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을 움직일 때마다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다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해야 한다. 정확한 명칭은 ‘외상과염’으로 테니스 경기시 백핸드 스트록 자세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는 스포츠가 아닌 일상생활이나 업무로 인해 손목과 손을 자주 사용하는 직장인, 가사 노동을 하는 중년 여성 등 누구나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최근 테니스에 입문하는 MZ세대가 꾸준히 증가해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테니스 엘보(외상과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수는 2010년 467,324명에서 2021년 662,850명으로 10여 년간 약 41.8%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은 2021년 기준 남성 2.4%, 여성 97.6%로 여성이 압도적인 발생 비율을 보였으며 40,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한 것으로 보고됐다.

테니스 엘보는 팔꿈치에 붙는 힘줄(신전건)에 반복적인 힘이 가해지면 그 부위에 염증과 미세한 파열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아프기는 팔꿈치가 아프지만 원인은 손목과 손가락을 펴는 근육에 있다. 이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근육이 시작하는 힘줄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한다. 이 힘줄이 윗팔뼈에 붙는 부위가 팔꿈치의 외상과여서 팔꿈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심한 경우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끼지만 대부분 특정 동작에서 통증을 느낀다. 

예손병원 수부센터 이준하 원장은 “테니스 엘보는 점차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아 명확한 발병 시기를 알기는 어렵다. 물론 갑자기 느끼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반복된 동작을 하면서 해당 부위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통증이 점차 증가한다. 증상적 특징으로는 물건을 잡아 올리거나 손목을 손등 쪽 방향으로 젖히는 등의 동작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가벼운 근육통으로 여겨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을 하는 등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테니스 엘보는 흔히 발병하지만 치료가 쉽지 않고 오래 걸리며 재발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팔꿈치 통증을 수차례 느꼈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치 할 경우 만성으로 이어져 세면을 하거나 숟가락을 드는 등 가벼운 일상생활도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치료는 우선적으로 보존적 치료, 즉 충분한 휴식과 약물, 스트레칭, 보조기 착용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수개월 증상이 지속되며 호전되지 않는 경우 보존적 치료로는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외상과 부위에 체외 충격파(ESWT)요법이나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RP) 주사를 시행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되고 MRI 등에서 염증 조직이 많이 증식된 것이 명확히 보일 경우에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단, 수술 이후에도 휴식과 생활습관 교정이 잘 되어야만 치료 효과가 있으므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며, 환자 스스로가 질환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테니스 엘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팔에 반복적인 스트레스를 주는 활동을 줄여야 한다. 만약 팔을 자주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반대쪽 팔을 쓰거나 도구 등을 사용해 반복 작업의 강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 주부라면 빨래나 청소, 설거지 등은 기구를 사용하는 등 손목 사용을 줄이며, 컴퓨터 활용도가 잦은 사무직 직장인들은 손목에 무리가 가는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해 팔꿈치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한편, 시술이나 수술을 받기 전 전문의에게 구체적인 치료 효과, 발생 가능한 합병증, 다른 치료방법 등에 대해 충분한 상담을 하고 신뢰할 만한 병원인지 충분히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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