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M&A 비용 급감..."국내외 투자 환경 '바이오 혹한기'"

[라포르시안] “글로벌 제약사의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들은 수없이 많은 바이오 스타트업들로부터 구애를 받는다.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스마트한 전략적 메시지를 준비해야 한다.”

씨앤알헬스케어글로벌 김영미 총괄매니저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난 1일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개최한 ‘바이오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글로벌 제약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K-바이오 스타트업의 전략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영미 총괄매니저는 현재 K-바이오 스타트업이 처한 국내외 투자 환경을 ‘바이오 혹한기’라고 표현했다.

그에 따르면 대다수 신약 개발 K-바이오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모델로 글로벌 제약사 및 스타트업 대상의 라이센스 아웃을 꼽고 있으며, 바이오 벤처를 상장하기 위해선 라이센스 아웃을 통한 매출 달성이 필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네트워킹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제약·바비오 섹터의 투자 심리가 침체되고 있고, 대형 글로벌 제약사의 지난해 M&A 비용은 전년 대비 61%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K-바이오 스타트업이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지의 바이오 스타트업의 BD(Business Developmen. 해외사업개발) 담당자들에게 구애를 받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 오픈 이노베이션 담당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글로벌 제약사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들은 바이오USA, 바이오유럽, 바이오 재팬 등 전시회와 온라인 컨택에서 오는 과중한 정보에 노출돼 있고, 본사에 본인이 선별한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핫한 분야의 최고 기술 확보를 위해 다른 회사의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들과 경쟁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씨앤알헬스케어글로벌 김영미 총괄매니저.
씨앤알헬스케어글로벌 김영미 총괄매니저.

김영미 매니저는 바이오 스타트업이 글로벌 제약사에 자신을 소개할 때는 ‘유니크한 전략’이 필요하고, 그 첫 단계로 ‘스마트한 소개자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매니저는 “나에게 소개자료를 주면서 글로벌 제약사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와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부탁을 많이 받는 편인데 공통점은 소개 자료의 분량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100장짜리를 제가 받아본 적도 있다”며 “첫 소개 자료는 비밀정보가 아닌 내용으로 15 페이지 이내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파이프라인보다는 플랫폼 기술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자료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의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수준으로 설명해야 한다”라며 “첫 만남에서는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색을 다 보여주려고 하지 말고 인상적인 한가지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에티켓도 성공적 글로벌 진출을 위한 요소로 꼽았다.

김영미 매니저는 “K바이오 스타트업의 미팅 스타일을 살펴보면 대표를 중심으로 최소 6명 정도나 나와서 미팅룸이 꽉 차는 경우가 많다”라며 “첫 미팅에는 임상 논의가 아니면 임상 연구 책임자들까지 다 나갈 필요가 없다. 필요한 인원만 참석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무엇보다 CEO(최고경영자), CBO(최고 브랜드 경영자) 등 C레벨의 영어소통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라며 “말이 잘 통하지 않으면 허들이 높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C레벨의 소통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여유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외국은 메일을 보내도 일주일 정도 답장이 없을 수 있다”라며 “이를 감정적으로 해석하거나 메일을 못 받았는지 싶어서 중복해서 보내는 식의 성급한 커뮤니케이션은 자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진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영 전략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김 매니저는 “바이오 스타트업은 기술 경쟁력도 자신있고,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의 강점도 있는데 어떻게 글로벌을 공략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글로벌 진출 컨설팅 전문기관들은 글로벌 제약사가 찾고 있는 무엇을 찾고 있는지, 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컨택 우선 순위도 정할 수 있고, 스타트업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 제약사 오픈이노베이션 담당자와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