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진화하는 진단검사의학' 세미나 열려
"폐쇄적 방역보단 전체 인구 대상 정기적 진단검사가 더 효과적”

[라포르시안] “팬데믹을 방어하는데 있어 반복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완전한 폐쇄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것보다 전체 인구 수준에서 잠금 없이 정기적인 진단검사를 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효과적이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방역 체계에서 인원, 거리,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진단검사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GC녹십자의료재단(이사장 이은희)은 지난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임상화학회 국제학술대회(IFCC SEOUL 2022)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진화하는 진단검사의학’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클린턴재단 Lelio Barton 전 CEO와 국제의약품구매기구 Lelio 전 Executive Directo를 비롯해 서울대 권성훈 교수(퀸타매트릭스 대표), 강북삼성병원 진단검사의학과장 겸 성균관의대 박효순 교수, GC녹십자의료재단 이은희 이사장, GC녹십자의료재단 고운영 감염병센터장이 연자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팬데믹 이후 진단검사 진화 전망 ▲향후 진단검사 수요 전망 ▲국가적 진단검사 시스템 강화를 위한 정부와 민간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효순 교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체외 진단 시장이 지난 2019년 137억 달러에서 오는 2027년에는 20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20년 전,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고 많은 체외 진단 의료 기기 (In-vitro Diagnostics, 이하 IVD) 회사들은 아시아 시장을 일본과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분류했었다”며 “그리고 일본 시장은 성숙한 시장과 고령화로 인해 침체된 반면 베트남과 같은 몇몇 나라는 아직 젊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래된 나라들은 (젊은 나라에 비해)더 높은 비율로 암과 생활습관병을 갖게 될 것”이라며 “성숙한 국가의 실험실 또는 의료서비스는 센트럴랩(Central Lab)에, 저개발 국가는 POC(Point of care)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미국의 세페이드사와 프랑스의 바이오 메리윽스사의 분자 POC의 비용은 들지만,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종식까지 3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며 관련 검사 역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그때까지 코로나 검사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영리한 사람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이 결합된 테스트 키트 등 신개념 진단검사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권성훈 교수(퀸타매트릭스 대표)는 IVD(체외진단기기) 시장이 지금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 교수는 “지난해 체외진단 시장 규모는 252억 달러로, 지난 20년간 4배 이상 성장했다”라며 “노령 인구층의 증가와 이에 따른 만성 질환 및 감염병의 증가, 자동화 및 POC 컨셉의 기기 적용, R&D 투자의 증가 등이 주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체외 진단시장은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의 영향으로 더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5%의 글로벌 시장 확대가 있었으며, 오는 2028년까지 약 6% 대의 성장세를 예측한다"며 "이는 팬데믹 이전의 연평균 성장 대비 두배 이상 높은 것”이라고 했다. 

권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폐쇄적 방역’보다 전체 인구에서 제한없이 정기 검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권 교수는 “다음 대유행을 위한 사회 방어 체계와 관련해 대유행에는 실제로 사용되지 않았던 인구 수준 테스트 체계를 언급하고 싶다”라며 “반복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완전한 폐쇄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것보다 전체 인구 수준에서 잠금 없이 정기적인 테스트를 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체 수집 혁신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만약 생물학적 샘플을 의료전문가의 도움 없이 추출할 수 있다면 이는 전체 인구 수준에서 테스트를 가능하게 하며, 맞춤의료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GC녹십자의료재단 고운영 감염병센터장은 미래의 팬데믹 대응을 위해 항생제 내성에 대한 검사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고운영 센터장은 “공중보건 관점에서 다른 종류의 팬데믹, 특별히 항생제 내성(AMR)과 같은 것에 혁신적이고 감당할 수 있는 검사가 필요하다”며 “AMR은 공중 보건의 탑10에 드는 위협으로, 연간 약 70만명이 관련해 사망한다. 예측에 따르면 연간 1,000만명까지 사망의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의 진단은 최적의 약물치료 및 새로운 치료법의 보호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 검사 부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고 센터장은 “정부와 민간부문이 (미래의 대유행에 대비해)국가 시스템을 강화에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한국의 뛰어난 코로나 초기대응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탐지 및 경로추적을 통해 질병관리청은 학계, 검사의학회, 상업 검사실 등과 협업하며 검사를 대폭 늘렸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의 대유행을 준비하기 위해 정부는 대학, IVD 제조 및 독립 연구소를 포함한 민간 부문의 연구 및 개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며 “특히, 유전자 염기서열화 능력을 높이고, 진단 및 혁신적인 진단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있어 혁신적인 제조 기술 연구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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