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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성장하려면 M&A 활성화 생태계 조성해야'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2' 열려
"지분율 중심 경영권 개념 혁파, 이사회 중심으로 가야"

[라포르시안] 한국 바이오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M&A 확대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 바이오기업 지배구조를 지분율에서 이사회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바이오협회와 리드엑시비션스코리아가 주최하는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2'(BIX2022)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날 컨퍼런스 기조세션에서는 ‘2022 한국 바이오산업 현재와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바이오 산업의 핵심 생태계인 혁신 금융, 혁신 기업 그리고 핵심 정책이라는 세 가지 기조에 맞춰 발표와 논의가 진행됐다.

한국경제신문 안현실 AI경제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이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대표이사,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최윤희 선임연구위원 등이 연자로 나서서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위한 과제를 진단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이사는 “국내 바이오기업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누적 창업 수 약 3,000개를 기록하고 있고, 민관 협력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사례 및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민간(VC)투자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3~5년 후 산업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지놈앤컴퍼니 등 위탁생산(CMO) 분야와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파마 등에서의 치료제 분야도 성장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대표.

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해 바이오기업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황 대표는 “바이오산업 등 미래 주력산업이 될 만한 4차 산업혁명 관련한 주식에 대해 한시적 공매도 제한을 제안하고 싶다”라며 “규제기관이 성장 동반자가 되도록 식약처의 전문인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3,000개에 이르는 국내 바이오 기업 수를 감안할 때 식약처 전문인력 확대를 통해 정밀하고 안정적인 운영 프로세스를 확립 가능토록 하고, 선제적·동반자적 규제과학을 통한 성장 속도 및 부가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 황 대표의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소규모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투자를 통해 조기 기업 생산역량을 지원함으로써 신속한 비임상·임상시험 및 제품 고도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갼도 제시했다. 또 국내 특허의 고부가가치 지원도 개선점으로 꼽았다.

그는 “국내 특허 출원·등록 수는 세계 순위권이지만 실질적 효과가 있는 품질의 특허가 중요하다”며 “어퓨굿맨 전략을 통해 고부가가치 산업의 인력 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국내 핵심 인력 데이터베이스 확보를 통해 정부의 접근성과 네트워킹을 고도화하고 반도체 외에도 바이오, 인공지능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 인력을 양성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M&A 확대를 위한 장기적 세제 지원과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문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국내 바이오기업 M&A가 왜 안 되는지를 생각해보니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한 부분이 큰 것 같다. 그렇다고 상속을 하지 말자고 할 수는 없다”라며 “지분상속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기업이 M&A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장치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아울러 최대주주 지분을 떠나 기업이 이사회 중심으로 돌아가야 M&A도 자율적으로 확대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대표이사는 국내 바이오업계가 지난 30여년 동안 우수한 기초과학 역량이 꾸준히 확보됐고, 아이디어나 초기 단계 데이터에서는 뒤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0년까지는 산업계의 관점이 국산화에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2015년 한미의 연속적인 기술이전을 통해서 관점이 국산화보다는 글로벌로 나가자는데 맞춰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과학과 산업과 자본시장이 단단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도 괄목한 성과로 지목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대표.

이정규 대표는 “과학과 산업은 밀접하지만 자본시장과는 그다지 밀접하지 않은 산업들도 있다”며 “그런데 바이오텍의 경우는 과학과 산업, 자본시장이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고 연결고리가 상당 부분 많이 완료됐다”고 평가했다.

이정규 대표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향후 30년을 위한 과제로 M&A가 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꼽았다.

이 대표는 “바이오기업 수는 너무 많은 반면, 인력 풀은 제한적”이라며 “특히 지분율 중심의 경영권 개념을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오기업의 오너가 평생 연구만 하다가 창업한 이후 회사가 발전하는 것에 맞춰 경영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차라리 이미 잘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쓰는 것이 좋다”라며 “여기에 걸림돌이 되는 게 지분율이다. 투자자도 경영주의 지분률이 낮다면 경영권이 불안하다고 생각해서 투자를 잘 안 한다. 경영권의 개념이 지분율 베이스가 아니고 이사회 중심으로 가는 것이 산업의 경영적인 성장에 바람직하다”고 했다.

"제약바이오기업, 몸집 키우고 '규모의 경제' 실현해야"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최윤희 선임연구위원은 바이오 산업의 양적·질적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기업 수 등 양적으로는 빠르게 성장했고, 생산 경쟁력이나 연평률 성장률도 매우 크지만, 그 총액은 해외의 주요 기업에 비해서 굉장히 작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액은 17조4,000억원으로, 세계 시장의 2.9%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산액은 200조원, 반도체 산업은 150조원이다.

그럼에도 바이오산업이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최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규모의 경제를 구현해야 한다. 생산을 지금보다 5~10배 정도 성장하는 퀀텀점프를 해야 할 시점”이라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키워야 한다. 올해 글로벌 100대 제약기업 안에 한국 기업은 두 곳 뿐인데 유한양행은 92위, 녹십자가 95위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견 제약기업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도 작은 기업인 셈”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이 한국 실물경제의 주력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민간 주도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정부의 R&D 투자 중 바이오 비중이 가장 높지만, IT 분야와 비교하면 민간 투자는 미흡한 상황이다. 바이오 산업에서 R&D-생산이라는 가치사슬 전반의 민간 투자 확대를 촉진해야 한다”라며 “이런 관점에서 메가펀드와 같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질 높은 창업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숙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최윤희 선임연구위원.

그는 “한국 바이오산업 정책 효율성은 세계 주요국 중 중위권에 머물고 있다. 연구개발과 투자 등 공급정책 및 가격·인허가·시장 접근성 개선 등 수요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바이오산업의 종합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범부처 정책 연계·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기술격차 해소 및 효율적 연계를 추구해야 하고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시스템, 인허가·규제 시스템의 선진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바이오산업 규제 개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좌장을 맡은 한국경제신문 안현실 AI경제연구소장의 “역대 정부가 바이오 산업 규제 혁파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정규 대표이사는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규제 개혁이 짧은 시간에 되는 것은 아니다. 규제기관 당사자들이 알아야 할 규제가 있는데, 현재로서는 식약처 업무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들이 스터디를 통해 좋은 규제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없다”라며 “규제 개혁이 아니라 식약처 역량만 강화되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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