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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터뷰] “의료기기 원천기술 확보, ‘특허정보’ 적극 활용해야”신동환(특허청 화학생명기술심사국 의료기술심사과장)
정부대전청사 4동에 위치한 특허청 화학생명기술심사국 의료기술심사과는 의료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기술연구회를 중심으로 의료분야 IP 정책과제 연구, 심사기준 개정 및 출원 동향 분석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특허권은 이미 알려진 선행기술이 아닌 ‘신규성’, 선행기술과 다른 것이라 하더라도 그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생각해 낼 수 없는 ‘진보성’과 함께 ‘산업상 이용가능성’을 충족하는 고도의 발명 또는 기술을 약 20년간 법적으로 보장해주는 권리를 말한다.

독점적 배타적 권리 사용으로 시장에서 상대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특허권은 기업의 성장과 생존에 필수적인 것은 물론 관련 산업에서의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는 예방·건강관리 중심의 보건의료 패러다임 변화와 코로나19 유행 및 4차 산업혁명 융·복합 첨단기술 등장으로 특허 출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특허청이 2013년 신설한 ‘의료기술심사팀’을 2020년 ‘의료기술심사과’로 승격한 것은 해마다 의료기기 특허출원 심사건수가 급증했고 심사에 요구되는 전문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9년 ‘바이오헬스 혁신 전략’ 추진과 2020년 5월 ‘의료기기산업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시행 등 정부 의료기기 지원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신동환 특허청 화학생명기술심사국 의료기술심사과장은 지난 28일 라포르시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국내 의료기기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2%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특허출원도 크게 늘었다”며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의료기기 특허출원은 총 10만706건으로 연평균 7.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 과장은 “연평균 7.8% 증가율은 같은 기간 국내 전체 특허출원 증가율 1.9%와 비교해 4배를 초과한다”며 “의료기기가 타 산업에 비해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특허출원 급증세는 코로나19 유행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특허청이 특실검색시스템(KOMPASS)을 사용해 2012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10년간 국내 출원 특허·실용실안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 1만1409건이었던 의료기기 특허출원 건수는 2021년 1만3718건으로 증가했다.

의료기기 특허출원 연평균 증가율은 2012년~2019년 7.3%였던 반면 2019년~2021년 3년간 9.7%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19년 이후 세부분야별 연평균 증가율은 코로나 관련 ▲마취호흡기기(2019년 51건→2021년 104건·42.8%) ▲의료정보기기(2019년 1219건→2021년 2339건·38.5%) ▲진료보조장치(2019년 563건→2021년 1001건·33.3%)가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신동환 특허청 화학생명기술심사국 의료기술심사과장

신 과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19년 이후 호흡보조기·비대면 진료·소독살균기 관련 출원이 늘어나면서 마취호흡기기·의료정보기기·진료보조장치의 특허출원이 급증했다”며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있고 앞으로도 신종 감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에도 의료기기 특허출원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허청은 의료기기 특허출원 연평균 증가율이 국내 전체 증가율을 4배 이상 상회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선제적 조직개편을 단행해 의료기기업체들이 IP(Intellectual Property·지적재산권) 기반 혁신전략을 수립해 미래 유망기술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과거 특허청 내 흩어져있던 의료기기·기술 관련 심사는 2013년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의료기술심사팀’이 전담하고 있다. 이어 의료기기 특허출원 건수가 급증하자 해당 심사팀 일부 업무 및 인력이 2019년 11월 신설된 ‘융복합기술심사국’ 내 바이오헬스케어심사과·지능형로봇심사과로 이관됐다. 이후 의료기기 중요도가 더욱 커지면서 의료기술심사팀은 2020년 의료기술심사과로 승격됐다.

신 과장은 “의료기술심사과에는 학부·대학원에서 전자공학 기계공학 생체공학 화학공학 의공학 등  관련 분야를 전공한 33명의 심사관이 병원에서 사용되는 의료기기 특허·실용신안 심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의료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기술연구회를 중심으로 의료분야 IP 정책과제 연구와 심사기준 개정 및 출원 동향 분석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오헬스케어심사과는 헬스케어 관련 의료 진단기술, 암 바이오마커, 줄기세포, 유전공학, 생체측정 및 평가 장치, 면역세포, 바이오칩, 분자진단분야를, 지능형로봇심사과는 의료용 수술·재활로봇 등 특허·실용신안을 심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민아름 의료기술심사과 심사관은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특허 심사업무의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특허청 의료기술심사과 신동환 과장·민아름 심사관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심사부 출신인 민 심사관은 “의료기기 분야가 방대하고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신규성·진보성을 판단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기술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 문헌을 검색하는 등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며 “가장 큰 어려움은 의료기기 특허출원 연평균 증가율에서 알 수 있듯이 심사건수 자체가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환 과장은 “특허 심사업무는 오랜 경험과 풍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기기는 융·복합 기술이 접목되다보니 한 명이 심사관이 다 소화할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허청은 심사관 전부에 대한 전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다른 과 심사관과 협업하는 ‘협의심사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협의심사 건수도 증가세에 있다”고 전했다. 

특허청 의료기술심사과는 특허 빅데이터 분석으로 의료기기산업 유망분야 발굴은 물론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의 연구개발 방향 설정과 고품질 특허창출 지원을 위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의료기기 지식재산(IP)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 교육과정에 ‘특허기반 연구개발(IP-R&D) 전략’ 과목을 신설하고 의료기기업체 특허 창출·활용 활성화를 위해 협회 행사 시 특허상담부스를 마련한데 이어 지난해부터 의료기기 특허청장 표창도 시상하고 있다.

신 과장은 의료기기업체의 특허출원 시 유의사항과 함께 IP 기반 원천기술 확보와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의료기기는 의료효과를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특허출원에서도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출원명세서에 기재돼야 한다”며 “다만 기술상식상 그런 자료가 없더라도 그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정도라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가령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코로나19 진단기기’로 특허출원했다면 최소한 그 출원발명을 사용했을 때 어느 정도의 정확도로 코로나가 진단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교실험 데이터가 기재돼 있어야한다. 반면 그렇지 않으면 실험도 하지 않은 채 출원한 미완성 발명이라 판단해 특허출원이 거절된다는 점을 유의해야한다.

특허청 의료기술심사과는 학부·대학원에서 전자공학 기계공학 생체공학 화학공학 의공학 등 관련 분야를 전공한 33명의 심사관이 병원에서 사용되는 의료기기 특허·실용신안 심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 과장은 덧붙여 “의료기기업체들이 제품 연구개발에 앞서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KIPRIS)를 검색해 선행기술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연구개발 중복 방지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착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업체가 정부의 다양한 지식재산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안도 당부했다.

개인 및 예비창업자의 우수 아이디어가 사업 아이템으로 구체화되고 창업까지 연계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하는 ‘IP 디딤돌 프로그램’, 창업기업이 창업 초기부터 IP 문제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시장 진입 및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기업의 지식재단 경영체계 고도화를 지원하는 ‘IP 나래 프로그램’이 특허청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수출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의 유망 중소기업이 지식재산 기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 권리화 등 지식재산 서비스를 3년간 지원하는 ‘글로벌 IP 스타기업 육성’과 중소기업 경영 현장에서의 시급한 지식재산 애로사항을 전국에 설치·운영 중인 지역지식재산센터를 통해 수시 상담·발굴해 애로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 IP 바로지원’과 같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신동환 과장은 “상급종합병원들이 국산 의료기기보다 다국적기업 제품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의료기기업체도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특허정보를 분석하면 경쟁사의 관심기술을 알 수 있고 글로벌 유망기술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연구개발 방향 설정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의료기기업체가 특허출원에만 집중하기보다는 해당 분야 특허정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정희석 기자  leehan28@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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