정상화’ 과정을 통해 환자가 느끼는 죄책감을 해소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정신건강의학과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방증이다.

김민섭 원장은 가톨릭대의대·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졸업 후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로 근무하다 지난 6월 13일 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개원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침체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개원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의사는 진료·연구·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반되는 페이퍼 작업이 많다보니 소진되는 기분이 들었다. 환자에게 필요한 도움을 모두 줄 수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진료에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개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원한 지 얼마 안 돼 환자가 많지 않지만 오히려 진료에 집중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는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그 마음을 들여다보며 이해와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또한 의사에게 부여된 덕목”이라고 부연했다.

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예약제로 환자를 진료한다. 환자 진료시간을 배분하고 대기시간을 줄여 효율적으로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한명 한명의 진료에 더 집중하기 위한 김민섭 원장의 철학 때문이다.

김 원장은 “환자 한 명당 진료시간은 20~30분이며 만약 환자가 원할 경우 40~50분의 진료가 이뤄진다. 의원 입장에서 40~50분 진료는 손해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정신건강의학과 수가가 낮고 나 또한 개원 과정에서의 대출금과 임대료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손해를 보더라도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의사로서 감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선배 개원의들도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국민들의 정신건강 향상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나중에 환자가 많아지더라도 지금의 예약제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섭 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김민섭 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김민섭 원장이 강조한 또 다른 진료 철학은 환자 입장에서의 적절한 약물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신과 영역에서 상담을 통한 본질적인 환자 진료·치료의 중요성이 간과된 채 약 처방에 치중하고 약물치료에 대한 높아진 의존성이 오히려 환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약 처방을 받은 환자는 본인 상태가 객관적으로 ‘나쁘다’라고 판단해 자책하게 된다. 환자 입장에서 의사의 약 처방은 ‘나쁜, 잘못된, 마음이 고장 난 사람’이라는 판사의 판결인 셈”이라며 “환자가 약과 싸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의사는 환자가 우울감 등 현재의 괴로운 상태에 어떻게 도달했는지 히스토리를 추적하고 면밀히 검토한 후 충분한 상담을 통한 ‘타당화·정상화’로 환자 스스로의 죄책감이나 부적절함을 근본적으로 교정하는 것이 선행돼야하며, 이와 병행해 적절한 약물치료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EMR로 데이터 유출·보안 걱정 덜어”

김민섭 원장은 개원 준비과정에서 고민거리 중 하나가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EMR)이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데이터 저장·관리·보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시절 4년간 뇌공학을 연구했다. MRI 데이터는 용량이 매우 큰데, 주로 피험자로 참여한 카이스트 학생들의 개인정보라 클라우드(Cloud)에는 올리지 못하고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증설해 저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한 번은 300명 분량의 MRI 데이터가 손실돼 업체에 의뢰해 복구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때 경험을 통해 컴퓨터 HDD·SDD 서버를 아무런 방화벽이나 보안시스템 없이 랜섬웨어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개원을 앞두고는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 특화된 EMR를 찾는데 공을 들였다.

그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환자를 다양한 상황에 따라 최대 공약수를 수집·분류하고 그에 따른 일괄된 치료나 약을 처방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별 과거 기억과 정서 경험이 다르고, 현재의 고통과 괴로움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오롯이 진료에 집중해 각각의 치료법을 제시해야하기 때문에 멘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실 전자차트 서버 다운으로 진료 후 청구를 위해 수기로 의무기록을 작성하거나 혹여 모를 데이터 유출·보안 걱정 때문에 환자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진료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기존 구축형 보다는 클라우드 방식 EMR을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침 라포르시안 기사에서 클라우드 EMR ‘트루닥 멘탈’을 접하게 되면서 원장 불찰로 인해 환자 데이터가 사라지거나 보안 문제 걱정 없이 진료에만 신경 쓰면 된다고 판단해 해당 제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민섭 원장이 클라우드 EMR '트루닥 멘탈'에 탑재된 척도 검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섭 원장이 클라우드 EMR '트루닥 멘탈'에 탑재된 척도 검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트루닥 멘탈은 에이치디정션이 지난 3월 출시한 클라우드 EMR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 특화된 솔루션인 만큼 진료 현장에서 요구도가 높지만 EMR 내 구현이 어려웠던 각종 ‘척도 검사’를 제공한다.

트루닥 멘탈은 약 30개에 달하는 척도검사 폼을 제공하며, 태블릿으로 실시한 검사결과가 실시간 EMR로 연동돼 판정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종이 검사지 관리가 불필요해 진료 및 업무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김민섭 원장은 “트루닥 멘탈에 등록된 척도 검사 폼을 통해 검사결과를 실시간 확인하는 것은 물론 환자 상태를 연속적으로 팔로업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편하고 별도의 PDF로 저장·출력이 가능해 보관이 용이하며 종이 사용이 필요 없는 장점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업데이트된 ‘원내약 재고관리’ 기능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원내 관리 중인 의약품 구입 및 출고현황을 기록하는 해당 기능은 타 의원과 달리 의약분업 예외 적용으로 원내처방이 가능해 재고관리가 필수적인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서 활용도가 높다.

김 원장은 “환자가 많거나 원장 혼자서 의약품을 관리해야하는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재고관리가 쉽지 않다”며 “원내약 재고관리 기능은 현 재고현황을 자동으로 알려주고 추천 주문량도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트루닥 멘탈은 더불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과의 연계를 통해 마약·향정신성의약품 자동입출고 처리가 가능하다.

그는 2개월 남짓 클라우드 EMR 트루닥 멘탈을 사용하면서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물론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UI)상 마우스 드래그 앤 드롭(Drag & Drop) 기반으로 단축키가 부족하고 시계열 데이터 나열에 따른 일부 불편함이 있지만 클라우드 EMR 운영 안정성이 높아 당초 기대했던 환자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김민섭 시청역성모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개원 당시 에이치디정션 엔지니어가 2주간 상주하며 사용법을 알려주고 오류 발생 시 바로 해결해줬으며, 지금도 문제가 발생하면 원격접속 등 빠르게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루닥 멘탈은 사용에 있어 속도나 백업 등 별다른 문제가 없고 업데이트 또한 자동으로 이뤄진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으로 환자 의무기록 등 데이터 유출·보안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EMR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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